[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SK하이닉스가 20나노급 D램을 양산한다. 계획대로 실행된다면 지난해 38나노 D램 양산 과정에서 삼성전자와 벌어졌던 원가 격차를 크게 좁힐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SK하이닉스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회사는 이달부터 29나노 D램을 본격 양산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 연말까지 전체 D램 생산량 가운데 30% 이상을 29나노 제품으로 채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목표를 달성할 경우 1위 업체인 삼성전자와의 기술 격차는 6개월 이내로 좁혀지게 된다. 삼성전자는 작년 하반기부터 28나노 D램의 양산을 시작했지만, 연말까지 비중이 40%를 넘지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28나노 D램의 초기 수율이 매우 좋아 램프업(생산량 확대)이 순조로울 것으로 보인다”며 “목표대로 갈 경우 원가절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제조 공정을 한 세대 더 미세하게 바꾸면 웨이퍼 한 장에서 뽑아내는 칩의 양이 늘어나 제조 원가를 30~40% 줄일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38나노 D램 공정에선 회로 선폭을 줄이면서도 6F스퀘어 기술을 동시에 도입해 미세 공정 전환에 애를 먹었지만, 29나노는 38나노와 동일한 기술과 플랫폼을 사용하는 만큼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6F스퀘어는 셀의 크기가 기존 8F스퀘어 대비 25% 작다. 이론적으로는 트랜지스터 집적도가 25% 높아져 추가적인 원가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증권업자들은 SK하이닉스가 PC용 D램의 가격 하락으로 3분기 수백억원대의 손실을 내며 재차 적자 전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4분기에는 이 같은 원가 절감 효과로 1000억원대 이상의 이익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