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펜이 만든 5인치 스마트폰 돌풍, 라이프스타일도 바꿨다
- [ICT 격동의 시대, 삼성전자만 승승장구하는 까닭은?③]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드라마 속 간접광고(PPL)는 그 시기 가장 핫한 제품을 볼 수 있는 창이다. 휴대폰도 마찬가지다.
TV드라마 ‘신사의 품격’에서 여자주인공 김하늘은 거리낌 없이 귀에 대고 휴대폰 통화를 한다. 김하늘이 사용하는 전화기는 LG전자 ‘옵티머스뷰’. 5인치 스마트폰 중 가장 크기가 크다. 휴대폰이 너무 크다는 비판보다는 얼굴이 작아 보인다며 긍정적 효과를 거두고 있다. 연초만 해도 상황이 달랐다. 당시 인기를 끌었던 TV드라마 ‘브레인’에는 삼성전자 ‘갤럭시노트’가 등장했다. 남자주인공 신하균을 비롯 대부분의 사람들이 통화를 할 때 전화기를 드는 법이 독특했다. 마이크만 입으로 가져갔다. 신제품을 알리고 싶지만 휴대폰이 커 보일까봐 취한 고육책이었다.
불과 6개월 만에 사람들 인식이 180도 변했다. 갤럭시노트가 불러온 변화다. 사람들 생활 습관까지 바꿨다. 이제 휴대폰은 바지 주머니나 가방 속에만 있는 제품이 아니다. 손에 들고 다니며 개성을 표현하는 아이템이 됐다. 갤럭시노트는 국내 스마트폰 판매 역사를 다시 썼다. 갤럭시노트는 상반기까지 국내에만 300만대가 넘게 팔렸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 LTE 이용자는 709만명. LTE 가입자 42%가 갤럭시노트를 산 셈이다.
갤럭시노트 성공비결은 간단한데 있다. 저화질보다는 고화질이 작은 화면보다는 큰 화면이 사람 눈에는 보기 좋다. 일반화질(SD)TV가 고화질(HD)TV로 바뀌었을 때 그 충격은 TV시장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다. HD를 한 번 본 사람은 SD로 돌아가지 못했다. 큰 화면도 마찬가지다. 어느새 TV는 40인치 이상이 주류가 됐다. 모바일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모바일 기기는 들고 다니기 편해야 한다.
이 때문에 5인치 스마트폰은 안 된다는 것은 업계 통설이었다. 델이 내놓았던 5인치폰 ‘스트릭’이 혹평 속에 사라진 것이 그 예다. 삼성전자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S펜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S펜은 이용 화면에 직접 글과 그림을 작성할 수 있는 도구다. 스마트폰 등장 이전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다녔던 다이어리의 감성을 녹였다. 5.3인치임에도 불구 크기와 무게를 줄였다. 초반에만 거부감을 줄이면 화면이 주는 가치를 전달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 정보기술 및 모바일(IM)담당 신종균 사장은 지난 2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12’에서 노트 제품군의 미래에 대해 “삼성만의 새로운 카테고리 제품인 노트를 통해 사용자 감성 경험을 확대할 것”이라며 “S펜이 있는 제품이 노트다. 앞으로도 새로운 제품을 더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성공에 대한 의구심에는 “전자펜은 단호하게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전자펜을 응용한 새로운 기능을 개발해서 전달할 것이다. 펜 인식과 관련 정교한 기술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정말 연필로 쓰듯 아날로그 감성을 느낄 수 있도록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과는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모습이다. 삼성전자가 성공 케이스를 보여주자 경쟁사도 뛰어들었다. LG전자는 옵티머스뷰로 팬택은 ‘베가S5’로 5인치 시장을 공략했다. 하반기 추가 제품도 등장한다. 5인치대 스마트폰은 틈새시장이 아닌 주류 제품으로 자리를 잡았다. 같은 크기 화면을 고수하던 애플도 올 신제품은 화면을 키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의 성공 DNA를 태블릿PC에도 이식했다. 태블릿 기반 S펜 기기 ‘갤럭시노트10.1’이 국내를 시작으로 전 세계 시장에 순차 출시된다. 갤럭시노트도 후속작을 오는 29일 독일서 공개할 예정이다. 태블릿도 펜이 주류가 될 수 있을지 갤럭시노트 차기작이 전작의 성과를 이어갈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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