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삼성전자(무선사업부) 스마트폰에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가 탑재되면 양사에게 서로 좋은 일이 아니겠나”
권오철 SK하이닉스 사장은 26일 오후 여의도 우리투자증권 빌딩에서 열린 2012년 2분기 실적발표 IR 현장에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대로도 영업을 해야 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질문을 한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분해해보니 샌디스크의 eMMC가 탑재돼 있었다”며 “SK하이닉스가 애플에 주는(가격)대로 영업을 하면 삼성이 받지 않을 이유도 없을 것 같다”고도 말했다.
권 사장은 “SK하이닉스는 경쟁력 높은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며 “삼성전자(무선사업부)가 자사 제품을 우선적으로 쓰는 것은 당연하지만 어느 정도 비중은 아웃소싱을 하는 것이 공급망관리(SCM) 측면에서 유연성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권 사장은 “그쪽(삼성)에서도 충분히 고려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자사 스마트폰에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를 사용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업계에선 SK텔레콤과의 우호 관계 증진, 부품 수급처 다변화를 위해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를 사용할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놨었다. 삼성전자는 이미 수량 기준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 자리를 꿰차고 있는 만큼 SK하이닉스가 제품 공급을 성사시킨다면 애플 의존도를 상당 부분 낮출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현장에서 나왔다.
권 사장은 “삼성전자와 애플은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60%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나머지 40%의 고객도 있다”며 “SK하이닉스는 이들 고객에게도 경쟁력 있는 제품을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공급해 성장세를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30나노대 D램의 수율 문제로 작년 하반기부터 연초까지 어려움을 겪었다”며 “30나노대 D램이 제대로 됐으면 작년 하반기 적자도 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30나노대 D램의 비중이 70%까지 올라왔고 모바일 D램 등 스페셜티 제품도 30나노급 제품의 개발을 마치고 하반기 본격적으로 시장에 공급하게 된다”며 “20나노급에선 경쟁사보다 빨리 기술 진전을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 시스템 반도체 영역으로 사업 확장을 해야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메모리 반도체는 아직도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당분간 이쪽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