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LG전자 휴대폰 사업이 판매량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칠 위기다. 전체 휴대폰은 물론 스마트폰, 롱텀에볼루션(LTE)폰까지 상반기 동안 판매한 수량이 연간 목표의 30%대 밖에 채우지 못했다. 상반기 장사의 결과는 237억원 손해다. 휴대폰 시장은 하반기가 상반기보다 커지는 업종이지만 LG전자가 최근 내림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판매 목표 달성도 수익성 확보도 불투명하다.
25일 LG전자는 2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휴대폰 사업은 2분기 만에 적자 전환했다. 판매량은 4분기째 감소했다. 매출액도 2분기째 줄어들었다.
상반기 LG전자의 휴대폰 매출액과 영업손실은 각각 4조7384억원과 237억원이다.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4521억원과 352억원이다. 2분기 매출액과 영업손실은 각각 2조2863억원과 589억원이다.
회사측은 “LTE폰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매출 비중 확대로 수익 구조는 개선됐으나 마케팅비 투입 등 미래 투자로 인해 전기대비 손익은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연결기준 LG전자의 2분기 판매관리비는 2조7781억원이다. 1분기 2조5511억원에 비해 2270억원 증가했다. LG전자의 설명대로라면 판매관리비 증가분 대부분이 휴대폰 마케팅에 쓰였어야 한다.
LG전자 휴대폰의 문제는 마케팅비 증가가 판매량 증가로 이어지지 않은 점이다. LG전자는 2분기 전체 휴대폰 1310만대를 공급했다. 이중 스마트폰은 580만대다. 스마트폰 중 LTE폰은 165만대다. 1분기에는 전체 휴대폰 1370만대를 공급했다. 이중 스마트폰은 490만대다. 스마트폰 중 LTE폰은 116만대다. 일반폰은 줄고 스마트폰 그중에서도 LTE가 늘었다. 일반적으로 휴대폰 평균판매가(ASP)는 일반폰보다 스마트폰이 높다. 스마트폰 중에서는 LTE가 높다.
LG전자가 집행한 마케팅비가 효과를 거뒀다면 수익은 악화됐어도 매출은 늘었어야 한다. 상황은 반대다. 경쟁사에 비해 고가 스마트폰과 LTE폰 비중이 적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마케팅비의 실제 사용이 브랜드나 제품 홍보보다는 보조금 등 판매촉진비로 활용됐을 가능성이 높다. 또는 일반폰 평균판매단가(ASP) 하락이 스마트폰과 LTE폰 사업을 받쳐주지 못할 정도로 빠르다고 볼 수도 있다. 어떤 방향이든 시간이 필요한 LG전자로서는 악재다.
휴대폰 시장은 상반기보다 하반기가 좋다. 그러나 그만큼 경쟁이 심화돼 마케팅비도 커진다. 지금 상황에서 LG전자가 판매량을 늘리려면 더 많은 마케팅비를 써야한다. 수익성은 악화된다. 수익성을 지키려면 마케팅비를 아껴야한다. 판매량은 떨어진다. 시장은 삼성전자와 애플 중심으로 굳어지는 추세다. 국내 상황만 봐도 마케팅비는 점유율 확대보다는 현 상태 유지에 대부분이 소모된다. 마케팅비가 판매증가로 이어지는 공식도 흐려졌다.
LG전자의 올해 휴대폰 판매목표는 8000만대다. 스마트폰 3500만대 LTE폰 800만대다. 현재까지 휴대폰 2680만대(33.5%) 스마트폰 1070만대(30.6%) LTE폰 281만대(35%) 달성에 그쳤다.
한편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박종석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MC) 사업본부장은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연초 공개한 목표를 그대로 가져간다”라며 “매출의 질을 높이겠다”고 수정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러나 지금으로서는 목표도 매출의 질을 높이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