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삼성전자가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인 CSR의 모바일 부문을 인수키로 했다.
CSR은 와이파이·블루투스·GPS 등 무선 데이터 통신 기술을 보유한 업체로 GPS 분야는 세계 1위, 블루투스는 2위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3억1000만달러(3600억원)를 투입해 CSR의 모바일 관련 무선 데이터 통신 특허와 기술 라이선스, 300여명의 개발 인력을 흡수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수로 와이파이와 블루투스, GPS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게 됐다. 모두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필수적으로 탑재되는 무선 데이터 통신 칩이다.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는 그간 자사 무선사업부 및 애플 등에 순수 모바일AP만 공급했는데 이들 무선 데이터 통신 칩도 묶음 상품으로 판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ABI리서치에 따르면 무선 데이터 통신 칩 시장은 2011년 84억달러에서 2016년 113억달러로 연평균 6%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모바일AP와 이들 무선 데이터 통신 칩을 통합한 원칩 솔루션을 개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황광선 ARM코리아 과장은 “CSR의 기술 라이선스를 모두 가져왔다면 이론적으로는 독자 모바일AP에 무선 데이터 통신 기능을 하나로 묶어 원칩화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양한 칩을 하나로 묶어 원칩화할 경우 완제품 설계시 원가절감 및 공간절약 등 다양한 이점이 있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전했다. 무선랜과 GPS 등이 하나로 통합된 원칩 모바일AP는 현재 시장에 나와 있지 않기 때문에 일단 나온다면 차별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퀄컴과의 경쟁도 보다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퀄컴은 이미 지난해 무선 데이터통신 업체인 아테로스를 인수하고 와이파이와 블루투스, GPS 기술을 확보했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AP와 무선 데이터 통신 기술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업체는 퀄컴과 대만 미디어텍 정도”라며 “삼성전자는 이번 인수를 통해 보다 다양한 상품군을 고객에게 제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삼성전자는 순수 모바일AP 시장에서 매출 점유율 72%(애플 등 파운드리 물량 포함)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통신모뎀 통합칩을 포함한 전체 모바일AP 시장에선 퀄컴이 43.8%, 삼성전자가 26.6%로 크게 뒤지고 있는 상태다.
우남성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사장은 “스마트 모바일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반도체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며 “향후 여러 기능이 접목된 혁신적인 고성능 모바일 솔루션을 고객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