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유지기자] 네트워킹 패러다임을 전환시킬 획기적인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SDN(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킹)이 네트워크 산업지형을 재편, 우리나라 중소기업과 소프트웨어 업체에도 큰 기회를 제공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양선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차세대통신연구부문 팀장은 28일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미래 네트워크 컨퍼런스 2012’에서 “SDN은 초기단계이지만 네트워크 산업과 생태계를 재편시킬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양 팀장은 “(2010년 기준) 4개 외산 장비업체들이 우리 네트워크 시장의 86%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SDN은 우리(산업)에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SDN의 시장 성장 가능성을 예측하는 것이 시기상조일 수는 있지만, 산업적 기대치가 매우 높고 빠르게 진척되고 있어 적극적인 R&D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DN은 네트워크 트래픽 폭증 및 다양화, 클라우드 확산, 신속한 비즈니스 응용서비스가 요구되는 정보통신기술(ICT) 환경 변화에 따라 새롭게 대두된 개방형의 유연한 네트워킹 요건에 들어맞는 기술이다.
고정된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의 유연한 네트워크로 전환, 개방화·공유화·유연화를 지향하는 인프라로 만들 수 있고, 다양한 비즈니스 요구에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 양 팀장의 견해다.
양 팀장은 “SDN은 네트워크 소유·운영자가 자신의 요구나 정책에 따라 손쉽게 제어·관리해 비즈니스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인프라를 구축한다”고 말했다.
기본 개념은 하드웨어에서 패킷 포워딩을 제어하는 컨트롤 플레인을 분리해, 컨트롤러가 데이터 플로우 경로를 제어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를 위한 대표적인 프로토콜이 오픈플로우로, ONF(오픈네트워크파운데이션)가 표준화를 주도하고 있다. 대표적인 SDN 적용 사례는 구글이다.
양 팀장은 “기존에는 하드웨어에 패킷 포워딩(전달)과 소프트웨어 기반 제어, 라우팅·액세스컨트롤 등 응용서비스가 밀결합돼 있던 네트워크 운영체제(OS), 즉 컨트롤 플레인을 분리, 네트워크를 유연하게 제어하고 하드웨어는 전달을 고속처리를 담당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장비는 대용량과 고성능화돼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장비 개발시에 기능, 서비스가 고정돼 있고 새롭게 기능을 추가하려면 각각의 프로토콜을 구성해야 해 새로운 비즈니스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어렵다. 또 폐쇄된 산업 생태계로 혁신이 일어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반면에 SDN 생태계는 하드웨어와 네트워크 운영, 응용 분야가 분리돼 있어 ‘마치 PC 산업 생태계’처럼 산업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는 의견이다.
양 팀장은 “SDN 연구망 중심의 오픈플로우 NOS가 추진돼 왔지만 지난해 ONF 설립 이후 1년 만에 기술 표준화와 상용화, 시범적용이 활발히 진행되면서 산업화 단계가 급속하게 진전되고 있다”며, “하지만 아직은 기존 시장의 입지에 따라 업체별로 SDN 기술에 다양한 시각차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SDN 시장은 현재 스타트업과 SDN 적극 도입 및 상용화, 기존 업체의 강점을 기반으로 SDN 개념을 포괄적으로 지원하는 3가지로 분류된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스타트업의 경우는 니시라, 빅스위치네트웍스 등으로, 주로 소프트웨어 주축의 컨트롤러와 응용 소프트웨어를 선보이고 있다.
HP, NEC, IBM 등은 기존 시장 기반을 어느정도 갖고 있는 상태에서 적극적으로 SDN 상용장비를 출시하고 시범 적용을 활발히 하고 있는 업체들이다.
시스코시스템즈와 주니퍼네트웍스의 경우, SDN의 방향성과 필요성에 동조하고 있지만 기존 장비에서 유사개념을 확장 지원하며 대안을 제시하는 수준이다.
양 팀장은 “SDN은 초기단계이지만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상용 장비가 출시되고 시범적용될 정도로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IT 인프라 산업을 향후 개방형 네트워크 장비 기반 IT 인프라 네트워킹 서비스 산업으로 전환시킬 기술이며 국가적으로도 미래 스마트 디지털 코리아 실현을 위해 IT 인프라를 혁신할 핵심기술로, 적극적인 R&D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과제로는 엔터프라이즈 네트워킹을 위한 SDN 공통기술 개발, NOS 및 응용 기술 확보, 대학·의료·금융·데이터센터 등 시장별로 특화된 네트워킹 솔루션 개발 및 적용, 컴퓨터 소프트웨어 기술분야와의 협업 필요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