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밤 전세계 사용자들을 잠 못 이루게 하는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디아블로3’가 최근 서버 때문에 큰 홍역을 치루고 있습니다. 예상을 뛰어넘는 게임의 인기 때문에 서버가 포화상태에 달했고, 이 때문에 현재 추가 서버 증설 작업도 진행 중입니다.
게임 출시 이후 지금까지 아시아 서버의 수용 인원을 출시일 대비 100% 이상 증가시켰지만 여전히 접속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블리자드 측은 현재 아시아 서버의 수용 인원을 현재 대비 35% 정도 더 늘리기 위해 서버 증설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물론 블리자드와 같이 큰 규모의 기업들은 자체적인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지만, 만약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봅니다.
24일 버너 보겔스 아마존웹서비스(AWS)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부사장<사진>이 서울디지털포럼(SDF 20120) 기조연설을 위해 방한했습니다. 이후 그는 한국의 개발자 약 100여명을 위해 별도의 자리를 마련해 자사의 서비스에 대해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는데요.
이중 흥미로운 내용은 이미지 기반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핀터레스트(Pinterest)’의 사례였습니다.
핀터레스트는 냉장고 메모판에 ‘관심(interest)’ 있는 분야를 ‘핀(pin)’에 꽂아 두던 방식에서 착안해 음식과 패션, 건강, 예술 등의 카테고리 중 원하는 분야를 선택해 이미지를 가입자 간 정보를 공유하는 서비스입니다. 여성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핀터리스트는 지난해 10월 설립됐지만, 2012년 4월 기준 약 20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웹 역사상 가장 고속 성장을 보이고 있는 사이트 중 하나입니다.
이 회사는 아마존 웹서비스(AWS)를 사용했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보겔스 CTO에 따르면 현재 핀터레스트는 AWS의 컴퓨팅 서비스인 EC2에서 약 150대의 EC2 가상 서버(인스턴스)를 구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90여대의 가상서버를 데이터베이스(DB)의 분산을 위한 캐시 전용, 추가로 35대의 서버를 내부 업무를 위해 사용 중입니다.
이밖에 70여 대의 마스터 데이터베이스를 구동하고 있으며, 백업을 위한 목적으로 다른 지역의 AWS 데이터센터를 사용 중입니다. 스토리지 서비스인 AWS S3에는 현재 80억개의 오브젝트가 410테라바이트(TB) 규모로 저장돼 있는 상황입니다.
설립 당시 핀터레스트의 직원은 12명에 불과했습니다.(물론 지금은 약 35명으로 늘었습니다). 적은 수의 직원이 새로운 서비스를 위해 인프라를 구축하기는 쉽지 않았고,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함에 따라 급격한 성장 상황에 대비할 수 있었다는 것이 보겔스 부사장의 설명입니다.
특히 AWS의 가격 정책은 비용 절감을 가능하게 했다고 합니다. 핀터레스트의 트래픽은 주로 낮시간에 집중이 되고 있습니다. 밤시간에는 낮시간(피크 타임)의 40% 정도의 인스턴스만 사용이 되기 때문에 각 시간별로 가격 정책을 달리 적용받고 있는 것입니다.
현재 핀터레스트는 EC2 인스턴스당 트래픽이 많은 낮시간(피크타임)에는 시간당 52달러, 밤 시간에는 15달러를 지불하고 있습니다. AWS의 오토스케일링(트래픽에 따라 서버를 늘렸다가 줄일 수 있는 기능. 반대의 경우도 가능)에 따라 가능한 것입니다.
보겔스 부사장은 “AWS를 통해 스타트업들은 경험은 자주하고 실패는 빨리(Experiment often & Fail Quickly)할 수 있다”며 “기업들은 이전에 비해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한 시도를 자유롭게 할 수 있고, 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어 더 많은 혁신을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말처럼 웹 서비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신속한 확장이 필수적이지만, 만약 자체적으로 인프라를 구축하려면 성장 속도를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입니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해 컴퓨팅 파워를 빌려 쓴다면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합니다. 실패할 경우에도 발빠른 철수(?)도 가능합니다. 빌려서 사용하고 있던 컴퓨팅 파워를 반납하면 그만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