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닉스 서버, 제2의 전성기 열리나… ‘금융 차세대’에서 초강세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금융권의 메인프레임 다운사이징 이슈가 다시 불거지면서 유닉스 서버 진영이 모처럼 활기찬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잇따라 추진되고 있는 금융권 차세대시스템 구축 과정에서 하드웨어 플랫폼으로 유닉스 기반의 개방형 시스템이 또 다시 적극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유닉스 서버 시장은 한국IBM과 한국HP가 양분하고 있는 구조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IBK기업은행이 포스트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IBM 메인프레임 기반의 주전산시스템을 유닉스 기반으로 구축하는 것을 확정한데 이어, 우리은행과 경남은행도 유닉스 시스템으로의 다운사이징을 검토하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앞서 IBK 기업은행은 지난 2월, 2600억원 규모로 진행되는 포스트 차세대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통해 기존 IBM메인프레임 기반 주전산시스템을 유닉스 기반의 오픈 환경으로 전환키로 결정한 바 있다.
또한 경남은행도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위한 차세대 정보화 전략수립(ISP) 컨설팅을 통해 조만간 현재 사용 중인 메인프레임 주전산 시스템을 오픈 환경으로 전환할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며, 우리은행은 부담스러운 유지보수 비용 때문에 메인프레임 다운사이징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은행은 이미 다운사이징을 위해 올해 1130억원의 예산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져 관련 업계의 눈이 쏠려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유닉스 서버 진영에서는 올해를 기점으로 내년, 내후년까지 다운사이징 이슈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이에 대한 본격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
특히 최근 대형 프로젝트가 없었던 만큼, 유닉스 서버 진영에서는 관련 사업 수주를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노리고 있다. 실제 IDC의 시장조사 자료를 살펴봐도 유닉스 서버 부문은 계속해서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가장 최근 자료인 지난해 4분기에도 국내 유닉스 시장은 전년 대비 약 11%나 시장 규모가 감소했다.
금융권의 프로젝트 규모가 큰 만큼, 현재 국내 유닉스 서버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IBM과 HP는 각자의 강점을 내세우고 있다. 물론 오라클(썬마이크로시스템즈)도 4분기 기준으로 약 12%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했지만, 주로 로엔드~미드레인지를 커버하는 제품으로 큰 규모의 금융권 프로젝트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다.
한국IBM 측은 “메인프레임에서 이어온 기술력과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유닉스에서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HP 유닉스 서버에 탑재되는 인텔 아이테니엄칩을 둘러싸고 HP와 오라클가 벌이고 있는 법적 공방전 덕택에 IBM이 반사 이익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이러한 전략은 꽤 성공적이었다. 지난 2008년부터 현재까지 연간 유닉스 공급 실적은 한국IBM이 앞서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HP 측에서는 “IBM 메인프레임과 OIO(Open Infrastructure Offering)방식의 계약,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리뷰(SLR) 등로부터 벗어나기를 원하는 대부분의 고객들은 HP 유닉스를 선호하고 있다”며 “메인프레임에서 제공한다는 성능이나 가용성은 이미 유닉스 기반의 오픈시스템에서도 보장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비즈니스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오픈 시스템으로의 선택이 맞다는 것이다. 약 5년 간의 OIO 계약 비용을 오픈 아키텍처로 변경할 경우 약 30~40%의 총소유비용(TCO)이 절감된다는 점도 내세우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유닉스 서버 경쟁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 시장 규모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비록 한국거래소(KRX)처럼 초단타매매시스템을 구축을 위해 리눅스 기반의 x86 환경으로 옮겨하는 금융권 고객도 있지만, 대부분의 은행권들은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여전히 메인프레임이나 유닉스 플랫폼을 선호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우리은행과 경남은행까지 유닉스 시스템으로의 다운사이징을 결정하게 되면, 메인프레임을 사용하는 금융권 주요 고객으로는 국민은행과 한국은행, 씨티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 은행, 제주은행, 신용보증기금 등이 남게 된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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