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안심 대리점 인증제’ 도입 왜?…블랙리스트 대비 ‘당근과 채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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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SK텔레콤이 25일 ‘안심 대리점 인증제도’를 도입했다. 안심 대리점 인증은 영업 실적과 관계없이 불·편법 영업 이력이 없고 고객만족도가 평균 85점 이상(100점 만점)인 매장 등을 심사를 통해 선정한다. 안심 대리점에는 ‘SK텔레콤 공식인증 마크’를 부착한다. 마크 부착은 오는 3월말까지 진행된다. 안심 대리점 자격은 6개월마다 심사한다. SK텔레콤은 대리점 2800여개 중 2000여개를 안심 대리점으로 선정했다.
사용자가 오프라인에서 SK텔레콤에 가입하려면 2가지 방법이 있다. ‘T월드’ 라는 간판을 달고 SK텔레콤 가입자만 받는 ‘대리점’과 간판과 상관없이 통신 3사 모두 가입할 수 있는 ‘판매점’이 있다. 대리점 간판만 다를 뿐 다른 통신사도 마찬가지다.
대리점은 SK텔레콤의 유통자회사 피에스앤마케팅이 운영하는 곳과 지역 총판 역할을 하는 사업자들로 나뉜다. 판매점은 대리점으로부터 상품을 받아 사용자들에게 영업을 한다. 통상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매장이 판매점이다. 대리점은 통신사와 직접 계약을 체결한다. 판매점은 대리점과 계약을 맺는다. 대리점과 판매점은 소비자가 통신사와 휴대폰 제조사를 만나는 최일선이다.
SK텔레콤이 새로운 인증 제도를 도입한 것은 오는 5월부터 시행 예정인 블랙리스트 제도를 대비한 성격이 짙다.
통신사는 가입자 유치와 보호를 위해 주로 단말기를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 유통을 통해 자회사 또는 통신사 매출과 영업이익에도 도움을 받고 있다. 유통 주도권을 제조사에 넘겨줄 경우 잃을 것이 많다.
블랙리스트 제도는 휴대폰을 통신사를 통해서만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제조사가 직접 유통을 할 수 있는 제도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기기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삼성모바일샵’을 늘려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블랙리스트 제도를 대비한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전국 유통망을 직접 운영하기 어려운 제조사는 관망하고 있다.
SK텔레콤은 그동안 금전적인 혜택을 주는 방법으로 대리점을 관리해왔다. ▲단말기 우선 공급 ▲가입자당 인센티브 차등 지급 등이 예다. 대리점을 체험형 매장으로도 바꿔주고 있다. 대리점 직원 복리증진도 강화했다.
금전적인 혜택이 당근이라면 이번 인증 제도는 채찍이다. 특히 ‘판매량’이라는 정량적 평가기준이 아니라 ‘고객만족도’라는 정성적 평가기준을 제시한 것은 통신사가 인증 제도를 통해 대리점을 제어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다. 사실상 전체 대리점 숫자에 맞먹는 2000여개 대리점에 마크를 부여한 것은 향후 심사를 통해 인증을 박탈했을 때 충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한편 SK텔레콤을 비롯 KT와 LG유플러스 등 대리점을 우군으로 남겨두려는 움직임은 강화될 전망이다. 제조사가 직접 영업을 강화할 경우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유통망은 통신사의 대리점이다. 대리점만 잡으면 판매점까지 물건을 공급할 수 있다. 통신사로서는 대리점이 제조사와 계약하는 것을 법적으로 막을 권리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당근과 채찍을 병행해 통신사 울타리에 남겨두는 방법을 취할 수밖에 없다.
[윤상호기자 블로그=Digital 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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