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KT의 2세대(2G) 이동통신 서비스 종료에 제동이 걸렸다. 4세대(4G) 이동통신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 시작도 어려워졌다. 사실상 연내 시작은 힘들다. 이에 따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LTE 양강구도가 굳어질 전망이다. KT 2G 종료 시기가 늦어질수록 KT의 앞길에도 먹구름이 짙어질 전망이다.
7일 서울행정법원은 KT 2G 가입자 915명이 2G 서비스 폐지를 승인한 방송통신위원회 결정에 관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었다.
KT는 방통위 승인을 근거로 오는 8일 0시 2G 서비스를 종료하고 이 주파수를 활용해 LTE 서비스를 시작하려했다. 하지만 이번 법원의 결정으로 계획이 무산됐다. KT는 8일 LTE 요금제와 투자 계획 등도 공개할 예정이었다.
법원이 방통위의 결정을 본안 소송에서 자세히 따져보기로 했기 때문에 재판 절차가 마무리 되지 않으면 KT는 LTE 서비스를 할 수 없다. 재판 기간 등을 감안하면 연내 LTE 서비스는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KT는 LTE 가입자 경쟁에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를 바라만 봐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지난 6일 기준 LTE 가입자는 SK텔레콤 45만명 LG유플러스는 36만명이다. 연내 SK텔레콤은 70만명 LG유플러스는 50만명을 유치할 방침이다.
가입자 경쟁은 물론 서비스에서도 상당 기간 경쟁력을 상실할 위기다. SK텔레콤은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오는 2012년 4월까지 전국 84개시에 LTE 서비스를 제공한다. LG유플러스는 내년 3월까지 전국망을 완성한다. KT가 내년 1월부터 LTE에 나서도 망 안정화 등 물리적 시간을 고려하면 최소 3개월 이상 경쟁사에 비해 제대로 된 서비스를 하기 쉽지 않다.
수익 악화도 예상된다. LTE로 가입자 이탈을 막으려면 KT는 3G 마케팅을 강화하는 수 밖에 없다. 지난 10월부터 시작한 LTE 사전 마케팅 비용도 허공에 날리게 됐다. 3G 가입자는 LTE 가입자보다 가입자당평균매출액(ARPU)도 떨어진다. 2G 네트워크 유지 비용도 문제다.
KT는 망연자실한 상태다. KT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어떤 얘기도 할 수 없다”라며 “대책 마련 중”이라고 말을 아꼈다.
한편 휴대폰 제조사도 이번 결정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KT는 8일 LTE 서비스를 전제로 삼성전자 ‘갤럭시S2 HD’와 ‘갤럭시 노트’, ‘갤럭시탭 8.9 LTE’, 팬택 ‘베가 LTE’ 등의 공급을 요청했다. LTE 개시 시기가 늦어지면 단말기도 새로 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