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글로벌 경기 불안에 따른 IT 수요 부진으로 D램 가격이 연일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앞선 기술 경쟁력으로 제조 원가를 낮춰온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이 ‘나홀로 흑자’라는 달콤한 과실을 따먹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주축으로 비 메모리(시스템LSI) 부문의 매출과 이익이 확대되는 등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성공적으로 실현함에 따라 경기에 좌우되는 천수답 경영에서 완벽히 탈피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28일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에서 3분기 매출 9조4800억원, 영업이익 1조59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률은 16.8%로 반도체 경기가 호황이었던 전년 동기 대비 15.3%포인트 축소됐지만 하이닉스와 엘피다, 마이크론 등 경쟁 업체가 줄줄이 적자를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업계 일각에선 이 같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에 대해 ‘경이롭다’는 평가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고성장 분야인 모바일 시장에 집중하고 30나노와 20나노급 미세공정 전환을 통한 원가 경쟁력 강화로 메모리 부문에서 견조한 수익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시스템LSI 부문의 실적 기여도가 크게 늘어난 점도 한 몫을 했다. 3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에서 비 메모리 부문의 매출은 3조9800억원으로 42%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순수 시스템LSI 부문 매출은 3조원을 상회한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3분기 미국 오스틴 공장에서 모바일 AP를 본격 양산, 물량 확대 효과로 AP에서만 1조5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32나노 듀얼코어 AP를 개발하고 조만간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라며 관련된 매출과 영업이익이 보다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과거 2001~2002년과 같이 최고의 원가 경쟁력을 무기로 나홀로 흑자를 내는 완전 독주체제를 완성했다”며 “모바일 AP 등 시스템LSI 부문의 매출과 이익이 늘어난 만큼 천수답 경영을 탈피한 무결점 사업부로 그 위상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