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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TV 서비스 봇물…지상파DMB 고사위기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스마트폰 시대가 활짝 열리며 또 한 번 지상파DMB 업계에 위기가 오고 있다.

티빙, 푹(pooq), 에브리온TV, U+ HDTV, 올레TV나우 등 방송사, 통신사들이 저마다 모바일TV 서비스에 나서면서 지상파DMB의 입지도 점점 좁아지고 있다.

물론, 이들 서비스는 주파수를 바탕으로 서비스하는 DMB와는 달리 무선 네트워크를 이용한다. 무료인 DMB에 비해 비용이 무선인터넷 비용이 들 수 있고, 통신사들의 모바일TV 서비스는 유료라는 단점도 있다.

하지만 유료부분의 경우 결합상품 등을 통해 부담을 크게 낮출 수 있고, 지상파DMB에 비해 나은 화질, 채널 수 등을 감안할 때 모바일TV 시장에서의 지상파DMB의 위상은 축소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적개선?…허리띠 졸라맨 결과일 뿐=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2006년~2010년간 지상파DMB의 누적적자는 832억원이다. 그나마 영업손실액은 해가 갈 수록 줄고 있다. 2006년 적자는 431억원에 달했지만 2009년에는 54억원으로 대폭 줄었고, 2010년에는 4억원이나마 흑자전환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수치만 보고 지상파DMB의 살림살이가 나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투자를 줄이고, 허리띠를 조인 결과라는 것이 지상파DMB 업계의 하소연이다.

지상파DMB틀별위원회 관계자는 “매년 적자를 줄이고 있고 내년 정도면 BEP(손익분기점)을 찍을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허리띠를 졸라 BEP를 달성하는 것이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상파DMB 살림살이가 나아지지 않는 이유는 바로 광고다. 광고를 주 수익원으로 하는 무료방송이지만 수도권 사업자 당 월 평균 광고수입은 2억원 정도다. 하지만 월 평균 운용비용은 줄이고 줄여도 5억원이다. 지역 사업자는 광고수입마저 전무한 실정이다.

법제도 측면에서도 모바일방송 특성에 맞지 않게 방송법 상 지상파방송사업자로 분류돼 기존 지상파방송에 준하는 규제가 적용된다. 시장규모에 비해 사업자 수가 많다는 점도 한계다.

매출이 발생하지 않고 허리띠를 조일 수 밖에 없다보니 수신환경 개선을 위한 투자는 소홀할 수 밖에 없다. 난시청, 음영지역이 다수 존재하기 때문에 소비자 만족도도 떨어지고 있다.

방통위, DMB 구하기 나서…현실성 떨어지는 방안 뿐=지상파DMB 업계 위기가 심화되면서 방통위는 올해 3월 지상파DMB 정책방안을 마련했다. 신규 수익모델 도입, 규제완화, 수신환경 개선 및 기술개발 지원 등을 통해 재난방송 매체로서 역할을 강화하고 서비스 품질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수익구조 개선을 위한 세부방안들이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 방통위의 계획대로, 지상파DMB의 희망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지상파DMB 업계와 방통위는 DMB의 유료화를 비롯해 단말기 가격에 일정액을 포함시키는 단말기 기반 과금, 채널 부분 유료화 등을 고민해 왔다. 하지만 기존에 유료로 운영됐던 위성DMB가 현재 간신히 명맥만을 유지하는 상태로 전락한 현실에서 무료 DMB를 유료로 전환시키는 것은 승산이 없어 보인다.

또한 단말기 가격에 1만원 가량을 포함시키는 단말기 기반 과금 문제 역시 단말 제조사와 통신사의 반대로 성사가 어려운 실정이다. 일부 채널을 유료화하는 방안 역시 쉽지 않다. 유료채널을 만들려면 제한수신시스템(CAS)를 탑재해야 하는데 이 역시 통신사들이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며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뚜렷한 해결책은 없지만…지상파DMB만의 영역 찾아야=최근 지상파 DMB 업계에게는 또 다른 고민이 생겼다. 바로 종합편성채널의 등장이다. 가뜩이나 신통찮은 광고수입을 거두고 있는데 종편의 등장으로 그마저도 줄어들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다. 게다가 종편들은 아직 지상파 DMB 서비스에 나설 계획은 없는 상황이다.

지상파DMB 관계자는 “코바코라는 왜곡된 시스템은 DMB를 위한 광고를 찾지 않고 있다”며 “여기에 종편이 4개가 더 생기면 DMB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상파DMB 업계는 허리띠를 졸라매면서도 나름의 돌파구 찾기에 나섰다. 일단 음영지역 해소를 위해 통신망을 활용한 하이브리드 DMB 서비스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또한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DMB 중계설비 설치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의 방송통신발전기본법이 통과되면 정부가 중계망 구축비용 일부를 지원키로 해 수신환경 개선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지상파DMB 관계자는 “통신, 방송업계가 모바일TV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이제 거대한 흐름이 됐다”며 “하지만 DMB는 무료 서비스이면서도 빅 이벤트에서도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위기임에는 분명하고 DMB 역시 포지션을 다시 찾아야 하는 시점이 됐다”며 “PC가 TV를 대체하지 못하듯이 지상파DMB만의 강점을 살려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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