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삼성전자 DS총괄 반도체 사업부가 독자적인 제조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간 삼성전자는 외산 업체의 제조 솔루션을 활용해왔으나 제조 경쟁력을 강화하고 핵심 정보의 외부 유출을 철저하게 막기 위해 이 같은 맞춤형 독자 시스템을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2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DS총괄 반도체사업부는 최근 독자 제조 플랫폼 구축을 완료하고 확산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그간 삼성 반도체사업부는 미국 브룩스 오토메이션의 팩토리웍스라는 상용 제조운영시스템(MOS Manufacturing Operation System)을 사용해왔다. MOS는 설비·공정·제품 등 생산 자원을 효율적·자동적으로 처리하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생산 플랫폼을 뜻한다.
그러나 이 같은 패키지 형태의 상용 MOS 솔루션은 통상 업계의 표준에 맞춰 제작되므로 삼성전자 독자적 제조 현장의 진화에 대해서는 제대로 대응이 안됐다. 장애 발생 시 원인 파악 및 제거도 힘들었다. 유지보수를 위해 외부 인력이 사업장을 들락거리며 시스템을 들여다봐야 했으므로 정보 유출이라는 위험도 존재했다.
삼성전자는 2009년 5월 DS총괄 인프라 기술센터 내 시스템기술팀이 프로젝트팀을 꾸려 2년간 상용 MOS 솔루션을 걷어내는 한편 고집적화로 복잡해진 제조 환경에 대응하는 무(無) 정지 생산시스템 개발을 완료하다.
이 과정에서 삼성 만의 제조 노하우를 융합한 입체적 룰을 적용, 맞춤형 시스템을 구현했고 반도체 웨이퍼나 LCD 글래스 등 초미세 단위의 생산 운용도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상용 솔루션의 한계로 지적됐던 라인 단위의 운영 환경을 극복하고 여러 라인을 통합해 운영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효율성과 가시성을 동시에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생산 시스템 내재화를 통해 자동화율, 생산성, 설비 가동률이 향상됐고 연간 5000억원 이상의 유형적 기대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정보 유출의 위험이 있는 외부 인력의 기술 지원을 최소화했다는 점은 사내에서 높은 평가를 얻고 있다. 생산시스템의 면면은 그 자체가 경쟁력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DS총괄 반도체 사업부는 내년 모든 반도체 생산 라인과 함께 LCD 사업부에도 이 시스템을 확산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삼성전자 생산기술연구원을 거쳐 전 세트 사업부에 이 시스템을 확산하겠다는 방침도 정했다. 이를 위해 전사 차원의 생산관리 공유 조직도 최근 신설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에서 자체 개발된 생산 시스템을 삼성전자의 생산 표준 시스템으로 정하고 생산기술연구원을 통해 각 사업부로 확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