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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통신사 인센티브·차감정책…현금마케팅 경쟁 조장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방송통신위원회의 과징금 부과도 이동통신사 대리점들의 과열경쟁을, 초고속인터넷의 현금경쟁을 막지는 못하는 모양이다.

통신사들의 가입자 유치전이 뜨겁다. 이동통신은 물론, 초고속인터넷, TV, 유선전화 등 존재하는 통신, 방송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진입했다. 시장은 포화상태지만 경쟁은 예전보다 더 뜨겁다. 신규 가입자가 적다보니 경쟁사 고객을 빼앗아 오려면 배의 노력이 필요하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통신3사에 단말기 보조금을 차등지급했다며 과징금 136억원을 부과한 바 있다. 또한 방통위는 올해 2월에는 통신3사 및 SK브로드밴드에 초고속인터넷, 및 인터넷전화, IPTV 가입자 모집과정에서 이용자를 부당하게 차별했다며 8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방통위는 통신사들에게 향후 동일한 위반행위가 적발될 경우, 신규가입자 모집금지 등 강도 높은 제재를 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통신사들에게 방통위의 방침은 엄포에 불과한 모양새다. 10월 들어서도 이동통신 및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현금을 통한 가입자 유치경쟁이 멈추지 않고 있다.

통신사 대리점들은 갤럭시S2 같은 최신형 스마트폰에 가입할 경우 현금 20~30만원을 주고, 초고속인터넷 등에 가입하면 50~60만원의 현금을 주겠다며 경쟁사 고객들을 현혹하고 있다.

인터넷에서 휴대폰 공동구매 카페에서는 공짜 단말기는 물론, 현금지급도 보편화돼 있다. 하다못해 페어프라이스 정책을 시행 중인 KT도 예외가 없다. 경쟁사와 차이가 나는 부분은 현금으로 통장에 입금하는 방식이다. 초고속인터넷 등 유선상품 역시 여전하다. 이것저것 묶으면 50~60만원은 기본이다. 유선이나 무선 모두 방통위의 가이드라인을 훌쩍 넘어서는 곳이 여전히 많다.

정부의 제재에도 불구, 과열경쟁·현금마케팅이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1차적 원인은 통신사와 제조사의 복잡한 인센티브 제도에 있다. 예를 들어 A통신사 본사가 리베이트 정책을 세우지만 이 정책이 유통시장의 끝인 판매점까지 연결되지는 않는다. 지역본부 및 마케팅본부를 거치며 시장상황, 점유율 현황에 따라 인센티브 정책도 변한다.

통신사 정책이 최종적으로 대형 대리점에 도달하면 대리점은 다시 한 번 통신사의 인센티브 정책에 변화를 준다. 예를 들어 통신사가 휴대폰 100대 이상 판매시 1대당 인센티브를 1만원 지급하는 정책을 세웠다면 대형 대리점은 판매점에 거꾸로 100대 이상 판매하지 못할 경우 00만원을 차감한다는 식이다.  

이 같은 정책은 제조사 보조금에도 적용된다. 지역별, 기종별로 이통사와 제조사 보조금 정책은 수시로 변하고 금액도 달라진다.

때문에 영업 최일선에 있는 판매점 입장에서는 할당량을 채우지 못할 경우 인센티브를 받지 못하게 되니 무리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자기 돈으로 상품을 가입하거나 휴대폰 가개통 등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고 통신사들의 자회사 제품이나 관계사의 상품까지 파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또한 소비자들은 판매점들이 리베이트가 많은 제품만 권하기 때문에 본인의 의지와는 달리 이통사·제조사 정책에 휘둘리는 상황도 발생할 뿐 아니라 정보습득이 어려운 계층의 경우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유통점 관계자는 “아무래도 인센티브가 많은 제품 판매에만 집중할 수 밖에 없다”며 “제품을 잘 알고 찾는 고객은 어쩔 수 없지만, 그렇지 않은 고객에게는 그날 인센티브가 가장 많은 제품을 권한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물량을 채우지 못하면 인센티브를 차감하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라며 “차감당하지 않기 위해 자기돈으로 서비스에 가입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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