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미국 현지시간)부터 개최되는 ‘델 월드(dell world) 2011’ 취재를 위해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와 있습니다. 이번 행사는 델 창립 이후 처음 개최되는 행사인 만큼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특히 오스틴에 위치한 기업 중 델은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만큼, 델 월드의 참관객들로 도시가 북적이고 있습니다. 온라인 비즈니스로 유명한 델이 오프라인에 등장한 기념비적인 행사입니다.
공식 개막일은 12일이지만, 본격적인 행사 시작은 13일입니다. 이에 앞서 이번 행사에서 주목해야 할 것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오라클 두고봐!”…세일즈포스닷컴 CEO의 복수는? 이번 ‘델 월드 2011’에서 기조연설을 할 연사들의 리스트가 다소 화려합니다. 스티브 발머 MS CEO부터 VM웨어 폴 마리츠 CEO, 인텔 폴 오텔리니 회장, 전 미국 연방정부 최고정보책임자(CIO)였던 비벡 쿤드라 등이 이번 행사에 등장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누구보다 주목받고 있는 인물은 바로 세일즈포스닷컴의 마크 베니오프 CEO입니다. 그는 최근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됐던 ‘오라클 오픈월드 2011’에서 연설이 예정돼 있었는데, 오라클 측이 일방적으로 이를 취소했지요(오라클 정말 대단합니다!).
이 때문에 베니오프는 트위터에 “래리 앨리슨(오라클 CEO)이 내 키노트를 취소했지만, 쇼는 계속돼야 한다. 미안 래리!”라는 글을 남겼고, 이어 마이클 델 CEO에게도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마이클 델 CEO는 “(12일 오스틴에서 열릴)델 월드에서 만나기를 기대한다”고 글을 남기자, 베니오프 CEO는 “오케이, 제발 오라클 오픈월드 때처럼 내 연설을 취소하지 말아달라”고 응수했지요. 베니오프가 이번 연설에서 오라클에 대해 어떠한 악담(?)을 퍼부을지 기대됩니다.
◆“엔드-투-엔드 IT 솔루션 업체라고 불러줘” IBM이나 HP, 오라클 등의 업체처럼 델은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매년 IT 컨퍼런스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물론 PC사업은 델의 모태이자 여전히 절반 이상의 매출을 차지하고 있지만, 수익성은 계속해서 악화되고 있지요. 델 뿐만 아니라 모든 PC 업체들의 고민입니다.
이 때문에 델은 엔드-투-엔드 IT솔루션 기업으로 변신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PC부터 서버와 스토리지, 데이터센터, IT서비스까지 고객이 원하는 모든 IT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것이 최근 델의 전략입니다.
HP를 제외하고 현재 기업용 IT제품 및 솔루션을 판매하는 업체 중 유일하게 PC 사업을 하는 업체이기도 합니다. 특히 최근 HP의 PC사업 분사와 관련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는 것이 델 측의 설명입니다.
기업용 IT솔루션과 관련해서는 스토리지 부문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비록 현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도 채 안되지만, 지속적인 사업 공략을 통해 최근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이번 행사에서도 스토리지 신제품이 대거 쏟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델의 택시 마케팅 IT업체에게 택시는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 중 하나가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라클은 주로 택시 상단의 사인보드에 자사의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예를 들어 ‘#1 CRM’이라던가 ‘오라클 엑사데이타는 HP 제품보다 7배 빠르다’와 같은 공격적인 메시지가 대표적이죠.
델은 이번 행사 시작과 함께 ‘한걸음 더 나아가기 위한 힘(The power to do more)’이라는 캐치 프레이즈(구호)를 사진에서처럼 오스틴 시내의 택시 번호판 위에 붙여놓았습니다. 이러한 마케팅 방식은 꽤 효과적인 것 같습니다. ◆굿바이 잡스! 부디 천국에서도… 델 월드 행사와 관계는 없는 내용입니다만, 텍사스에서도 스티브 잡스의 추모 열기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나 뉴욕과 같은 시끌벅적함은 없지만 오스틴의 많은 애플 팬들 역시 그들의 방식으로 잡스를 그리워하고 있었습니다.
사진에 보시다시피 은색 풍선에 맥북에어를 매달아 놓은 것이 인상적입니다. 천국에서도 잡스가 맥북에어와 함께 하길 바라는 마음인 걸까요. 덧붙임)우연히도 델의 마이클 델 회장과 사진을 찍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독일 명차 마이바흐를 타고 등장한 마이클 델 회장은 미국 최고의 IT 기업 회장답지 않게소탈한 느낌이었습니다. 마치 푸근한 동네 아저씨 같았습니다. 기념으로 사진 올려봅니다. 제 얼굴은 민폐(?)라 모자이크 처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