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금융회사 IT전략⑥]뒤숭숭한 외환은행, CRM사업 띄울 수 있을까
[2011년 금융회사 IT전략⑥]외환은행
- 매각 이슈로 IT투자 불확실성 증대... 스마트 브랜치 구축 등 점포 혁신 추진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2011년 새해가 밝았지만 외환은행의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침침하다. 지난해 11월,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지분 51.2%)를 선언한 이후 노조를 비롯한 외환은행 직원들의 정서적 반발은 여전하다.
외환은행 직원들은 ANZ 등 외국계 은행에 인수되는 것으로 원하고 있으나 조기에 외환은행 인수절차를 마무리지으려는 하나금융의 행보는 거침이 없다.
일각에선 하나금융측이 재무건전성 등 외환은행 인수에 필요한 요건을 갖추면 금융 당국의 비승인 절차를 생략하고 바로 본인가를 받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빠르면 올해 3월 이전에 인수대금 지급 등 모든 절차가 종결될 수도 있다.
◆매각절차 본격화...IT투자전략 불확실성 고조 = 외환은행의 올해 IT 전략은 이처럼 ‘매각’이라는 대형 변수 때문에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했다”는 표현으로 압축된다.
외환은행의 2011년 IT예산은 1400억~1500억원 수준으로, 예년과 같은 수준이다. 올해 예정된 IT사업으로는 CRM(고객관리시스템)고도화를 비롯해 서버 가상화 확대, 스마트 브랜치(점포)및 스마트폰 콘텍센터 구축 등 채널시스템 혁신, 금융자동화기 교체및 확충 등을 꼽을 수 있다.
매년 도입해야 하는 CPU를 비롯한 하드웨어 장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크게 늘어날 요인은 적어 보인다. 장비를 추가로 도입할 만큼의 트랜잭션의 증가가 크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IFRS(국제회계기준) 대응을 위한 시스템 구축 등 컴플라이언스 부문의 대응은 지난해 까지 모두 완료했다. 2010년 회계연도 결산을 IFRS시스템을 통해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그러나 역시 매각 변수 때문에 '예년과 같은 수준의 IT투자가 실제로 이뤄지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외환은행 주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를테면 올해 상반기에 하나금융으로의 매각절차가 완료되면 IT투자는 상당히 제한적인 수준에서만 진행될 수 밖에 없고, 또 하반기로 들어가면 하나금융 그룹 차원에서 외환은행의 IT투자 로드맵을 재조정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는 관측이다.
◆CRM 고도화, 올해의 역점 IT사업으로 주목 = 실행여부가 아직은 불투명하지만, 올해 외환은행의 주요 IT사업중 CRM 리뉴얼은 의미를 크다. 앞서 외환은행은 지난 2004년 차세대시스템으로 이행하면서 DW(데이터웨어하우스)를 동시에 정비하는 등 정보계 부문을 혁신했고, CRM은 차세대시스템 사업 이전에 구축해 운영중이었다.
시기적으로 외환은행은 CRM을 대대적으로 정비할 시점이 된 것인데, 이같은 상황은 다른 은행들도 다소간의 시차는 있을 뿐 외환은행과 유사하다.
올해 3년차로 들어가는 단계적 ‘서버 가상화’도 외환은행의 주요 IT사업. 지금까지는 테스트 등 일부 비상시적인 업무에만 적용됐었는데 올해부터는 실제 운영시스템에 가상화를 적용함으로써 IT운영 비용절감및 시스템 운영 효율성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스마트 브랜치 사업...제한적 행보 예상 = 한편 외환은행과 SK텔레콤이 지난해 4월 제휴한 ‘스마트 브랜치’사업은 올해부터 본격화될지 여부가 관심이다. 물론 이같은 ‘스마트 브랜치’ 사업은 은행의 IT본부 소관이 아니라 점포전략부서에서 총괄한다. 다른 은행들도 거의 마찬가지다.
지난해 MOU체결이후 이후 외환은행과 SK텔레콤간의 ‘스마트 브랜치’ 협력사업은 가시적으로 구체화되지 못한 상태다. 다만 외환은행 입장에서는 아직 수익성이 검증되지 않는 ‘스마트 브랜치’에 많은 막대한 쏟아붇지는 않은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관련하여, 외환은행은 스마트폰 기반의 컨택센터를 구축하기 위한 사업자 선정에 나서는 등 스마트 브랜치를 위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 당초 외환은행측은 IVVR(Interactive Video Voice Response)중심의 컨택센터 서비스 도입을 계획했으나 이를 다소 수정해 스마트폰 컨택센터 서비스로 전환했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단순한 음성과 영상의 제공을 넘어 VIP 고객들이 은행 VIP 전용공간에서 키오스크 장비를 통해 전문 상담원과 화상상담을 할 수 있는 서비스 체계가 갖춰진다.
전체적으로 종합해 보면, ‘스마트 브랜치 사업’과 관련해 SK텔레콤측에서 신수종 사업의 일환으로 이의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이를 실행에 옮길지는 불투명해 보인다.
최근 대형 시중은행들이 앞다퉈 ‘스마트 브랜치’ 모델 개발에 나서고 있기 때문인데 SK텔레콤 입장에서는 사업성과를 보다 빨리 볼 수 있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스마트 브랜치 사업은 상주 직원을 2~3명으로 최소화시키되 화상회의시스템 등 최첨단 IT및 통신 인프라를 제공하는 ‘미니 점포’의 성격으로 화상 상담을 통한 여.수신, 카드업무, 금융상품 가입 등의 금융서비스를 수행할 수 있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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