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콜’에 강경한 애플, 난처해진 기표원
배터리 사고를 일으킨 1세대 아이팟 나노에 대해 애플에 리콜을 권고했던 기술표준원(기표원)이 최근 고민에 빠졌다.
애플이 리콜 권고를 수용한다는 내용으로 기표원에 답신을 보냈으나 언론 보도가 나간 뒤 기존 입장을 뒤집은‘리콜은 없다’는 발표를 했기 때문이다(관련기사 참조).
“배터리 사고가 우려될 경우 서비스센터로 연락하라는 내용은 변함이 없다”(애플)와 “우려가 되면 교체를 해주겠다”(기표원)는 건 전혀 다른 내용이다.
기표원은 교체를 해주겠다는 내용에 대해 애플에 재차 확인한 뒤 ‘리콜 권고를 수용했다’는 내용을 언론에 밝혔다.
그러나 대대적인 언론 보도 이후 애플의 태도가 변했다.
배터리 관련 경고는 이전부터 해왔고, 이 건과 관련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기표원 관계자는 “‘리콜’이라는 단어가 부정적인 이미지가 크기 때문에 번지는 것을 우려한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전 세계적으로 단 한 차례도 ‘리콜’을 실시한 적이 없는 애플이기에 기표원의 발표대로 조치를 취할 경우 한국 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리콜’을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기업 이미지와 신뢰도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도 있어 이를 막기 위해서라면 법적 대응도 불사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기표원의 고민은 여기서 시작된다. 애플이 쓰지 않은 ‘리콜’이라는 표현을 썼다는 데 부담을 느끼는 모양새다. 실제 애플은 기표원 권고에 대한 답신에 ‘리콜’이라는 단어는 쓰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법적 공방이 일어날 경우 이 때문에 불리한 부분이 생길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더구나 지난 6월, 기표원이 1세대 아이팟 나노 제품을 입수해 문제 여부를 조사했으나 별다른 점을 발견하지 못했기에 애플 측이 리콜 권고를 거부할 경우 어떤 식으로 대응할 것인지에도 관심이 쏠렸었다.
그럼에도 기표원은 “최근 아이팟 배터리 사고와 관련해 소비자의 불안감이 확대되고 있으니 사고 예방 및 불안감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배터리 교환 등과 같은 리콜 조치를 취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고 답신을 받은 이후 ‘애플 리콜 수용’이라는 발표를 한 것이다.
한편, 지난 22일 애플 본사의 제품안전 겸 설계담당 부사장과 제품담당 이사가 방한, 기표원 관계자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는 애플 담당 변호사도 함께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표원은 이 건과 관련해선 언론과의 인터뷰는 일체 사절한다고 밝혔다. 기표원 관계자는 “언론 보도로 인해 그간 ‘공세’였던 것이 ‘수세’로 상황이 역전될 수 있으니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실무선에서 독단적으로 언론에 말을 흘리니까 일이 자꾸 원점으로 되돌아간다”며 “서로 합의된 게 오고가면 정확하게 발표할 테니 기다려달라”고 덧붙였다.
<한주엽 기자> 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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