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영풍 '과징금 부과 취소 청구' 기각…석포제련소 카드뮴 포함된물 배출 혐의 인정되나
- 환경부조치 ‘적법·정당’ 판결
- 영풍, 낙동강 최상류에서 ‘중금속’ 카드뮴 오염수 불법배출 혐의
[디지털데일리 최천욱 기자] 영풍이 석포제련소에서 카드뮴이 포함된 물이 낙동강으로 방류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방치했을 가능성 크다는 법원 판결 결과가 나왔다.
영풍이 환경부의 과징금을 취소해 달라며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재판부는 해당 사실을 기재한 영풍의 내부 작성 문건이 다수 발견됐다는 점을 거론하며 과징금 부과를 취소해 달라는 영풍의 요청을 기각했다.
영풍이 카드뮴이 포함된 물이 낙동강으로 방류되고 있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았다는 취지의 내용이 재판을 통해 공개되면서 논란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27일 서울행정법원 제7부(재판장 이주영 수석부장판사)는 영풍이 환경부 장관을 상대로 낸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청구 소송 선고에서 원고 영풍의 청구를 기각했다.
서울행정법원 설명자료에 따르면 재판부는 “영풍 석포제련소에서 2019년 4월부터 2021년 4월까지 기간 중 카드뮴이 낙동강으로 유출된 사실이 인정된다”며 환경부장관이 이를 처분사유로 하여 석포제련소를 운영하는 ㈜영풍에 과징금 약 280억 원을 부과한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과징금 부과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 영풍의 청구는 기각됐다.
특히 법원은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 사실을 조목조목 적시하며 환경부의 과징금 청구가 합리적이었음을 인정했다.
법원은 석포제련소의 현황과 배수시스템, 주요 조사 및 단속 결과 등을 종합해 검토한 결과 이 기간 동안 아연 제련 공정에서 이중옹벽, 배수로, 저류지, 공장 바닥을 통해 카드뮴이 지하수와 낙동강으로 유출됐다고 판단했다.
특히 재판부가 석포제련소에서 카드뮴이 포함된 물이 낙동강으로 방류되고 있다는 점을 기재한 영풍 내부 문건들이 있음을 공개한 점도 관심을 끈다.
사전에 오염수 방류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제대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이 법원의 선고과정에서 드러나면서 환경단체와 지역주민들을 넘어 낙동강을 식수원으로 하는 영남지역을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더욱 거세질 전망된다.
나아가 석포제련소 폐쇄와 이전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석포제련소 이중옹벽에서 누수 흔적이 확인됐고 하부 바닥에서 다수 균열이 발견됐으며, 석포제련소에서 카드뮴이 포함된 물이 낙동강으로 방류되고 있음을 기재한 영풍 내부 문건도 다수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법원에 따르면 2022년 2월 영풍은 지하수차단 시트파일을 설치하고 하부 라이닝, 내산 벽돌공사를 시행했다. 이어 같은 해 9월에는 차수벽 공사, 2023년 12월에는 하부 바닥 보강공사를 완공했다. 그 결과 석포제련소 내부 지하수, 외부 하천수의 카드뮴 농도가 크게 감소했다.
이러한 조치를 취하기 전까지는 석포제련소에서 카드뮴이 유출되고 있었다는 방증이라는 것이 재판부 설명이다.
앞서 2018년 12월부터 4개월 연속으로 영풍 석포제련소 인근 낙동강 하류 5km, 10km 지점의 국가수질측정망에서 하천수질기준 0.005㎎/L을 웃도는 카드뮴이 검출되면서 문제가 있음이 드러났다. 이후 2019년 4월 대구지방환경청이 석포제련소 인근 낙동강 수질을 측정했고, 환경부 중앙환경단속반이 특별단속도 실시했다.
당시 특별단속 내용에 따르면 영풍 석포제련소는 무허가 지하수 관정을 운영하고, 관정가운데 상당수에서 지하수 생활용수기준치인 0.01㎎/L을 훨씬 초과하는 카드뮴이 검출된 사실이 확인됐다.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석포제련소 공장내 지하수에서는 지하수 생활용수 기준의 최대 33만2650배인 3326.5 ㎎/L라는 막대한 수준의 카드뮴이 검출됐다. 하천 바닥에 스며들어 흐르는 복류수 또한 하천수질기준 대비 15만4728배인 773.64㎎/L가 검출됐다. 낙동강으로 일일 카드뮴 유출량은 약 22kg, 연간 기준으로는 약 8030kg으로계산됐다.
이에 따라 2021년 11월환경부는 영풍 석포제련소에 과징금 281억 원을 부과했으나 영풍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행정소송으로 맞섰다.
영풍은 석포제련소가 낙동강으로 카드뮴을 유출한 사실이 온전히 입증되지 않았고 일일 카드뮴 유출량은 추정치에 불과하다는 점, 2019년 11월 개정된 환경범죄 단속법이 과징금 산정기준을 불법배출 오염물질 양에서 매출액으로 변경했으므로 개정 이전 카드뮴 유출에 대해 개정법을 적용하는 것은 ‘소급입법금지원칙’에 위반된다는 주장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재판부는 석포제련소의 카드뮴 유출은 2019년 4월부터 2021년 4월까지 동일한 목적의 조업과정에서 계속해서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단일한 제재대상 행위에 해당한다고 봤다.
개정 환경범죄단속법에 의거해 매출액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계산한 것은 소급입법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풍 석포제련소는 이달 26일부터 58일 간 조업정지에 들어갔다. 폐수를 무단으로 배출하고 무허가 배관을설치하는 등 물환경보전법을 위반한 데 따른 처분이다. 이에 따라 조업활동이 중단되는 등 사업에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영풍은 이미 지난해 영업적자 1622억 원, 당기순손실 2633억 원으로 1999년 공시 이래 최대 규모의 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영풍 오너 장씨 일가와 경영진을 둘러싼 사회적 지탄도 점차 거세지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과 ‘영풍 석포제련소 주변 환경오염 및 주민건강 공동대책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 2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풍 석포제련소 폐쇄를 촉구하면서 “정부와 국회는 더 이상 영풍 석포제련소가 불법 범죄기업으로, 노동자들의 죽음터로서 악순환을 되풀이하지 못하도록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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