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 통신기술과 본격 결합한다
가전제품이 통신기술과 본격 결합되고 있다.
홈네트워크는 이미 오래 전부터 얘기되어 온 개념으로, IT업계의 중요한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를 한몸에 받아왔지만, 시장 활성화는 매우 더딘 상황이다.
가장 큰 이유는 홈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비용 때문에 건설사들이 이 기술의 접목을 꺼린다는 점인데, 가정 내 전자제품들이 통신기술을 지원하지 않아 이를 위한 장치들을 갖추는 것이 비용 상승의 한 원인으로 지적돼 왔다.
이런 가운데, 최근 들어 통신기술 특히 무선통신 기술을 가정 내 전자제품에 쉽게 탑재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 활용 및 관리 측면에서도 성능이 향상된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 홈네트워크의 본격 확산 가능성에 눈길이 쏠리는 상황이다.
◆CES2009 기점으로 가전+통신 결합 움직임 본격화 = 가전제품의 통신기술 탑재는 지난해부터 부쩍 움직임이 눈에 띄기 시작했는데, TV 제조사들이 제품 안에 무선랜을 탑재해 셋톱박스 없이도 방송을 수신할 수 있도록 하고, PC의 데이터를 무선으로 전송할 수 있게 하는 등의 시도를 하고 있다.
또,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 중 무선USB는 가전제품과 컴퓨팅 기기들 사이에서 최대 48Mbps 속도로 콘텐츠를 주고받을 수 있게 해주는데, 국내에서 이미 가전제품에 테스트가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막을 내린 CES2009를 기점으로 가전제품 및 TV 주변기기 업체들 뿐 아니라, 통신장비와 반도체 등 여러 분야에서 ‘가전+통신’ 시장을 위한 기술·제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무선통신 칩셋 전문업체 브로드컴은 WiFi 칩셋과 HD비디오/오디오 시스템온칩(SOC) 솔루션을 결합해 가정 내 비디오 제품에서 디지털 콘텐츠를 손쉽게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제품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소비가전 제조사들이 DTV와 블루레이 디스크, 셋톱박스 및 IPTV 플랫폼에서 고성능 프로세서, 3D 그래픽, MPEG-4 같은 고해상 비디오를 쉽게 전송·공유할 수 있도록 해준다. 브로드컴은 이 제품에 탑재된 802.11n 무선랜에 다중작업을 안정되게 소화할 수 있고 오류를 줄일 수 있는 기술 등을 접목했다.
◆칩셋제조사 “가전제품 무선통신 적용 쉬워진다” = CSR은 소비가전 제품에 최적화된 블루투스 디바이스 ‘BC5120’ 및 블루코어 세션 매니저(BlueCore Session Manager:BCSM)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제품을 선보였는데, 제품의 출시기간을 최대한으로 줄이면서 개발비용도 대폭 낮출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장점이다.
BC5120 칩셋은 BCSM 소프트웨어는 디지털TV, 하이파이 오디오, DVD플레이어, 핸드헬드 콘솔 게임기를 포함한 소비가전 제품에 블루투스 기술을 지원해 손쉽게 멀티미디어홈을 구현할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시스코는 자사의 ‘커넥티드 라이프’ 비전을 현실로 구현할 수 있는 제품을 최근 선보였다.
시스코가 내놓은 ‘시스코 와이어리스 홈 오디오 솔루션’은 는 집안 어디서나 무선으로 음악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간단한 설치 작업과 리모콘 조작만으로 무선랜 기술을 이용해 인터넷의 주요 음악사이트에서 원하는 음악을 손쉽게 선택해 즐길 수 있게 해준다.
또 지능형 저장장치인 ‘시스코 미디어 허브’는 집안의 여러 디지털 기기에 저장된 디지털 음악은 물론, 사진·영상과 같은 콘텐츠를 한데 모아 인터넷 브라우저처럼 친숙한 사용자 환경에서 관리·이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품이다.
◆홈네트워크 쉽게 구현, 서비스 유연성도 높아질듯 = 삼성전자는 휴대폰·PC·가정용통신단말 등 집안의 디지털 기기들 사이에 콘텐츠를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게 해주는 차세대 셋톱박스 홈미디어 스테이션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 셋톱박스는 TV용 콘텐츠를 휴대폰에서 보거나, PC에 저장된 파일 및 전화 메시지를 TV로 볼 수 있게 해준다.
가정에 다양한 전자기기들이 혼재돼 있는 상황에서 특정 통신 인프라에 종속되는 형태로는 홈네트워크, 멀티미디어홈 서비스가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반도체 및 통신업계 관계자들은 “집안의 다양한 가전제품에 통신 기술, 특히 무선통신기술이 접목되면 홈네트워크가 보다 쉽게 구현될 뿐 아니라, 콘텐츠 활용 등 서비스 측면에서도 유연성이 훨씬 높아진다”며, “최근 가전과 통신기술이 접목되는 움직임이 홈네트워크 서비스 활성화를 견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재철 기자>mykoreaon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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