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 사태는 AI 기술의 신뢰성과 자원 효율성, 인프라 안정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AI가 산업 전반의 혁신을 이끄는 지금, 기술의 발전만큼이나 그 책임 있는 활용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AI WAVE 2025'는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최신 AI 트렌드와 산업별 적용 사례를 조망하며, 실질적인 비즈니스 혁신 전략과 미래 기회 선점을 위한 인사이트를 제시하고자 한다. <디지털데일리>는 행사에 앞서 기획기사를 통해 기술을 넘어 전략으로, 혁신을 넘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AI 발전 방향을 함께 모색한다 [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 '2025년은 AI 에이전트 보급의 원년이 될 것'이란 AI 업계의 예상은 빠르게 현실화되고 있다. 아직 올해의 절반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지만 이미 일상 편의 서비스, 업무 생산성 향상 도구, 신규 비즈니스 창출 기회 등 다방면에서의 AI 에이전트 도입 효과가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 눈에 띄는 사례인 '코딩 에이전트'는 최근 '바이브 코딩'이란 이름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바이브 코딩은 생성형 AI를 이용해 일상어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방식이다. 사용자가 코딩에 서툴러도 최소한의 개발 지식만 있다면 "테트리스 게임 코드를 만들어줘" 같은 단순 입력만으로도 본인 역량 이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 또한 명령이 구체적일수록, 사용자의 프로그램 개발 이해도가 높을수록 바이브 코딩의 효율은 수직 상승한다. 따라서 비전문가의 개발 입문 장벽을 낮춰주는 건 물론이고, 개발 현업에서도 프로토타입 개발 등에 도입하는 사례가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현시점 코딩 에이전트 서비스의 선두로 꼽히는 '커서(Cursor)'의 파격적인 성장세는 코딩 에이전트 시장의 달아오른 열기와 기대를 체감하기에 충분하다. 커서는 2022년 MIT 재학생들이 공동설립한 애니스피어의 간판 서비스다. 이들은 지난 5일 90억달러(약 12조7700억원)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평가받아 AI 업계를 놀라게 했는데 애니스피어의 기업 가치는 불과 4개월 전만 해도 초기 스타트업으로는 이례적인 수준인 25억달러였다.

최근 다분야에서 여러 AI 에이전트가 주목받고 있지만 유독 코딩 에이전트의 가치가 높게 평가받는 이유는 실전성이다. 단순 코드부터 프로토타입 개발, 이제는 박사급 고급 코딩까지 실무 현장에서의 효용이 검증되고 입소문이 퍼지고 있는 시점이다. 개발자 도구 전문기업 젯브레인에 따르면 2023년에 이미 전세계 개발자의 77%가 코딩에 챗GPT를 활용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이와 함께 AI 인재 구인, 인건비 부담에 시달리던 AI 스타트업들은 "신입 개발자 수준의 코딩은 이미 AI로도 대체 가능한 수준"이라며 코딩 에이전트 도입의 현실적인 이유를 설명하기도 한다. 나아가 코딩 에이전트는 비즈니스 아이템이 되기도 한다. 강남 소재의 한 AI 개발기업 관계자는 "코딩 에이전트는 시간과 돈을 모두 벌어주는, AI 기업 입장에선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며 "오픈AI의 대항마인 앤트로픽도 올해는 매출 비중과 수요가 높은 코딩 API 판매에 무게를 두기 시작한 모양새"라고 전했다.

AI 에이전트는 기업의 복잡한 실무 처리와 1인 기업의 확장에도 직접적인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챗GPT 같은 범용 AI와 달리 AI 에이전트는 도입 분야에 특화된 학습 및 기능을 탑재함으로써 상대적으로 복잡한 업무에 투입할 수 있다. 또한 올해 AI 개발업계의 화두인 앤트로픽의 'MCP'라는 AI 통신 프로토콜을 활용하면 기존 AI에 외부 서비스 기능을 플러그인 형태로 연결할 수 있는데, 이를 이용한 미니 에이전트 개발 사례와 구축 팁도 확산되어 가는 추세다.

특히 전문 AI 에이전트 간 연결은 비즈니스에서도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예를 들어 '트레이딩펌' 에이전트를 만든다면 사람을 대신해 '연구원', '트레이더', '리스크 관리자', '펀드 매니저' 등의 역할을 담당하는 개별 에이전트가 서로 협업하도록 만들 수 있다. 이런 구조의 초기 단계 AI 에이전트 컴퍼니는 글로벌 AI 학회인 'AAAI 2025'에 게재된 관련 실험 논문(TradingAgents: Multi-Agents LLM Financial Trading Framework)에서 실효성이 검증된 바 있다.

나아가 개인, 기업 사용자 환경에서 AI 에이전트는 기획 및 의사결정을 돕는 조력자로도 거듭나고 있다. 오픈AI나 구글,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최근 중점을 두는 AI 개발 포인트는 '고급 추론'이며 여기에는 AI가 데이터를 보다 능동적으로 분석해 새로운 아이디어나 답을 찾아 제안할 수 있는 역량이 포함된다. 사전학습 데이터를 중심으로 질문에 대한 단순 답변 중심으로 동작한 1~2년 전 대화형 AI와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이처럼 오늘날 AI 에이전트는 더 이상 명령한 만큼만 움직이는 수동적인 비서가 아니다. 하나를 지시하면 둘, 셋을 할 수 있는 창의적 비서이자 직원으로 변모 중이다. 시장 전망도 밝다. 해외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2024년 국내 AI 에이전트 시장은 약 1억2790만달러(약 1800억원) 규모로 예측된다. 연평균성장률(CAGR)은 56.1%로, 이를 적용 시 2030년 시장규모 예상치는 17억9810만달러(약 2조5400억원)에 달한다.

한편, 이러한 기술 흐름과 산업 수요에 주목해, 디지털데일리는 오는 5월28일 소공동 롯데호텔 서울에서 'AI 웨이브 2025(AI WAVE 2025)'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본 행사는 에이전틱 AI를 비롯한 최신 AI 기술 전략과 차세대 아키텍처 동향을 조망하고, 실제 기업 현장에서 AI 기술을 어떻게 구현하고 있는지를 깊이 있게 다루는 자리다.

이번 행사에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김경만 인공지능기반정책관이 정부의 AI 전략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발표하며, HS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인스웨이브, 다올TS, LG AI 연구원, 코닝, 네이버랩스, SK텔레콤, 영림원소프트랩, 라온시큐어, LG CNS, 업스테이지, 코리아엑스퍼트, 한글과컴퓨터, GS네오텍, 플로우, 더존비즈온, 이노그리드, 엔씨소프트 등 산업별 주요 AI 응용 사례가 공유될 예정이다.

AI 에이전트 관련 키워드 발표로는 ▲'개발 전 과정에 스며드는 AI 에이전트, 그 가능성과 한계(인스웨이브)' ▲AI 에이전트가 이끄는 AI 전환(SKT) ▲ADK·MISO로 누구나 쉽게 만드는 나만의 AI 에이전트(GS네오텍)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