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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2025] 앙숙 안철수 이준석도 AI 앞에서는 '대동단결'

이나연 기자
안철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이날 오후 경기 성남시 판교역 앞 광장에서 '인공지능(AI) 기술 패권 시대 대한민국 미래를 말하다'를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안철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이날 오후 경기 성남시 판교역 앞 광장에서 '인공지능(AI) 기술 패권 시대 대한민국 미래를 말하다'를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정책 결정권자가 과학기술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어야 정확한 사람을 인선할 수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앞으로 정책 결정자에 디지털 리터러시와 산업 이해 센스가 더 중요해질 것이다. 말도 안 되는 정책에 시간과 돈을 낭비하는 것은 그만해야 한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

안철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한국의 실리콘밸리'이자 안철수 후보 지역구인 판교에서 한국 기술 패권을 주제로 머리를 맞댔다.

두 후보는 과거 2016년 20대 총선 당시 서울 노원병에서 지역구 대결을 벌이며 정치권 '앙숙'으로 불렸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이공계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강조하며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했다.

안 후보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박사 과정 재학 중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프로그램 'V3'를 개발하고 안철수연구소(안랩)를 창업한 바 있다. 안랩은 국내 주요 보안 기업으로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이준석 후보는 서울과학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컴퓨터과학 및 경제학을 전공했다.

25일 업계와 국회에 따르면 안 후보와 이 후보는 이날 오후 경기 성남시 판교역 앞 광장에서 '인공지능(AI) 기술 패권 시대 대한민국 미래를 말하다'를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김동환 포티투마루(42MARU) 대표 진행으로 AI기본법부터 반도체 정책, 미국 관세 대응 등 AI를 둘러싼 다양한 쟁점이 오갔다.

안철수 국민의힘 대 경선 후보가 25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앞 광장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와 함께 주최한 인공지능(AI) 관련 '미래를 여는 단비토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4.25 [ⓒ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힘 대 경선 후보가 25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앞 광장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와 함께 주최한 인공지능(AI) 관련 '미래를 여는 단비토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4.25 [ⓒ 연합뉴스]

안 후보는 작년 연말 국회를 통과해 내년 1월 시행을 앞둔 AI기본법에 대해서 진흥과 규제 균형을 위해 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어떤 법은 5년 혹은 10년마다 개정하는데 AI 기본법만은 최소한 반년 내지 1년마다 살펴보고 우리나라 형편에 맞게 고도화해야 경쟁력을 향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두 후보는 AI 학습을 위한 데이터 확보를 비롯해 반도체 산업 지원 필요성에 대해 의견을 같이했다. 이 후보가 "법률 데이터 같은 공공분야 대규모 데이터 확보가 중요하다"고 하자, 안 후보도 "현대 데이터뿐 아니라 조선시대 등 옛 데이터도 학습시켜 한국 콘텐츠 개발에 이용하면 큰 부가가치를 이끌 것"이라고 호응했다.

반도체 역시 중국, 대만 등에 패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AI 특화형 반도체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이번 토론은 각 후보 AI 공약을 띄우는 목적이 아니었던 만큼, 두 사람 모두 현장 발언이 정치적으로 소비될 가능성에 조심스러운 태도였다. 안 후보는 지난 13일 국회에서 "과거의 법률가가 아닌 미래를 이해하는 과학자, 경제인이 나라를 이끌어야 할 시대"라며 10대 공약을 발표했다.

그는 21일 과학의 날에도 차기 대선 핵심 의제로 '5대 초격차 전략산업' 육성을 강조하며 ▲AI 세계 3강 진입 ▲반도체 기술 주권 확보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중 5% 달성 ▲과학기술 인재 100만명 양성 ▲K-스타트업 펀드 20조 조성 등을 재차 강조했다.

반면 이 후보는 대선에 출사표를 던진 이후 뚜렷한 AI 공약을 공식 발표한 적은 없다. 경쟁자인 타 후보들이 발표한 AI 정책 제안에 대한 비판 발언을 통해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최형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민의힘 간사가 24일 <SBS X 그랜드 퀘스트>에서 정당의 과학기술 정책 공약을 소개했다. SBS X 그랜드 퀘스트는 SBS와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이 공동 주최하는 과학·기술 전문 포럼이다. [ⓒ 최형두 의원실]
최형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민의힘 간사가 24일 <SBS X 그랜드 퀘스트>에서 정당의 과학기술 정책 공약을 소개했다. SBS X 그랜드 퀘스트는 SBS와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이 공동 주최하는 과학·기술 전문 포럼이다. [ⓒ 최형두 의원실]

판교에서 이공계 정치인들이 AI 현안 대화에 나서기 전인 이날 오전에는 'AI 3대 강국(G3)' 목표 실현에 대한 진정성을 호소하는 정당도 있었다. 대선을 앞두고 정당과 후보별 AI 공약이 난무하면서 나름의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최형두 의원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힘 AI G3 공약은 진심"이라며 "어제 권성동 원내대표가 바쁜 시간을 쪼개 스탠포드 AI 연구소장을 만나 장시간 토론한 것도 AI 시대를 맞는 국민의힘 진심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방송협회에 이어 전날 신문협회가 AI 시대 뉴스 콘텐츠 저작권을 보호받기 위한 공정거래위원회 제소에 나선 가운데 "뉴스·문화 콘텐츠 저작권 보호에 함께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최 의원은 "신문 방송 언론과 문화계도 AI로 함께 발전할 수 있다"면서 "언론 생태계를 파괴해 온 인링크 뉴스포털은 사라질 것이며 아웃링크 시스템 정착을 위해 언론사가 K 클라우드를 손쉽게 이용하도록 하겠다"고 부연했다.

이나연 기자
ln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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