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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크·넷, 1분기도 성장세…엔씨·카겜과 격차 확대

문대찬 기자

[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지난 1분기에도 국내 주요 게임사의 실적 희비가 갈린 것으로 보인다. 작년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거둔 넥슨과 넷마블, 크래프톤은 신작 흥행에 힘입어 호실적이 예상되는 반면, 엔씨소프트(이하 엔씨)와 카카오게임즈는 침체가 길어지는 모습이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요 게임사로 분류되는 ‘3N2K(넥슨·넷마블·엔씨·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의 엇갈린 실적 흐름이 올해에도 계속되고 있다.

넥슨은 지난 1분기 매출 최대 1조1296억원(1221억엔, 환율 100엔당 925.1원), 영업이익 최대 3275억원(354억엔)을 기록할 것으로 자체 예상했다. 지난해 4분기 대비 매출은 54.9% 오르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한 수치다. 4분기 당시 적자전환하며 성장세가 주춤했으나, ‘중천’ 업데이트로 반등한 ‘던전앤파이터’ 성적에 힘입어 분위기를 바꾼 모양새다.

여기에 지난달 말 출시한 신작 2종의 성과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원작 ‘마비노기’를 기반해 지난달 27일 공개한 ‘마비노기 모바일’은 이날 현재도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4위, 애플 앱스토어 매출 2위를 기록하며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크로스플레이를 지원하는 PC 버전 매출까지 포함하면 실제 매출 규모는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3월28일 출시된 던전앤파이터 기반 신작 하드코어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퍼스트버서커: 카잔(이하 카잔)’도 글로벌 시장에 연착륙했다. 출시 직후 PC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에서 이용자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글로벌 각지에서 판매 순위 상위권을 차지했다.

[ⓒ크래프톤]
[ⓒ크래프톤]

크래프톤은 지난 1분기 매출 7937억원, 영업이익 3861억원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2%, 24.4% 오른 수준이다. 대표 IP ‘배틀그라운드’의 견조한 흥행세와 더불어, 신작 ‘인조이’ 성과에 힘입어 이번에도 계단식 성장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8일 스팀에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로 출시한 인조이는 출시 일주일 만에 100만장을 판매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최근 2~3년간 출시된 국산 게임들 중 가장 빠르다. 지난 2017년 출시돼 16일 만에 100만장을 돌파한 배틀그라운드 보다도 빠른 수준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펍지(배틀그라운드)는 1분기 중 진행한 8주년 이벤트에서 2019년 이후 최대 동접자를 기록했다”며 “2분기 이후 아이돌, 프리미엄 차량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또 한 번의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넷마블은 1분기 매출 6126억원, 영업이익 29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7%, 681.2% 증가한 수준이다. 작년부터 이어온 비용 효율화 기조와 더불어, 지난달 20일 출시한 ‘RF온라인 넥스트’ 등 신작 성과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RF 온라인 넥스트는 지난 20년간 서비스 되며 인기를 누린 ‘RF 온라인’을 원작으로 한 게임으로, 이날도 구글 플레이 매출 1위, 애플 앱스토어 매출 7위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남효지 SK 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의 흥행으로 부담스러운 실적 기저와 올해 추가적으로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나 최근 이 게임의 트래픽 및 매출 반등, RF 온라인 넥스트의 성공,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는 신작 출시 준비를 통해 매출 성장에 대한 우려는 해소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

반면, 신작이 부재했던 엔씨는 1분기 매출 3673억원, 영업이익 85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7%, 66.9% 감소하며 성장이 뒷걸음질했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매출 1404억원, 영업손실 71억원으로 각각 43% 감소, 적자전환한 것으로 예상된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엔씨에 대해 “모바일 ‘리니지’ 3종은 전분기 대비 매출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일회성 인건비 발생과 마케팅비 증가로 흑자 전환 폭이 기대보다 작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은 “PC부문에서는 지난 12월 출시된 ‘패스 오브엑자일2’의 트래픽이 꾸준히 감소해 성과가 부진했으며, 1월 출시된 ‘발할라 서바이벌’이 매출 순위 20위권에도 들지 못해 성과가 저조했다”고 진단했다.

오랜 기간 이어진 3N2K 구도는 작년을 기점으로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넥슨은 국내 게임사 최초로 매출 4조원을 돌파하고, 영업이익은 1조1157억원을 기록했다. 크래프톤도 연간 매출 2조7098억원, 영업이익은 1조1825억원을 기록했다. 넷마블도 작년 매출 2조6638억원, 영업이익 2156억원을 기록하며 이들 못지 않은 성과를 냈다.

이에 반해, 엔씨는 상장 후 첫 적자를 기록하며 쓴잔을 들이켰다. 카카오게임즈도 작년 매출이 1조원을 밑돌고,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2% 감소하며 상위 3사와 격차가 벌어졌다.

한편 양사의 분위기 반전 시점은 하반기가 될 전망이다. 엔씨는 ‘아이온2’와 ‘LLL’, ‘택탄: 나이츠오브더가즈’, ‘브레이커스: 언락더월드’ 등 신작을 잇달아 출시한다. 카카오게임즈는 ‘가디스오더’, ‘프로젝트C’, ‘크로노오디세이’, ‘프로젝트Q’ 등 퍼블리싱 신작을 차례로 공개한다.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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