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vs 롯데웰푸드, 인도서 '정면승부'… 전략도, 성과도 달랐다
[디지털데일리 최규리기자] K스낵 대표주자인 오리온과 롯데웰푸드가 인도를 차세대 글로벌 성장 거점으로 삼고 점유율 경쟁에 나섰다. 14억5000만명의 인구와 젊은 소비층을 기반으로 한 인도는 소비 확산 속도가 빠른 유망 시장이다. 관세 영향으로 중국과 미국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양사는 현지 실적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 단일 브랜드 vs 복합 포트폴리오=인도 시장에서 오리온과 롯데웰푸드는 서로 다른 전략적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우선 오리온은 '초코파이' 단일 브랜드에 역량을 집중해 고정비를 최소화하면서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구조다. 한 브랜드에 집중하는 대신 제품군을 세분화해 지역별 입맛과 문화적 특성을 반영해 브랜드 충성도를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마시멜로 성분이나 과일 맛 등 현지화된 초코파이 제품 출시도 이 전략의 일환이다. 단일 브랜드이지만 현지 맞춤형 변형을 통해 포트폴리오 분산 효과를 일부 흡수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롯데웰푸드는 초코파이뿐 아니라 빼빼로, 아이스크림 등 다층적인 제품군을 전개해 브랜드 인지도를 광범위하게 확대해왔다. 제과와 빙과 양축을 동시에 운영하면서 유통채널과 소비자 접점을 넓히고, 지역별 성수기와 비수기를 분산시키는 데 유리한 전략이다. 특히 인도 내 '하브모어' 인수를 통해 확보한 빙과 생산라인은 동남아·중동까지 커버할 수 있는 수출 거점으로 기능하고 있어 구조적 확장성까지 갖췄다.
실적에서도 양사의 전략 차이는 뚜렷하다. 오리온은 초코파이를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이익률을 유지하며 글로벌 영업이익률 상위권을 지켜왔다. 반면 롯데웰푸드는 다양한 제품군을 통한 매출 기반 확대와 점진적 시장 침투에 초점을 맞추며 외형 성장률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해 해외 매출 1조원을 돌파한 것도 이러한 복합 포트폴리오 전략이 성과로 연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 오리온, '단일 브랜드+수익성' 카드=오리온은 지난해 매출 3조1043억원, 영업이익 5436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전체 매출의 65%를 해외에서 거둘 만큼 글로벌 전략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인도는 중국·베트남·러시아에 이은 '제4의 성장축'으로 낙점됐다.
인도 전략은 초코파이 단일 브랜드 중심의 고수익 프리미엄 시장 공략이다. 오리온은 초기에는 베트남 공장에서 제품을 수출했지만, 2021년 인도 라자스탄에 자체 공장을 설립하며 물류비와 공급 리스크를 제거했다. 이후 생산라인 증설, 마시멜로 성분 교체, 딸기·망고 등 현지 입맛 반영 제품 출시 등 ‘Taste Localization(현지 입맛 조정 전략)’을 가속화하며 침투력을 높이고 있다.
생산은 인도 파트너사 '만 벤처스(Mann Ventures)'가 맡고, 오리온은 품질관리와 영업·마케팅을 직접 운영하는 이원화 체제를 통해 고정비 부담을 낮췄다. 최근에는 총 8300억원 규모의 글로벌 생산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 중 4600억원은 충북 진천에 생산·포장·물류 통합 거점센터 구축에, 나머지 3700억원은 인도 등 고성장 해외 법인에 투입해 생산능력을 두 배 이상 확대할 예정이다.
◆ 롯데웰푸드, '멀티 브랜드+광역 포트폴리오'로 맞불=롯데웰푸드는 지난해 해외 매출 1조616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조 클럽'에 진입했다. 인도 현지 법인 매출은 8567억원, 수출은 2049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7%, 17% 증가하며 실적 모멘텀을 키웠다.
롯데웰푸드는 오리온보다 앞서 2004년 인도 제과업체 패리스 인수를 통해 시장에 진출했다. '롯데 인디아'를 통해 초코파이를 현지화했고, 현재 인도 초코파이 시장 점유율 약 70%, 연매출 750억원 규모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2023년에는 하리아나 공장에 330억원을 투자해 해외 첫 빼빼로 생산라인을 구축했으며, 올해 하반기 가동 예정이다. 아이스크림 부문에서는 인도 1위 브랜드 '하브모어(Havmor)'를 기반으로 공장을 증설하고 있으며, 현재 9개 생산라인에서 2028년까지 16개로 확장할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롯데 인디아'와 '하브모어'를 단일 법인 'ONE INDIA'로 통합한다. 조직과 물류, 마케팅을 아우르는 전방위 통합을 통해 운영 효율과 브랜드 시너지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오리온은 브랜드 집중도를 바탕으로 비용 효율을 높이고 빠른 시장 적응을 꾀하는 반면, 롯데는 제품 다변화를 통해 카테고리별 매출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며 "올해는 인도 내 K푸드 소비가 본격적으로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이는 만큼, 양사의 전략이 단기 실적은 물론 중장기 브랜드 경쟁력까지 어떻게 연결될지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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