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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X가 살길” KT, 수익창출 의지 강조…구조조정·부동산 매각 논란 ‘도마위’(종합)

오병훈 기자
김영섭 KT 대표는 31일 개최된 제43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김영섭 KT 대표는 31일 개최된 제43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디지털데일리 오병훈기자] KT가 31일 열린 제43기 주주총회에서 인공지능 전환(AX) 사업을 통한 수익창출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AI 서비스 시장 확대 흐름에 따라 AI 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전 생태계에 집중 투자해 AX 사업을 통한 실질적인 매출 확대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 구체화는 현재 진행형이다. 이번달 출범한 AX딜리버리센터를 시작으로 오는 6월 중에는 한국적 AI 모델 및 ‘KT 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를 선보여 서비스 고도화에 그룹사 역량을 총동원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AX 사업 확대에 필요한 자본 확보 과정에서 잡음도 지속 발생하고 있다. KT가 AI 사업에 필요한 자본을 마련하기 위해 단행한 인력재배치 및 자산 매각을 두고, ‘단기적인 성과에 매몰된 결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KT 김영섭 대표는 이날 개최된 정기주총서 인사말을 통해 “KT는 AICT(인공지능+정보통신기술) 기업으로 전환을 선언한 지 1년 만에 혁신과 성장의 기반을 마련했다”며 “올해는 기업 간 거래(B2B) AX, 미디어 사업 혁신을 통해 AICT 기업으로의 완전한 변화를 달성하고 기업가치 향상을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X의, AX에 의한, AX를 위한”...올해 6000억원 이상 매출 목표

김 대표가 강조한 대로 KT는 지난해부터 AI 사업을 통한 수익 창구 기반 마련을 시작했다. 핵심은 글로벌 빅테크 MS와 협업을 통한 AI 생태계 기술 역량 확보다. 특히 이달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25’에서 김 대표는 구체적인 MS와 협업 청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먼저 MS와 KT 인력이 함께 운영하는 AX딜리버리센터가 이번달 출범했다. AX딜리버리센터는 AI 시스템 구축이 필요한 기업을 대상으로, 컨설팅부터 시스템통합(SI), 시스템관리(SM)까지 이르는 종합 서비스를 제공한다. 관련해 현재 MS직원과 KT직원 100명이 업무를 시작했으며, 향후 총 300명 규모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AX딜리버리센터는 KT AX 사업 전초기지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를 강조하기 위해 이날 주총에선 처음으로 경영전략 발표 시간까지 마련됐다.

정우진 KT 전략사업컨설팅부문장 전무는“KT는 MS와 협업 중점 사항으로 AX딜리버리센터를 가장 중심에 두고 있다”며 “KT 그룹 내 AX 전문 인력과 그리고 MS가 가지고 있는 기술 사업 전문가, 분야별 글로벌 최고 전문가가 투입돼 300명 규모로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이어 “AX딜리버리센터는 이번달 출범해 KT 직원, 그리고 MS 직원 100여명이 먼저 업무를 시작했다”며 “올해 국내 AX 시장은 6조3000억원 정도 매출이 형성될 거라고 보여지고, (KT는) 초기 시장 진입자로서 이중 5~10% 이상 매출 비중 달성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MS와 협력은 AX딜리버리를 시작으로 한국적 AI 모델과 KT SPC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적 AI 모델은 한국 규제 및 문화 등을 학습한 AI 서비스로, 한국 이용자와 기업에 특화된 모델을 기반으로 작동한다. SPC는 클라우드 보안 및 규제 대응 역량을 위해서 MS와 협력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두 서비스는 모두 오는 6월 내 출시할 예정이다.

이렇게 마련된 AX 역량은 국내 다양한 분야 기업에 종합 AI 시스템 구축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현재 제조 분야에서는 스마트팩토리, 교육 분야에서는 AI 튜터, 금융 분야에서는 AI 뱅커 등 AX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 정 전무 분석이다.

정우진 KT 전략사업컨설팅부문장 전무가 31일 개최된 KT 주주총회에서 경영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정우진 KT 전략사업컨설팅부문장 전무가 31일 개최된 KT 주주총회에서 경영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AX 사업 자본금 마련 과정서 잡음 지속…KT새노조 “무리한 탈통신 중단해야”

다만, 이같은 AX 사업 확장 과정에서 잡음도 지속되고 있는 모양새다. KT 새노조를 포함해 KT 본사 내부에서는 주요 수익원 중 하나인 부동산업 및 호텔사업을 접는 것을 두고 ‘무분별한 자산 매각’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KT 경영진이 단기적인 성과 창출에만 매몰된 채 무리하게 자본금을 확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KT는 AX 사업에 필요한 자금 마련을 위해 지난해 호텔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하고 관련 부동산 매각을 결정한 바 있다. KT가 정체성으로 삼은 ‘AICT’에 집중하기 위해 부가 사업을 정리해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김 대표는 이날 주주총회에서 관련 비판이 제기되자 “왜 호텔사업에 그렇게 관심을 보이는지 잘 모르겠다”며 “KT는 AICT(인공지능+정보통신기술) 기업으로서, 관련 전략으로 설정하고, 이 본업 발전을 적극적으로 도모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부동산 매각은) 본업으로 규정하는 AI 사업 성장을 도모하는 중요한 재원으로 사용하기 위함”이라며 “부동산은 가능한 가치가 높을 때 잘 선택해서 팔고, 본업 발전에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경영진이 해야 할 마땅한 책무”라고 덧붙였다.

경영효율화 일환으로 진행한 인력재배치와 관련해서도 KT 새노조 비판을 직면했다. KT 새노조는 회사가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 중이며, 그 과정에서 통신 인프라 분야 직원 5700여명이 부당하게 구조조정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KT는 AICT(인공지능+정보통신기술) 기업으로 전환을 위해 혁신 차원에서 효율화 차원에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입장을 전했다.

김 대표는 이날 주주총회에서도 “지난해 단행된 인력재배치에 비합리적인 부분이 있었나. 구조조정은 가능한 합리적으로 했고 마지막까지 조정 대상 직원의 선택권을 보장했다”며 “(통신)선로 관리 분야 종사자 대부분이 50대 이상으로 집계됐다. 인력 구조가 신입, 중참, 고참 등 고루 구성돼야 하는데, 신입 사원을 뽑을 수 없는 구조였다”며 “10여년동안 신입 사원 못뽑았고, (새로운 인력 구성을 위해서는) 합리적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또, 같은 날 KT 새노조를 포함한 공공운수노조 방송통신협의회, KT민주동지회, 참여연대민생희망본부, 민생경제연구소는 주주총회가 개최되는 양재 KT연구개발센터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T의 이사진 구성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냈다.

김미영 KT 새노조 위원장은 “KT는 올해 주주총회에서 4명 사외이사 재선임을 의결했는데, 이 중 KT의 AICT(인공지능+정보통신기술) 전략과 부합하는 인사는 없다”며 “KT는 탈통신 전략에서 벗어나야 하며, 제대로 된 AICT 사업을 위해서라도 통신시설 투자를 확대해 5세대이동통신(5G) 고도화 및 6G 기술 선도에 투자하고, 관련 인력 확보에도 투자해달라”며 “KT 새노조와 대화에 나서서 경영 문제를 함께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KT는 이날 주주총회에서 현직 사외이사 곽우영, 김성철, 이승훈, 김용헌 재선임 안건을 상정해 원안대로 의결했다. KT는 앞서 사외이사 4인 재선임 안건을 의결하면서 이들을 ICT 및 법률 전문가로 소개했다. 이들 모두 신규 선임 이후 회사에 기여한 바가 크며, 향후 AI 사업 전략 고도화를 위해 재선임하기로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4인 사외이사 재선임 건 외에도 ▲제43기 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이 상정됐다.

지난해 KT 연결 재무제표는 연간 매출 26조4312억원, 영업이익 8095억원으로 승인됐다. 4분기 주당 배당금은 500원으로 확정했으며, 다음달 16일 지급될 예정이다. KT는 지난해 2059억원 규모 자사주 소각을 완료한 데 이어, 올해 8월까지 약 2500억원 규모 자사주를 추가로 매입 및 소각할 계획이다.

KT는 정관 일부를 변경해 분기배당 시 이사회가 분기 말일로부터 45일 이내에 배당액과 배당기준일을 설정할 수 있도록 배당 절차를 개선했다. 투자자들은 KT의 배당규모를 사전에 확인한 후 투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어 배당 절차의 투명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 회사채 발행 의결 방식 변경 안건도 승인됐다.

오병훈 기자
digim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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