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감동없는 ‘제4 인뱅’ 인가전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대표적인 인터넷전문은행중 하나인 카카오뱅크, 이 은행의 작년 4분기 실적 자료에 나타난 몇몇 지표들을 보면 걱정이 앞선다. 국내 인터넷전문은행들에게 더 이상 역동적인 혁신성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란 우려를 갖게한다.
씬파일러를 대상으로 한 중(中)금리 시장에서의 역할, 편리성과 혁신성을 앞세운 뱅킹서비스 등 시장에 ‘혁신의 메기’ 역할을 지속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현실에 나타난 수치는 그러한 기대와 거리가 멀다.
2024년 4분기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여신)잔액은 17.1조원이다. 1년전인 2023년4분기의 16.4조원에서 약 7000억원이 늘어난 수준이다.
반면 같은기간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은 12조7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6조원이나 증가했다. 시중은행들처럼 위험성이 적은 ‘주담대’ 영업에 훨씬 더 주력했다는 의미다.
또 2024년 4분기 ‘중신용자’ 대출 잔액은 4.9조원으로, 전체 대출의 32.4%를 기록했다. 정부가 요구하는 중저신용자 대출 최소 의무 평잔기준 30% 규제를 겨우 맞추고 있는 수준이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저마다 신용대출 부실을 막기위해 차별화된 CSS(개인신용평점시스템)을 잘 만들어 운용하고 있다고 자랑하지만, 정작 중저신용자 대출 잔액은 몇년째 최소한 수준에서 운영하고 있다.
정작 CSS를 스스로 신뢰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물론 인터넷전문은행 뿐만 아니라 시중은행들도 개인신용대출 연체율과 부실채권이 늘고있어 CSS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이런 가운데 기존 인터넷전문은행 3사 외에 ‘제4 인터넷전문은행’(제4인뱅) 출범을 위한 금융 당국의 인가 절차가 본격 개시됐다.
'제4 인뱅'은 과연 어떤 차별화를 보여줄 수 있을까.
지난 26일 마감된 제4인뱅 예비인가 신청에 한국소호은행을 비롯해 소소뱅크, 포도뱅크, AMZ뱅크 4곳이 접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 당국은 민간 외부평가위원회 심사를 포함해 올 6월 중 예비인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로선 한국신용데이터(KCD)가 주도하는 소호은행 컨소시엄에 우리·농협·하나은행 등 시중은행 3사가 참여함으로써 가장 유력하게 점쳐진다. 이외에 여러 금융사와 IT기업들이 ‘돈놓고 돈먹기’식으로 여러 제4 인뱅 컨소시엄에 불나방처럼 달려들고 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냉랭하다.
'제4 인뱅'의 요건을 어찌 어찌 맞출 수는 있겠지만, 가슴 벅차게할 감동(感動)적 요소를 아직까지는 전혀 찾을 수 없다.
기존 인뱅 3사와 비교해 차별화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은데다 당초 제4 인뱅 후보로 유력했던 더존뱅크와 유뱅크가 막판에 발을 빼면서 관심은 더욱 낮아진 형국이다. 일각에선 예비 인가가 상대평가가 아니라 절대평가인 만큼 아예 아무도 인가를 받을 수 없을 것이란 관측까지도 나오고 있다.
더구나 탄핵정국이 장기화되면서 정치권발 억측들도 적지 않다. 제4 인뱅 예비 인가 결정 시점이 공교롭게도 올 6월인데, 만약 조기대선이 치러진다면 일정상 여러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시기일 가능성이 높다. 당국자들로선 정책 결정을 내리기가 부담스러운 시기다.
냉정하게 본다면 현재 금융권과 경제, 나아가 우리 삶에 있어 제4 인뱅에 대한 시급성은 아직 없어 보인다.
당초 제4 인뱅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금융 지원 필요성에서 논의가 출발했고,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 종노릇’ 발언 이후 가속화됐다.
하지만 ‘소상공인’을 위한 금융지원 체계는 꼭 제4 인뱅이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현재에 존재하는 기존 '포용 금융 정책'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좀 더 늦게 가더라도, 제4 인뱅만이 제시할 수 있는 획기적인 사업 모델이 나올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어 보인다.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제4 인뱅에 대한 자발적 수요가 발화되될때까지, 정책 당국자들이 형식에 얽매이지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꽃은 제 때 피어야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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