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지난 18일(현지시간)부터 20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어도비 서밋 2025’에서 화제를 모은 세션 중 하나는 ‘스닉스(Sneaks)’였다. 스닉스는 어도비 연구원, 엔지니어, 제품 관리자들이 개발 중인 미래 기술을 미리 선보이는 자리로, 이 자리에서 공개된 프로젝트들은 추후 어도비 정식 제품으로 출시되는 경우가 많다.

올해 스닉스는 한국계 미국인 배우 켄 정의 참여로 시작부터 청중들 이목을 집중시켰다. 켄 정은 어도비가 개발 중인 실시간 2D-3D 변환 서비스를 시연했는데, 그가 간단히 스케치한 강아지 스누피 그림을 어도비 프로그램이 인식하는 과정에서 재밌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켄 정은 “이게 스누피인데요”라고 말했지만 화면에는 오리가 고개를 숙이고 물을 먹는 모습의 3D 이미지가 등장했다. 이에 켄 정은 “스누피를 모르나요 어도비? 저에게 망신을 주는군요”라고 농담을 던졌고, 객석에서는 폭소가 터져 나왔다. 몇 번 수정 끝에 프로그램은 마침내 제대로 된 3D 강아지 이미지를 완성했다.

이런 시연은 진지한 기술 발표회가 아니라 마치 코미디 쇼를 보는 듯한 유쾌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쟁쟁한 경쟁 끝에 스닉스 무대에 오르는 어도비 기술들을 통해 청중들은 어도비 혁신적인 기술력을 엿볼 수 있다.

이번 스닉스에서는 AI 에이전트와 마케팅, 창의성 기술이 결합해 기업들이 빠르고 쉽게 고객 경험을 구성할 수 있는 미래 비전이 제시됐다. 특히 개인화 및 디지털 콘텐츠 제작에 대한 기준이 계속 높아지는 환경에서, AI가 어떻게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대규모 개인화의 기회를 포착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올해 공개된 프로젝트들은 캠페인 출시부터 콘텐츠 제작까지 마케팅 워크플로우 전반에 걸쳐 데이터 혁신과 AI 에이전트가 어떻게 지원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어도비는 이를 ‘고객 경험 오케스트레이션(CXO)’이라 이름 짓고, AI시대 새로운 마케팅 패러다임으로 제시했다.

가장 눈길을 끈 프로젝트 중 하나는 ‘프로젝트 프레임 센스’였다. 이 기술은 호텔에 도착한 고객에게 개인화된 환영 메시지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시연에서는 호텔 객실 TV 화면에 AI 아바타가 등장해 고객을 맞이하는 장면이 소개됐다. 시연자가 프리미어 프로 비디오 템플릿을 열고 AI 아바타를 선택한 뒤, 고객 취향에 맞게 인도 음식점을 추천하는 시나리오를 설정했다.

생성된 영상에서는 마치 실제 사람 같은 AI 아바타가 고객 이름을 부르고 인사하며 인도 음식점을 추천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이에 켄 정은 “실제 사람보다 더 생생하게 느껴진다”며 놀라움을 표했다. 이 기술은 어도비 익스피리언스 플랫폼(AEP) 실시간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별 취향과 선호도에 맞는 맞춤형 영상을 자동으로 생성한다.

또 다른 주목할 기술로는 ‘프로젝트 파노라마’가 있었다. 이 프로젝트는 모바일 앱 구조와 사용자 경험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서비스다. 시연자는 얼굴에 어도비 로고가 그려진 낙서 문신을 하고 등장해 웃음을 자아냈다. 시연에선 여행 앱을 예로 들어, 앱의 모든 페이지와 그 연결 관계가 마치 청사진처럼 시각화된 화면을 보여줬다.

시연자는 자신의 스마트폰을 QR 코드로 연결한 후, 앱의 ‘오퍼’ 탭을 터치하자 화면 맵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모습을 시연했다. 또한 ‘VIP 오퍼’ 버튼을 클릭하자 스마트폰에 “문신 제거 클리닉 20% 할인” 메시지가 즉시 나타났다. 이렇게 마케터는 코딩 지식 없이도 앱의 어느 지점에 어떤 메시지를 배치할지 시각적으로 결정하고 즉시 적용할 수 있게 된다.

이번 스닉스에서는 이외에도 다양한 혁신 기술들이 선보였다. 데이터를 자동으로 소화 가능한 시각적 형식으로 변환해 데이터 스토리텔링 작업을 간소화하거나 데이터 인사이트와 브랜드 이미지를 결합해 생성형 AI로 신제품의 대략적인 해석을 만들어내는 시연도 있었다. AI 에이전트가 이미지를 분석한 후 어도비 익스피리언스 매니저(AEM)와 연결해 콘텐츠를 자동 업데이트 하는 기술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