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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엔비디아 지분 공유부터 AI 무상 공급까지…이재명 표 AI 정책 '말 말 말'

이나연 기자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의 집단지성센터는 2일 이재명 대표가 'AI와 대한민국, 그리고 나'를 주제로 전문가들과 나눈 첫 대담 영상을 유튜브 채널에 공개했다. 2025.3.2 (왼쪽부터 이 대표와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퓨처AI센터장) [ⓒ 더불어민주당]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의 집단지성센터는 2일 이재명 대표가 'AI와 대한민국, 그리고 나'를 주제로 전문가들과 나눈 첫 대담 영상을 유튜브 채널에 공개했다. 2025.3.2 (왼쪽부터 이 대표와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퓨처AI센터장) [ⓒ 더불어민주당]

[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이 개발한 '딥시크' 모델이 저비용·고성능으로 전 세계 주목을 받으면서 한국 정치권에서도 업계 지원 사격을 위한 행보에 한창이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선 당 대표이자 AI 위원회 지휘봉을 잡은 이재명 의원이 연일 적극적인 발언을 쏟아내며 정책 의제 주도권을 선점하려는 모양새다.

5일 국회와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모든 국민에게 무상 의무교육을 시켜 한글과 산수, 기초 교양을 가르치는 것처럼 AI 활용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표는 "AI는 모든 이들의 일상생활은 물론 학습, 연구, 개발 등에 없어선 안 될 필수 도구가 될 것"이라며 "교과서를 무상제공한 것처럼 AI 이용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이 특정 국가·기업 영향력으로부터 독립적인 AI 역량을 구축하는 '소버린 AI'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도 부연했다.

이 대표는 딥시크 충격이 본격화한 올해 들어 '잘사니즘(모두 함께 잘 살자는 주의)' 일환으로 AI를 주요 의제로 삼고 있다. 그는 가장 먼저 AI 산업 진흥을 위한 예산 확대 필요성을 띄웠다. 이 대표는 지난달 초 자신의 SNS를 통해 "AI 기술은 우리 반도체·소프트웨어 기업들에 도전과 기회가 될 것”이라며 정부와 여당에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촉구했다.

같은 달 10일 국회에서 진행한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이 대표가 첫 번째로 언급한 것도 'AI 첨단기술 산업 육성'과 이를 위한 국가 AI데이터센터 설립 및 AI 기술 인력 양성 제안이었다. 민주당은 이 기조에 따라 작년 11월 당내 구성한 '글로벌 AI 3강을 위한 AI 진흥 태스크포스(TF)'를 비상설특별위원회인 AI강국위원회로 확대 개편했다. 이 대표가 직접 위원장을 맡았다.

지난 2일엔 'AI와 대한민국, 그리고 나'를 주제로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퓨처AI센터장, 오혜연 카이스트 인공지능연구원장, 민주당 박태웅 집단지성센터 모두의질문Q 대표 등과 진행한 AI 대담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대담에서 이 대표는 "모든 국민이 무료로 생성형 AI를 쓸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고 밝히는가 하면, 국민 펀드 형태로 AI 투자금을 마련하고, 그에 따른 수익을 국민이 나눠 갖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AI 기술을 통한 생산성 증대를 국가 재원 확보나 분배에 활용하자는 구상이다.

특히 이 대표가 제안한 'K-엔비디아 지분 공유' 내용은 정치권 논쟁으로 번지기도 했다. 그는 AI 반도체 선두 업체인 미국 엔비디아를 언급하며 "한국에 엔비디아 같은 회사가 생겨 민간이 지분 70%를 갖고 30%는 국민이 나눠 가지면 세금을 걷지 않아도 되는 사회가 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여권에선 이런 주장이 반시장적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엔비디아 같은 혁신 기업을 만들지도 못한 상황에 소유부터 나누겠다는 발상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동원 국민의힘 대변인 또한 이날 논평에서 "이 대표가 아무리 '오른쪽 깜빡이'를 켜도 본질적으로 반시장적 인물이라는 게 증명됐다"고 전했다.

차기 대선 주자들도 공세를 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자신의 SNS에서 "이 대표 발상은 기업 성장 동력이 돼야 할 투자 의지를 꺾는 자해적 아이디어"라며 "결국 국가가 기업 성과를 독점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무서운 기본사회 구상"이라고 따졌다.

유승민 전 의원은 "30% 국유화 투자만 하면 엔비디아가 하늘에서 떨어지냐"고 했고, 이준석 의원(개혁신당)도 "기업이 성공하면 법인세를 가져가는 것도 모자라 30% 지분을 국민에게 배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지도자가 된다면, 과연 그 기업이 한국에서 사업을 영위할 이유가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한편 이 대표는 오는 7일 'AI강국위원회' 출범식 겸 첫 정책 토론회에 참가한다. 해당 자리는 기업 의견을 듣고 향후 추진할 AI 전략 방향성을 보강하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이나연 기자
ln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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