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2위 홈플러스의 위기…‘회생 개시’ 초강수 통할까(종합)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홈플러스가 4일 오전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데에 따라 임직원 및 소비자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회생절차 신청과는 상관없이, 홈플러스의 대형마트, 익스프레스, 온라인 채널 등은 평상시처럼 정상적으로 운영 중이지만 불안감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모양새다.
이날 홈플러스가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이유는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잠재적 자금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이날 홈플러스 관계자는 “지난달 28일 공시된 신용평가에 온·오프라인 매출 증가와 부채비율 개선 등 많은 개선사항들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신용등급이 하락했다”고 전했다.
홈플러스 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영사 MBK파트너스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유통업 특성상 대규모 매입대금을 월 1회 일괄 지급하는 반면, 매출대금은 매일 들어오는 구조다. 이로 인한 자금 흐름의 불균형을 보완하기 위해, 매입·영업대금 유동화 및 단기 기업어음을 발행해 운전자금으로 활용해 오고 있다.
그러다 지난달 28일, 신용평가사들이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강등하면서 단기 자금 운용에 차질이 예상되게 됐다. MBK파트너스가 밝힌 차질 예상 이유는 일반적으로 자본시장에서 A3- 이하 등급의 기업이 발행하는 단기 채권에 대한 투자 수요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법원,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개시 결정…“펀더멘탈에 문제 없다”=서울회생법원은 4일 오전 홈플러스가 신청한 기업회생절차에 대해 개시 결정을 내리고 별도의 관리인 선임 없이 현재 홈플러스 공동대표 체제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회생절차 개시 결정은 사업성과 경쟁력 등 홈플러스의 펀더멘탈에는 문제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법원은 신속한 회생절차 개시를 통해 조기에 안정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할 필요성이 있다는 부분에 공감해, 회생절차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회생절차가 개시됨에 따라 금융채권 상환은 유예되지만, 협력업체와의 일반적인 상거래 채무는 전액 변제된다. 개시 결정 이후에 이뤄지는 모든 상거래에 대해서는 정상적으로 지급결제가 이뤄지게 됨에 따라 향후 협력업체와의 거래는 더욱 원활하게 이뤄지게 되며, 임직원 급여도 정상적으로 지급된다.
향후 금융채권 상환이 유예됨에 따라 홈플러스 금융부담은 크게 줄어들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 역시 현재 홈플러스의 현금 창출력을 고려할 때 단기간 내 현금수지가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노조 “홈플러스 회생절차, 10만 노동자 생존 위협”=이러한 가운데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이하 노조)는 고용 불안과 생계 위협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노조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약 2만명의 조합원과 그 가족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며 “회사는 ‘정상 영업 유지’라는 모호한 입장 외에 구체적인 사유와 계획을 밝히지 않아 조합원들은 극심한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노조는 회사의 투명한 정보 공개를 요구하며, 회사에 공문을 발송해 오는 14일 오후 5시까지 답변을 촉구한 상황이다. 또한 노조는 이날 오후 4시 상급단위와 변호사, 회계사를 포함한 전문가와 함께 회생절차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논의한다.
노조는 홈플러스 위기의 근본 원인을 대주주 MBK파트너스(이하 MBK)의 무책임한 경영이라고 짚었다. 앞서 2015년 MBK는 LBO(Leveraged Buyout, 차입매수) 방식으로 홈플러스를 약 7조원에 인수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차입금 이자 등 막대한 금융비용을 홈플러스가 떠안게 됐고, 회사의 경영 상태는 극도로 열악해졌다는 설명이다.
특히 노조는 MBK가 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해 홈플러스 매장을 무차별적으로 매각하며 사업 규모를 축소했고, 이는 신용등급 하락과 장기 경쟁력 상실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또한, MBK가 홈플러스의 재정난에도 불구하고 상환전환우선주(RCPS)에 대한 배당을 지속적으로 챙겨왔다고도 주장했다.
노조 측은 “MBK는 1조원 투자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회사가 회생절차에 돌입한 지금도 지원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사실상 MBK는 홈플러스를 버리고 투자금 회수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회생절차가 시작되면 고정비용 절감을 명분으로 심각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며, 회생 과정에서 매장 폐점, 자산 매각, 대량 해고 등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MBK “홈플러스의 경영정상화 위해 협력 다할 것”=다만 MBK는 홈플러스 회생절차 개시와 관련, 백의종군의 자세로 회생법원 주도 하의 회생절차를 통한 홈플러스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협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홈플러스의 회생절차는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향후 잠재적 단기 자금 부담을 선제적으로 경감해 홈플러스의 사업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도록 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상황에서는 홈플러스의 임직원과 상거래처의 이익 보호가 가장 중요하다는 판단 하에 홈플러스 경영진의 회생절차 신청에 협력하기로 한 것으로, 이런 조치가 이해관계자들을 위한 최선의 조치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MBK 및 홈플러스에 따르면 점포 임차료를 부채로 잡은 리스부채를 제외하고, 운영자금차입을 포함한 홈플러스의 금융부채는 2조원 정도다. 이들 금융 부채 중 상당수는 감정평가기관들에서 평가한 4조7000억원에 이르는 홈플러스의 부동산 자산을 담보로 하고 있어, 부실화될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같은 홈플러스 위기엔 10년이 넘은 대형마트를 향한 규제가 발목을 잡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현재 대형마트는 2012년 전통시장 활성화 등을 이유로 제정된 유통산업발전법 영향으로 인해 월 2회 공휴일 의무 휴업, 영업시간 제한(새벽배송 제한) 등의 제한을 받고 있다.
지난해 1월 정부가 대형마트 영업규제 개선에 나선 데에 따라 일부 매장은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하고 있지만, 여전히 규제에서 자유롭진 못한 상황이다.
카카오뱅크 윤호영 대표 사실상 '5연임' 성공…차기 대표 후보로 확정
2025-03-04 18:24:24"무협·로판까지 접수한다"…카카오엔터, ‘초신작 프로젝트’ 라인업 공개
2025-03-04 17:54:09"경계선지능 청년 자립 위한 평생교육 지원해야"…전문가 해법은?
2025-03-04 17:26:50[DD퇴근길] 유동성 악화에 신용등급 하락까지…홈플러스, 회생절차 밟는다
2025-03-04 17:12:392월 번호이동, 갤럭시S25 출시로 ‘쑥’...알뜰폰으로 번호이동 재가속
2025-03-04 17:1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