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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M&A 없이도 '비은행 전략 강화' 다짐… 상황 변화 주목

강기훈 기자
ⓒ하나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디지털데일리 강기훈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올해 비은행 강화에 속도를 낼 수 있을까.

함영주 회장이 직접 비은행 부문이 약하다는 점을 인정한 만큼, 더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늦춰서는 안 된다는 기류는 강하게 읽혀지고 있다.

다만, 인수합병(M&A)과 같은 외형 확장에 대해선 선을 여전히 선을 긋고있다.

아직까지는 비은행 계열사의 자체적인 경쟁력을 강화하고 계열사 간 협업을 늘리는 데 주력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시간이 적지않게 걸린다는 점에서 과연 현실적인 전략인지는 유보적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하나금융은 홈페이지와 그룹 유튜브 채널을 통해 'CEO 인터뷰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저평가된 주가를 회복하고 하나금융그룹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을 1배 이상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특히 함 회장은 주주환원 확대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충을 꼽았다.

그는 "밸류업의 핵심은 한정된 자본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지속가능한 수익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며 "비은행 부문의 포트폴리오를 확충하는 것에 주하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하나금융은 비은행 강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작년 하나금융은 3조738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그러나 이 중 하나은행(3조3564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89.8%에 달한다. 은행이 휘청이면 지주의 실적도 함께 정체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다른 금융지주들보다도 은행 의존도는 높은 편이다. 우리금융(98.5%)을 제외하고 하나금융은 KB금융(64%), 농협금융(73.6%), 신한금융(81.8%)과 견줘 약 10%포인트(p) 가량 높다.

이 때문에 하나금융 측은 비은행 계열사의 기여도를 현행 10%에서 30%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는 입장이다.

함 회장은 "각 그룹 계열사가 자체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14개 계열사 간 상호 협력을 통해 비은행 강화를 이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M&A에 대한 언급이 없던 점을 근거로 일각에서는 하나금융의 비은행 강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 하나생명, 하나손해보험 등 계열사들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계열사의 자체적인 경쟁력을 갖추겠다는데 이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이 아직은 없는 것 같아 비은행 강화에 긴 기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M&A는 빠른 시간에 비은행 강화를 이룩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하나금융 관계자는 "물론 내부적으로 좋은 매물이 있다면 M&A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다만, 아직 그룹과 시너지를 낼 만한 좋은 매물이 없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기에 당장 할 수 있는 계열사 간 협업 확대와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강기훈 기자
kk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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