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불닭만으론 부족"…삼양 3세, '맵'으로 글로벌 확장

최규리 기자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기획본부장 상무.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기획본부장 상무. [ⓒ삼양라운드스퀘어]

[디지털데일리 최규리기자]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기획본부장 상무가 삼양식품의 차세대 브랜드 '맵(MEP)'을 앞세워 본격적인 3세 경영을 시작하며 글로벌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맵은 불닭볶음면의 성공을 잇기 위한 전략적 프로젝트로, 삼양식품의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중요한 실험대가 되고 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글로벌 확장 전략을 뒷받침하고 있다. 2024년 매출은 1조73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5%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3442억원으로 133% 급증했다. 특히 수출 부문이 2023년 68%에서 2024년 3분기 77%로 증가하며 해외 시장 비중이 더욱 커졌다.

다만 이러한 성장세는 불닭볶음면 브랜드에 대한 높은 의존도에서 비롯된 만큼, 단일 제품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한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삼양식품은 맵 브랜드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전병우 상무는 삼양식품 창업주 전중윤 명예회장의 장손이자 김정수 부회장의 장남으로, 2019년 삼양식품에 합류한 이후 적극적인 경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2023년 삼양라면 60주년 기념 행사에서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며 삼양식품의 미래 전략을 구상하는 핵심 인물로 자리 잡았다. 현재는 삼양라운드스퀘어를 이끌며 삼양식품의 신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전 상무는 삼양식품의 정체성을 '라면'으로 정의하며, 이를 과학기술과 문화예술과 결합해 발전시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맵탱' 브랜드를 직접 기획·개발해 '흑후추소고기라면', '마늘조개라면', '청양고추대파라면' 등 매운 국물라면 3종을 출시했다.

그러나 맵탱 브랜드는 불닭볶음면이 출시 직후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것과 달리, 뚜렷한 소비자 반응을 얻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낮은 브랜드 인지도 ▲기존 불닭볶음면과의 차별성 부족 ▲라면 시장의 높은 진입 장벽 등을 원인으로 꼽는다.

이에 따라 삼양식품은 맵 브랜드의 돌파구를 글로벌 시장에서 찾고 있다. 특히 일본 시장을 첫 번째 공략 대상으로 삼아 국물라면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일본 라면 시장은 약 7조원 규모로, 대부분이 국물라면이 차지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인지도를 기반으로 새로운 소비층을 확보하기 위해 일본 소비자들의 기호를 반영한 감칠맛 강조형 흑후추소고기라면과 마늘조개라면을 출시하며 매운맛을 세분화하는 차별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유통업계 전문가는 "전 상무가 이끄는 맵 브랜드가 일본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경우, 삼양식품의 장기적인 성장 전략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최규리 기자
gggy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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