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박대리보고서] 캐즘 위기에 비상경영 돌입한 양극재…생존 경쟁 심화

고성현 기자

배터리⋅소재 관련 정책 동향과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한 주 동안 열심히 달린 <소부장박대리>가 지난 이슈의 의미를 되새기고 차주의 새로운 동향을 연결해 보고자 독자들을 위해 주간 보고서를 올립니다. <박대리보고서>를 통해 한 주를 정리해보시길 바랍니다.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공장 [ⓒ포스코퓨처엠]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공장 [ⓒ포스코퓨처엠]

포스코퓨처엠, 작년 영업이익 7억원…비상경영 체제 본격 돌입

포스코퓨처엠이 장기화된 전기차 시장 수요 정체에 따라 저조한 실적을 거뒀다. 작년 4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한편, 연간 기준으로도 영업이익 7억원에 그치게 됐다. 회사는 악화된 실적 및 경영 환경에 따라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해 선제적 위기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포스코퓨처엠은 3일 작년 연결기준 매출 3조6999억원, 영업이익 7억원을 기록한 실적을 공개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22.3%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98.0% 급감했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배터리소재사업은 매출 2조3399억원, 영업손실 369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양극재 사업은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증가와 전기차 신모델용 제품 공급 개시에 따라 고부가 제품인 하이니켈 제품 중심으로 판매량이 전년대비 소폭 증가했다. 하지만 리튬, 니켈 등 주요 원료가격 하락으로 판매가가 크게 하락하며 매출은 전년대비 30.4% 감소한 2조1856억원을 기록했다. 일부 제품 및 원료 불용재고에 대한 평가손실 436억원 계상으로 수익성도 감소했다.

음극재 사업은 천연흑연 음극재 부문에서 중국산 저가제품 공세로 판매량이 감소하고 원료인 흑연가격 하락 영향으로 판매가격도 하락했다. 인조흑연 음극재 부문 역시 가동초기 높은 제조단가로 인한 재고 평가손실이 반영돼 매출이 전년 대비 30.4% 감소한 1543억원을 기록하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기초소재사업에서는 매출 1조3600억원, 영업이익 376억원을 기록했다. 내화물은 전로 수리 증가로 이익이 늘었으나 화성·라임(생석회)에서는 고정비가 증가하며 수익성이 저하됐다.

포스코퓨처엠은 자산가치의 건전성을 제고하기 위해 사업현황을 선제적으로 반영, 손상차손을 인식하며 당기순손실 2,313억원을 기록했다.


LG화학 미주 CS센터 [ⓒLG화학]
LG화학 미주 CS센터 [ⓒLG화학]

[종합] 석화·배터리 소재 직격에 부진…LG화학, 보수적 투자·운영 최적화

LG화학이 지난해 석유화학과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부정적 시황 지속에 따라 부진한 성적표를 내놨다. LG화학은 올해도 미국의 정책적 불확실성, 중국의 석화 증설 지속에 따른 변수가 지속되는 만큼, 기존 라인 생산성 향상과 고부가 제품 중심 수익구조 개선을 통해 악화된 경영 환경을 타개해나갈 방침을 세웠다.

LG화학은 3일 2024년도 실적 발표 설명회를 개최하고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2조3370억원, 영업손실 2520억원을 기록한 경영실적을 공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1%, 전분기 대비 2.6% 각각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 48조9000억원, 영업이익 917억원을 기록했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석유화학 사업은 지난해 4분기 매출 4조8555억원, 영업손실 990억원으로 집계됐다. 중국의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국내 전력단가가 상승한 데 따라 일부 제품 스프레드가 악화됐고, 일부 정기보수 등이 영향을 미쳤다. 올해 1분기 역시 전분기와 유사한 시황이 예상되나, 원료가·운임비 하락과 환율 강세에 따른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첨단소재 사업은 매출 1조3890억원, 영업이익 48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8.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68% 급감한 실적이다. 배터리 소재(전지재료)는 고객사의 연말 재고조정 및 판매가격 하락으로 매출과 수익성이 부진했고, 전자·엔지니어링 소재는 계절적 비수기 진입에 따라 매출이 하락했으나 수익성은 비교적 견조했다.

생명과학 사업은 매출 3380억원, 영업손실 10억원으로 전년(매출 3070억원, 영업손실 10억원) 대비 유사한 실적을 기록했다. 당뇨치료제, 자가면역질환치료제, 백신 등 주요 제품 매출이 증가했지만 제품 믹스 및 마케팅 비용 증가로 소폭의 적자를 기록했다. 팜한농은 작물 보호제의 국내 및 해외 판매 확대로 전년 대비 성장한 매출 1650억원, 영업이익 90억원을 기록했다.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은 "작년을 돌이켜보면 석유화학, 전기차 성장세 둔화 등 대내외 환경 어려움이 어느때보다 극심했던 한해였다"면서도 "당사는 이러한 다이내믹한 경영환경속에서도 보다 차별화된 경쟁력 및 성과를 창출하고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고자 여러가지 면에서 많이 노력해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차 CFO는 "당사를 둘러싼 시장경쟁 변화의 보다 민첩한 변화를 통해 각 사업 내 고부가 파이프라인을 확대하며, 보다 고부가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며 "또 3대 신성장 사업 육성 집중하며 각분야에서 의미있는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2025년은 주요국 보호무역 기조 심화 및 친환경 정책 변동성 확대 등 그 어느때보다 대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과 변화가 많을 것"이라며 "올 한해도 그 누구보다 철저한 변화와 과감한 도전으로 어려움을 기회로 바꾸며 차별화 우위를 다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동화일렉트로라이트]
[ⓒ동화일렉트로라이트]

동화일렉트로, 전해액 첨가제 'PA800' 공급 확대…글로벌 배터리 시장 공략

동화기업 계열사 동화일렉트로라이트(대표 승지수, 김재민)가 자체 개발한 전해액 첨가제 'PA800'을 앞세워 글로벌 배터리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

동화일렉트로라이트는 국내 배터리 기업들에 PA800이 포함된 전해액 공급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왔으며, 최근에는 아시아 지역의 배터리 및 완성차 기업들과도 계약을 체결하며 공급망을 넓히고 있다고 4일 밝혔다. 이를 통해 글로벌 생산 역량뿐만 아니라 자체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평가다.

PA800은 중대형 리튬이온배터리 전해액의 핵심 첨가제로, 과거 전량 수입에 의존했던 소재를 동화일렉트로라이트가 국내 최초로 개발 및 양산에 성공하며 국산화를 이룬 제품이다.

이 첨가제는 ▲양극·음극 보호막 형성 ▲전해액 분해 시 발생하는 부식성 물질 제거를 통해 배터리 성능 저하 방지 및 수명 연장 효과를 갖췄다. 특히 배터리의 고온 안정성과 출력을 향상시키면서도 범용 첨가제 대비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적은 함량으로도 동등한 성능을 낼 수 있어 경제성이 뛰어나다는 것이 강점이다.

PA800은 국내외에서 특허 등록을 완료했으며, 미국화학회(American Chemical Society)의 CAS 등록번호도 획득했다. CAS 등록번호는 화학 물질의 고유성과 독창성이 인정될 때만 부여되는 것으로, PA800이 기존에 없던 새로운 구조와 조성을 갖춘 혁신적인 소재임을 의미한다.

지난해에는 카이스트(KAIST) 최남순 교수 연구팀이 PA800의 배터리 성능 개선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했으며,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스몰(Small)'에 게재되며 기술적 우수성을 다시 한번 인정받았다.


엘앤에프 대구 본사
엘앤에프 대구 본사

캐즘·적자 직격탄 맞은 엘앤에프, '올해 회복 자신' 외친 이유는

엘앤에프가 전기차 캐즘과 메탈가 역래깅으로 인한 실적 부진에도 긍정적인 올해 전망을 내놨다. 주요 고객사인 테슬라·LG에너지솔루션으로의 공급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공급 가시성을 높일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이를 바탕으로 편중된 고객사향 제품과 높은 하이니켈 NCMA 매출 의존도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엘앤에프는 현재 협상 중인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진행해 오는 2027년 6~7개 고객사를 확보해 울트라하이니켈 양극재 비중 75%, LFP 양극재 25%의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갖추겠다는 방침이다.

엘앤에프는 5일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설명회를 열고 매출 3653억원, 영업손실 1497억원을 기록한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4% 감소했고, 전분기 대비로는 3.9% 소폭 상승했다.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 대비로는 46.6% 가량 적자 폭이 개선됐지만 전분기 대비로는 106.8% 가량 심화됐다.

직전분기 고객사 재고조정에 따라 감소했던 양극재 출하량은 다시 상승구간에 진입했으나, 작년 연말 전기차 수요 둔화가 지속되면서 저조한 가동률이 유지되면서 매출이 하락했다. 수익 역시 메탈 가격 지속 하락에 따른 판가와의 역래깅 효과가 지속되고, 자체적으로 원료를 조달하는 NCM523에 대한 평가손실이 다시금 추가 반영되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엘앤에프는 작년 연간 기준으로 매출 1조9075억원, 영업손실 510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기차 캐즘에 따른 가동률 저하에 따라 전년 대비 58.9%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메탈가 변동에 따른 판가 하락으로 손실이 2배 가량 늘었다.


SK온 서산공장 [ⓒSK온]
SK온 서산공장 [ⓒSK온]

SK온, 美 양산 시점 미룬다…중장기 성장성 대비 총력

지난해 4분기 다시 1개분기 만에 적자로 돌아선 SK온이 미국 현지 라인 양산 시점(SOP)에 대한 조정을 공식화했다. 부진한 전기차 수요에 이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방침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실질 수요에 기반한 양산을 통해 운영을 효율화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SK이노베이션은 6일 실적발표 설명회를 열고 2024년 4분기 매출 19조4057억원, 영업이익 159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6% 소폭 감소했으나 전분기 대비 9.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0% 대폭 상승하고 전분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4분기 정제마진이 개선되며 석유 사업 등이 개선된 가운데, 지난해 합병된 SK E&S의 실적의 11~12월분이 반영되면서 실적이 상승세를 탔다.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SK온은 매출 1조5987억원, 영업손실 359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1.3% 줄고 영업손실에 대한 적자 폭은 3408억원 가량 늘었다. 또 전분기 기록한 흑자(약 240억원)가 한개 분기만에 3000억원을 넘는 적자로 돌아섰다. 북미 현지 생산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규모는 813억원이었다.

전기차 수요 정체기가 지속된 가운데, 연말 보조금 소진 등으로 전기차 재고가 늘면서 배터리 출하량이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재고자산 평가손실 등 일회성 비용 영향으로 적자 폭이 늘어났다.

SK온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적 불확실성으로 단기적인 성장세 회복 지연을 예상했지만, 각 주요국의 친환경 정책 지속 효과와 자동차 고객사의 신차 출시 및 충전 인프라 확대에 따라 중장기 성장성은 유효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올해 주요 고객사인 현대자동차그룹이 신차를 비롯한 전기차 라인업을 확충할 계획을 앞두고 있다고 보고, 이에 따른 북미 현지 배터리 수요 역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그룹과의 배터리 현지 합작법인도 올해 준공을 계획하고 있다.


충북 오창에 위치한 에코프로비엠 외경 모습. [ⓒ에코프로비엠]
충북 오창에 위치한 에코프로비엠 외경 모습. [ⓒ에코프로비엠]

캐즘 돌파 못한 양극재…SCM 구축·투자 효율화에 총력

국내 배터리 양극재 업계가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부진한 성적표로 마무리하며 2023년 말 시작된 전기차 캐즘(Chasm)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가동률이 현저히 떨어진 가운데, 안정화될 것으로 보였던 메탈가의 하락이 지속되며 재고 상승 및 판가 하락 추세를 부추겼던 탓이다.

이에 따라 업계는 올해 메탈가 영향을 줄이기 위한 재고 효율화와 공급망관리(SCM) 안정화를 추진하고, 예상했던 중장기 생산능력 규모를 하향 수정하며 적자생존을 위한 경쟁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양극재 업계의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실적발표가 마무리에 접어들고 있다. 오는 11일 열리는 에코프로비엠의 실적발표 설명회를 마지막으로 양극재 업계의 어닝 시즌이 종료될 예정이다.

에코프로비엠의 2024년 4분기 실적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649억원, -96억원대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0% 가량 줄고 영업적자가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LG화학도 시황 부진에 따라 부진한 실적을 발표했다. 양극재 사업을 포함하고 있는 LG화학 첨단소재사업부는 지난 3일 매출 1조3890억원, 영업이익 480억원을 기록한 실적을 공개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8.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68% 급감한 실적이다.

포스코퓨처엠은 4분기 양극재 사업에서 매출 351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7400억원) 대비 약 52.4% 줄고 전분기(5584억원) 대비로는 36.9% 가량 감소한 수치다. 양극재 사업 부진에 따라 이를 총괄하는 에너지사업부 전체 영업이익도 전분기 158억원 손실에서 475억원 손실로 확대됐다. 엘앤에프는 작년 4분기 매출 3653억원, 영업손실 1497억원을 기록하며 부진한 실적 흐름이 유지됐다.

작년 둔화된 전기차 시장 수요가 연말로 갈수록 악화되면서 양극재 생산 가동률이 저조해졌고, 변동성 높은 원료 가격이 판가의 하락을 부추기며 손실도 커졌다. 또 연말 불용재고 처리 및 보유한 재고의 가치 하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도 작년 4분기에 대거 반영된 모습이다.

올해는 이같은 전기차 수요 부진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1월 출범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기조가 불확실성을 키우는 양상이 드러나고 있다. 전기차 의무화 폐지와 함께 소비자 보조금 축소를 검토하고 나서면서 단기적 수요 약세를 키우고 있어서다. 업계는 바이든 전 행정부가 제정한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RA)이 폐지될 우려는 적지만, 보조금 규정인 30D를 포함한 일부 혜택 요건이 축소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고성현 기자
narets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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