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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7일 배송 본격화…너도나도 뛰어드는 쿠팡 추격전

왕진화 기자
[ⓒCJ대한통운]
[ⓒCJ대한통운]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주 7일 배송’을 시작한 CJ대한통운이 쏘아올린 공에 국내 이커머스 업계가 요동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2025년 첫 일요일인 1월 5일을 기점으로 주7일 배송을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일요일과 공휴일 포함 연간 약 70일 가량은 택배를 받을 수 없었으나, 이제 주7일 언제든 서비스가 가능해진 셈이다.

이커머스 업계는 주말 배송 확대를 통해 라스트마일 단계에서의 고객 만족도 향상에 올인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주 7일 당일배송 서비스는 단순한 배송 옵션 추가를 넘어, 국내 물류 서비스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를 통해 업계가 쿠팡으로 기울어진 국내 이커머스 판도를 뒤흔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 이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의 주 7일 배송은 고객사들에게 경쟁력을 강화할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층 강화된 배송경쟁력이 새로운 사업기회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CJ대한통운이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한 자체 수요조사를 실시한 결과, 홈쇼핑과 식품업계를 비롯해 상당 수의 고객사가 주7일 배송 도입을 계획 혹은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CJ대한통운의 주 7일 배송 서비스 시작 발표 이후 가장 먼저 이를 들인 곳은 신세계그룹 계열 이커머스 업체인 G마켓이다. 5일 도착보장 서비스인 ‘스타배송’에 일요일 배송을 도입했다. 스타배송은 지난해 9월, 100% 도착보장을 목표로 구매고객과 약속한 날짜에 배송을 해주는 서비스다. 약속한 날짜보다 배송이 늦을 경우, 구매고객에게 일정의 보상금을 지급한다.

이는 CJ대한통운과의 물류 협업을 통해 적용되는 서비스다. 앞으로 고객들은 G마켓, 옥션에서 스타배송 상품을 토요일에 주문하면, 다음날인 일요일에 받을 수 있다. G마켓 측은 개별 판매자 입점 구조인 오픈마켓 플랫폼에서 토요일 주문, 일요일 도착이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라이브쇼핑도 홈쇼핑 상품에 당일 배송과 일요일 배송을 도입하는 등 한층 더 빠른 물류 체계를 구축한다. 신세계라이브쇼핑도 지난 10일부터 ‘오늘 도착’과 ‘일요일 도착’ 서비스를 동시에 선보이고 있다. 해당 서비스는 CJ대한통운과의 협업을 통해 도입한 것으로 신세계라이브쇼핑의 상온과 저온(냉장/냉동) 물류센터를 통해 배송되는 방송 상품에 적용된다.

[ⓒ파스토]
[ⓒ파스토]

쿠팡과 양강구도로 꼽히는 네이버 쇼핑도 CJ대한통운과의 협업을 통해 도착보장을 리브랜딩하고 있다. 네이버 배송으로 ▲지금배송 ▲새벽배송 ▲오늘배송 ▲내일배송 ▲휴일배송 ▲희망일 배송 등 라인업을 갖춰갈 계획이다. 도착보장 서비스 라인업의 타임라인은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 출시와 함께 상반기부터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사용자는 보다 더욱 쉽게 배송 시간에 따라 상품을 탐색할 수 있게 된다.

스마트 물류 기업 파스토도 지난 15일부터 주 7일 당일배송 서비스를 공식 론칭했다. 당일배송 서비스가 네이버 도착보장 서비스에 우선 적용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서울, 인천, 경기 지역 고객은 오전 11시 이전에 주문한 상품을 당일에 받아볼 수 있으며, 자정까지의 주문 건은 익일 배송이 보장된다.

파스토 당일배송 서비스는 첨단 정보기술(IT)과 한진의 물류 인프라가 전략적으로 협력한 결과물이다. 이번 서비스를 시작으로 현재 수도권에 한정된 ‘주 7일 내일도착 보장’ 및 ‘당일배송’ 서비스를 점차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네이버와 협력해 도착보장 프로그램을 처음 이용하는 판매자를 대상으로 ▲보관비 3개월 무료 ▲입고비 50% 할인 ▲시스템 이용료 3개월 무료 등 혜택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파스토 측은 고객사들이 파스토 풀필먼트를 통해 배송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매출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CJ대한통운이 주 7일 배송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쿠팡에 따른 위기감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쿠팡은 지난해 택배 시장 점유율에서 CJ대한통운을 처음으로 꺾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부터 쿠팡로지스틱스 점유율이 CJ대한통운을 앞서나갔다. CJ대한통운(29.0%)을 5.8%p차로 역전한 것이다.

쿠팡은 지난 10년간 이른 바 ‘계획된 적자’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닐 만큼 물류센터 건설부터 택배 분류 로봇 설비 투자, 배송 기사 채용 등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금액만 무려 6조2000억원 이상에 이른다. 하지만 CJ대한통운의 이번 서비스 론칭은 쿠팡에 뺏긴 점유율을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쿠팡을 제외한 이커머스 업계 대부분 CJ대한통운을 이용하는 만큼 적극적인 공세에 나설 것으로 분석된다.

CJ대한통운이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의 국내 택배 물량 80%를 담당하는 가운데 알리가 G마켓과의 이커머스 합작법인을 올해 상반기 내 설립하는 점도 긍정적이다. 관련해 물량이 늘어날 경우 어느 정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주 7일 배송 서비스가 아직 극초기 수준인 만큼, 눈에 띄게 일요일 물량이 많아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판매자 사이에선 반응이 긍정적”이라며 “관련 프로모션이 많아지고 소비자들도 일요일 배송을 제대로 인식하게 되면 이용도가 폭발적으로 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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