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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ch] "기술력이 살 길"…엔터업계, '테크'에 승부 건다

채성오 기자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으로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빅블러(Big Blur)' 현상이 뚜렷해졌습니다. 엔테테인먼트 산업 역시 더 이상 아티스트에만 의존하는 비즈니스 모델(BM)에 머물지 않고 ICT 기반의 기술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는데요. <디지털데일리>는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와 '기술(Tech)'의 결합을 의미하는 '엔텍(ENTech)'을 통해 관련 산업의 기술적 변화와 트렌드를 짚어봅니다. <편집자 주>

하이브 용산 사옥. [ⓒ 디지털데일리]
하이브 용산 사옥. [ⓒ 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국내 주요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테크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아티스트의 음반·음원·공연 수익에 주력했던 사업구조를 넘어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BM)을 본격적으로 확대하는 모습이다. 이를 통해 주요 고객층인 팬덤을 적극 공략하는 한편 관련 사업모델에 맞는 조직·서비스 개편을 통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 동력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엔터기업들이 팬덤 플랫폼 및 솔루션을 고도화하고 있다. 하이브는 다음달 14~1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개최되는 TWS(투어스)의 '2025 TWS 1ST FANMEETING <42:CLUB> IN SEOUL'에 인터파크트리플의 '얼굴패스'를 적용할 계획이다.

얼굴패스는 별도 신분증과 티켓 확인 없이 얼굴 인식만으로 본인 확인을 대체해 공연장에 빠르게 입장할 수 있는 서비스로 '토스'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의 얼굴 입장 서비스가 인터파크트리플의 '인터파크 티켓'에 적용되는 방식이다. 앞서 하이브는 해당 서비스 도입을 위해 지난해 8월 비바리퍼블리카·인터파크트리플과 얼굴 인증 기술을 적용한 솔루션 개발 및 확산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JYP엔터테인먼트는 IP 기반 사업 자회사인 'JYP360'의 사명을 '블루 개러지(BLUE GARAGE)'로 교체하고 인공지능(AI) 관련 아티스트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전담 조직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이에 대해 JYP엔터테인먼트 측은 "이번 사명 변경은 플랫폼과 AI 기술을 중심으로 한 테크 혁신기업으로 확장하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블루 개러지는 AI 기술을 활용한 콘텐츠 제작 효율성을 제고하는 한편 IP 기반 전문성을 한층 공고히한다는 방침이다.

엔터업계는 팬덤 플랫폼을 활용한 신규 BM 창출도 도모하고 있다. 최근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글로벌 팬덤 플랫폼 출시를 위해 내부 테스트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권기수·장윤중 공동대표 직속으로 '팬플랫폼사업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관련 서비스를 준비했고 한국·미국 각 특허청에 '베리즈(BERRIZ)'와 '베리어스(BERRYUS)'라는 상표권을 출원했다.

새롭게 개발중인 팬덤 플랫폼은 아티스트의 라이브 방송 및 공연 영상을 공유하고 팬들과의 소통 창구로 활용될 전망이다. 특히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이담엔터테인먼트(소속 아티스트 아이유·우즈 등) ▲스타십엔터테인먼트(아이브·송승헌·이광수·유연석 등) ▲숲엔터테인먼트(공유·서현진·수지·공효진 등) ▲BH엔터테인먼트(이병헌·고수·박보영·이진욱 등) 등 다수의 매니지먼트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어 아티스트풀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인스타그램 갈무리]
[ⓒ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인스타그램 갈무리]


카카오 계열사인 SM엔터테인먼트와의 연관성도 높을 것으로 예상되나 해당 플랫폼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주도로 개발중인 만큼, 협업 및 연계에 대한 부분은 서비스 시점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경쟁 서비스인 '디어유 버블'과 '위버스'와의 경쟁 구도도 지켜볼 만한 대목이다. 디어유 버블은 SM엔터테인먼트의 계열사인 디어유에서 운영중인 팬덤 플랫폼으로, 지난해 9월 말 기준 157개 소속사와 협력을 맺고 약 20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대형 서비스로 성장했다. SM엔터테인먼트 계열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인 만큼 플랫폼 간 경쟁보다는 각각의 활용도를 높여 시너지를 내는데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현재 개발중인 팬덤 플랫폼은 디어유 버블과 별도로 활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형태"라면서도 "서비스 오픈 일정 등 세부사항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이브의 자회사 '위버스컴퍼니'가 서비스하는 팬덤 플랫폼 '위버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신규 플랫폼과 정면 대결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업계에선 지난해 4분기 기준 위버스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가 10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만큼 팬덤 플랫폼 시장에서 위버스의 비중이 큰 폭을 차지하는 가운데 지난해 '진'의 복귀를 시작으로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의 합류가 예정됨에 따라 올해 성장세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여기에 지난해 4분기 중 위버스에 도입된 디지털멤버십, DM 서비스, 광고형 모델, VOD, 연간 팬클럽 등의 BM이 안착한 점도 눈 여겨볼 만하다.

이재상 하이브 CEO는 신년사를 통해 "명실상부 글로벌 슈퍼팬 플랫폼으로 성장한 위버스는 서비스 모델 다각화를 위한 구독형 멤버십 서비스를 론칭했으며, 수퍼톤(하이브 자회사)은 AI 기반 실시간 목소리 변환 서비스 '시프트'를 출시했다"며 "하이브IM도 다양한 게임 퍼블리싱 라인업으로 게임시장을 공략 중이고 하이브 오리지널 스토리가 네이버웹툰을 통해 선보인 '다크 문' 시리즈도 IP의 확장력을 증명하는 사례가 됐다"고 강조했다.

채성오 기자
cs86@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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