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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폐공사vs비즈플레이, 온누리상품권 이관 ‘진흙탕 싸움’ 지속

이안나 기자

석창규 웹케시그룹 회장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온누리상품권 통합 플랫폼 운영사 교체를 앞두고 한국조폐공사(이하 조폐공사)와 웹케시 비즈플레이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비즈플레이는 7일 조폐공사의 ‘3월 1일 정상 오픈 가능’ 입장에 대한 반박문을 내고 3월 1일 정상 오픈이 불가능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7일 석창규 웹케시 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초고층 건물을 짓는데 콘크리트가 전혀 마르지도 않은 상태에서 급하게 건물을 올리고 있다”며 “일정에 쪼들려 서둘러 건물 오픈 시 부실공사로 인한 건물 붕괴 재난과 피해에 대해 누가 책임 질 수 있을까?”라며 조폐공사 사업 포기를 촉구했다.

온누리상품권 운영사는 당초 올해 1월1일부터 비즈플레이에서 조폐공사로 교체될 예정이었으나, 준비 미흡을 이유로 3월1일로 연기됐다. 정부는 설 명절을 앞두고 소상공인 매출 확대를 위해 온누리상품권 할인율을 10%에서 15%로 높이고 발행 규모도 확대했지만, 이관 과정에서 주요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소상공인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비즈플레이에 따르면 설·추석 명절 전후로 모바일 온누리상품권 거래액이 30~40% 증가한다. 단 이번 설 명절을 앞두곤 1월10일부터 모바일 선물하기와 기업구매 서비스가 중단된다. 2월 15일부터 28일까진 사업자·시스템 변경을 위해(프리징 기간) 모든 서비스가 잠정 중단될 예정이다.

양측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주요 쟁점을 살펴봤다.

◆ “카드형 분석 완료” vs “모바일은 손도 못 대”=가장 큰 쟁점은 방대한 데이터의 이관 준비 상태다. 조폐공사는 “카드형은 분석을 완료했고 데이터 검증에도 문제가 없다”면서도 “모바일 분석은 완료했지만 데이터 정합성 및 무결성 위배 오류 등 오류가 확인돼 원활한 분석 및 검증작업을 위해 부득이 플랫폼 설계도(ERD) 자료 및 이관에 필요한 데이터들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비즈플레이는 서울시의 사례를 들어 위험성을 경고했다. 2022년 서울페이 사업자 변경 당시 이관 기간만 20개월이 소요됐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이 경험을 토대로 이관 백서를 만들었는데, 데이터 분석은 최소 4개월 전에 완료하고 이후 3~4개월간 4회 이상의 개발계 테스트를 거치도록 권고하고 있다.

비즈플레이는 “통상 이관 데이터에 대한 분석은 적어도 4개월 이전 마무리 돼야 하며, 분석이 끝난 후 전체 데이터를 계발계 플랫폼에 적재해 3~4개월간 4회 이상 테스트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조폐공사는 프리징 기간 40일을 남겨두고 분석이 덜 됐다고 한다”며 “이는 절대적 필수 테스트 일정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단 걸 조폐공사가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 “2월 CBT로 최종점검” vs “2주 만에 불가능”=조폐공사는 플랫폼 개발을 완료해 모바일 및 카드형 모두 정상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온누리상품권 운영 VAN사는 13개사로 1차 테스트를 완료했고, 카드사는 기존 8개사에서 1개가 추가돼 9개사와 전영 선 구축 및 전문 개발을 완료했다는 입장이다. 조폐공사는 올해 1월부터 테스트를 진행, 2월 비공개베타테스트(CBT)로 최종 점검할 계획이다.

하지만 비즈플레이는 “결제 채널 1개 연결에도 2~4주 테스트 기간이 소요된다”며 “사실상 테스트 기간은 프리징 기간을 고려하면 2주에 불과한데, 짧은 기간에 수십 개 채널을 연계·개발·테스트하는 건 절대 가능하지 않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특히 부정유통관리 시스템(FDS)에 대한 대처방안도 없음을 꼬집었다. 온누리상품권 불법탐지 시스템이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선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비즈플레이는 “지난 몇 년간 불법유통 의심 가맹점이 4만9000개에 달했다”며 “조폐공사에 이런 업무 히스토리와 세부내역, 정책 등에 대해 이전 사업자로서 수차례 강조했지만 조폐공사는 FDS 관련 어떤 요청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 “기업구매 사이트 개발 완료” vs “데이터 요청도 없었다”=조폐공사는 법인카드·계좌이체 구매 기능 및 직원별 상품권 대량발송 등 기업구매 웹사이트 구축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카드형 온누리상품권은 기업구매 데이터 이관에 문제가 없다면서도 모바일 온누리 상품권은 데이터 분석을 진행 중이라고 했다.

반면 비즈플레이는 “조폐공사가 기업구매 사이트 경우 현재 데이터 분석 중이라고 하나, 이관 미팅 시 기업구매 사이트와 관련한 어떤 데이터 요청도 없었다”며 “데이터 요청이 없어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았는데, 어떤 데이터를 분석한다는 건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비통상 기업구매의 경우 상품권 구매 시 회계전표에 갈음하고 5년 이상 보전해야 하는 등 특수성이 있다. 비즈플레이는 “이 증빙을 이관될 플랫폼에서도 지속 제공해야 하는데, 이런 점이 전혀 준비되지 않은 상황임에도 데이터 분석 중이라는 입장이 맞는 말인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조폐공사 전경 [사진=한국조폐공사]

비즈플레이는 “지난해 10월 중순 1월1일 정상 오픈이 불가능하니 대안이 필요하다고 했으나 조폐공사는 당시 정상 오픈을 호언장담했다”며 “그러나 불과 한 달도 안 돼 준비 미흡을 이유로 2개월 연장을 요청했고, 2개월 연장을 하더라도 6개월 이상 테스트 일정이 필요해 3월1일 정상 오픈은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지속적으로 피력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음 주 이관 고지가 되면 모든 것은 조폐공사의 시간이 된다”며 “이관 고지는 고객정보 이관 준비가 끝났다는 의미로, 이제 비즈플레이는 더 이상 이관에 관여하면 안 되고 정상 오픈 불가 시 모든 책임은 조폐공사가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폐공사와 비즈플레이 공방이 계속되는 가운데, 결국 서비스 중단으로 인한 피해는 소상공인과 소비자들의 몫이 될 전망이다.

이안나 기자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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