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로보락, 다이슨 전철 밟지 않으려면
[디지털데일리 옥송이 기자] 국내 청소기 시장의 대세를 꼽자면 품목은 로봇청소기, 그 대표주자는 중국 로보락으로 요약된다. 그 뒤를 삼성과 LG가 바짝 쫓고 있지만, 로봇청소기에 있어서 만큼은 중국 제조사들의 기술 혁신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흡입 청소와 물걸레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올인원 로봇청소기의 원조가 중국 제조사인 탓이다. 이뿐 아니라 후발주자인 국내 가전 제조사들이 로봇청소기 출시를 고전하는 사이 중국 제조사들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한층 공고해졌다.
현재 상황은 이렇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청소기 시장의 대세 품목 및 브랜드는 딴판이었다. 한때는 영국 다이슨의 무선청소기가 마치 지금의 올인원 로봇청소기를 등에 업은 중국 로보락과 같은 위치였다. 유선 청소기가 주류를 이루던 당시 등장한 다이슨 청소기는 본격적인 무선청소기의 시작이자, 프리미엄 청소기 시대를 개막시켰다. 실제로 100만 원이 넘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 유선 못지않은 흡입력과 편리한 사용감을 이유로 다이슨 제품의 명성은 높아져만 갔다.
나날이 고공행진 하던 다이슨의 날개가 꺾인 건 다름아닌 사후관리(AS)다. 물론 무선청소기의 강호로 자리 잡은 다이슨을 잡기 위해 삼성, LG등 국내 가전 제조사들의 시장 진입도 뒤따랐다. 그러나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되는 건 이른바 '빨리빨리'의 민족인 국내 소비자들을 감안 하지 못한 AS 속도에 기인한다. 다이슨 청소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은 AS 문의 후 답장을 회신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지연되거나, AS를 맡긴 후 제품을 다시 받는 데 한 달여 소요됐다는 식이다.
미흡한 AS 체계는 다이슨에 치명타를 입혔다. 무선청소기 절대 강자 타이틀을 잃은 다이슨은 현재 국내 시장에서 무선청소기보다는 헤어기기를 앞세우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혁신적인 기술로 점철된 외산 제품일지언정, 압도적인 AS망을 갖춘 국산 가전의 벽을 넘지 못한 것이다.
아직까지 로보락의 행보는 다이슨과 비슷하다. 외산이지만 제품력으로 프리미엄 가격대를 극복하며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다. 로보락은 제품력으로 시장에 안착했지만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하나가 더 필요하다.
바로 AS다.
무섭게 로보락의 뒤를 쫓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가전사들은 AS 경쟁력은 외산을 압도한다.
로보락은 국내 공식 유통사인 팅크웨어의 AS센터 11곳과 파트너사인 롯데하이마트의 AS센터 11곳을 더해 총 22곳의 AS센터를 운영한다. 국내 가전사인 삼성전자의 AS센터는 170여 곳, LG전자는 140여 곳에 이른다. 단순 AS센터 숫자 비교에서도 턱없이 부족하지만, 실질적인 AS 지원 시스템에서도 국내 가전사 대비 경쟁력이 떨어진다. 로보락은 택배로 제품을 보내거나, AS센터에 방문 접수하는 형태에 그친다. AS를 맡긴 동안 공백이 뒤따르는 구조다. 반면 삼성과 LG 등 국내 가전사들은 엔지니어 출장 AS를 지원해, 집안 환경에 따라 로봇청소기를 가동한 뒤 문제점을 짚고 곧바로 수리까지 가능하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외산기업이 지속적인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래야 이를 극복하기 위한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도 같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외산 기업들의 AS망이 토종기업, 그것도 삼성과 LG의 벽을 넘어서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 할 수 있다. 하지만 시장 선두라는 자만감에 빠져 소비자 목소리에 귀를 귀울이지 않는다면 다이슨의 사례처럼 점유율이 빠지는 것은 한 순간이다. 한국 소비자들의 '빨리빨리'는 예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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