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 IT] '대화면' 갤탭S10 울트라…"누가 영상머신 소리를 내었는가, 업무 생산성도 탁월"
[디지털데일리 옥송이 기자] "나도 태블릿 사고 싶어." "응. 구매 즉시 후회할거야. 넌 그저 고가의 영상 머신을 사는거거든." 반 년 째 이어진 친구와의 대화다. '사봤자 결국 OTT 시청 기기'라는 후기를 귀딱지 앉도록 들었다. 이 때문에 태블릿 구매를 보류해 왔으나, 때마침 출시한 삼성전자의 갤럭시 탭S10 울트라를 써볼 기회가 생겼다. 태블릿을 향한 결정을 매듭 짓겠다는 각오로 2주간 사용해봤다.
◆ 전작比 혁신은 없다
'이래서 영상 머신 소리를 듣나'. 지난달 출시한 삼성전자의 태블릿 신제품 갤럭시 탭S10 시리즈 소개 자료를 보고 든 생각이다. 서두부터 영상 및 대화면이 강조돼서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한층 강력해진 성능과 영상 시청에 최적화된 대화면 디스플레이'. 그 다음으로 '태블릿 대화면에 최적화된 갤럭시 AI' 등이 언급됐다. 요약하자면 '갤탭S10울트라는 성능 뛰어난 대화면인데 AI까지 잘 된다'이니, 그대로 살펴보기로 했다.
처음 제품을 받아들고, 대화면을 강조할 수 밖에 없던 이유를 십분 이해했다. 압도적인 디스플레이 크기가 마치 노트북을 연상케했다. 실제 업무용으로 사용 중인 노트북 화면과 맞대봐도 크기 차이가 얼마 나지 않았다. 해당 노트북 디스플레이는 15.6인치로, 39.6cm다. 36.99cm인 갤탭S10울트라 디스플레이와 약 3cm 차이밖에 나지 않는 셈이다.
갤탭 울트라와 초면인지라 이 화면 크기에 놀란 것이지, 기존 사용자라면 다소 실망스러울 포인트다. 전작 갤럭시 탭S9 울트라와 외관 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두께만 1mm 얇아졌을 뿐 전체 크기도 같다. 무게는 732g인 전작(와이파이 모델 기준) 대비 15g 가벼워졌다.
화면 주사율도 60~120Hz로 전작과 동일하며, 세부 스펙도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카메라의 경우 전면 1200+1200만 초광각, 후면 1300만+800만 초광각, 배터리도 1만1200mAh에 최대 45W 고속 충전으로 같다.
◆ 디멘시티 9300+ 성능 우수
성능을 뜯어보니 차이가 있다. 전작 대비 CPU는 약 18%, GPU는 약 28%, NPU는 약 14% 향상됐다. 벤치마크 점수를 내는 긱벤치6 테스트 결과, 갤탭S10 울트라의 CPU 싱글 점수는 2130점으로 나타났다.
올해 출시한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 S24 울트라(2172점), 갤럭시 S24 플러스(2091점)보다 높았다. CPU 멀티 점수는 7203점으로, 6782점을 기록한 갤럭시 S24 울트라, 6661점 갤럭시 S24 플러스를 웃돌았다. GPU 점수의 경우 오픈CL 기준 1만1932점으로, 갤럭시 Z폴드5(9192점)대비 높았으며 갤럭시 S24 울트라(1만3931점)보다는 낮았다.
대체적으로 삼성전자 신작 스마트폰 플래그십 대비 성능이 우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갤럭시 탭 S10 시리즈를 둘러싸고 제기된 프로세서 품질에 대한 우려가 다소 불식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은 물론 탭 시리즈에 고성능 프로세서의 대표주자 격인 퀄컴 스냅드래곤 프로세서를 사용해왔다. 그러나 이번 탭S10 시리즈는 '가성비' 모델로 평가받는 대만 미디어텍의 디멘시티 9300+를 탑재했다.
실제 사용했을 때도 영상이 끊기거나, 갤럭시 AI 기능 등을 구동할 때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지만, 프로세서에 있어 아쉬운 점은 갤탭S10과 같은 달 디멘시티9400이 출시됐다는 점이다. 삼성 갤탭S10은 미디어텍 디멘시티 가운데서도 최신 칩을 탑재하지 못한 셈이다.
◆ 역시 갤럭시, 업무 탁월
외관상 전작 대비 큰 개선은 없었지만, 2주간 실사용하면서 갤럭시 AI 기능을 큰 화면에서 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스마트폰 갤럭시 S24 플러스 사용자로서 유용하게 쓰고 있는 STT(Speech To Text) 기능의 경우, 음성 녹음을 텍스트로 변환해 준다. 갤탭S10에서는 해당 기능을 통해 변환한 텍스트를 메모 앱으로 끌고 와 S펜으로 필기를 더하거나, 적절한 사진 및 음성 파일도 함께 첨부할 수 있어 더욱 편리했다.
메모 앱에서 S펜으로 자유롭게 필기할 수 있어 업무 활용성이 더욱 높았다. 이를테면 화면을 분할해 왼쪽엔 영상을 띄운 뒤 오른쪽에 메모 앱을 켠 상태에서 필기하고, 영상에서 원하는 부분은 화면 캡쳐한 뒤 메모에 붙여넣어 시각 자료로 활용하기도 했다.
손글씨 정렬 기능도 유용했다. 악필인지라 엉망인 글씨체를 AI가 손봐주고, 무엇보다 삐뚤삐뚤 쓴 글자들을 줄 맞춰주는 기능이 새로웠다. 또한 손글씨를 텍스트로 변환도 가능해, 시각적으로 깔끔하게 정리하고자 할 때 사용했다.
아울러 이번 신작은 디스플레이에 반사 방지(AR) 코팅이 추가돼 실내조명이나 태양광 아래 있어도, 제품을 사용하는 데 있어 문제가 되지 않았다. 덕분에 어디서든 영상을 보거나 업무를 볼 때 불편함이 적었다.
2주간 사용한 뒤 "구매 즉시 영상머신"을 주장하던 친구에게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후기를 전했다. 물론 영상 시청도 좋지만, 음성 및 통화 녹음과 AI를 활용한 번역과 요약 등 갤럭시 AI 기능은 물론 S펜 사용으로 다양한 업무 활용 빈도가 높았다. 키보드를 함께 구매한다면 노트북 대신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업무에 막힘이 없으리란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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