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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텔레콤, 알뜰폰 사업 매각하나 [IT클로즈업]

강소현 기자
[ⓒ 세종텔레콤]
[ⓒ 세종텔레콤]

[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세종텔레콤이 최근 알뜰폰(MVNO) 사업부 매각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 주인으로는 금융권 기업이 거론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여러 추측이 제기된다. 특히, 세종텔레콤이 매각에 성공하는 경우 알뜰폰 시장 내 인수합병(M&A)에 끼칠 영향에도 이목이 쏠린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종텔레콤은 자사 알뜰폰 브랜드인 ‘스노우맨’의 원매자를 물색 중이다.

세종텔레콤의 이 같은 알뜰폰 사업부 매각은 경영상황의 악화에서 기인한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올 상반기 기준 영업손실액만 57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영업손실액(31억원)을 이미 넘어선 상황이다.

부채도 계속 불어나고 있다. 자본 대비 부채 비율을 뜻하는 부채비율은 아직 100% 미만을 유지하고 있지만, 지난해 부채는 약 1697억원으로 전년(787억원)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이는 1년 이내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이 증가한 데 따른 영향이 크다. 단기차입금 규모는 2022년 약 13억3500만원에서 2023년 607억6400만원으로 무려 46배 이상 늘었다.

문제는 교환사채(EB)다. 교환대상은 세종텔레콤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 65만6167주(삼성전자 총발행주식의 0.01%)인데, 현재 회사 주가가 당시 교환가액(7만6200원)을 크게 밑돌고 있는 상황이다. 23일 장마감 기준 삼성전자의 주가는 5만9110원이다. 즉, 현재로선 투자자들이 즉각 투자금 회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EB 상환기일은 임박했다. 교환청구기간은 내년 4월30일로, 일각에선 교환사채를 상환할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세종텔레콤이 알뜰폰 사업부를 매각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세종텔레콤의 사업구조를 살펴보면, 전체 매출에서 알뜰폰 사업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적다. 지난해 기준 알뜰폰에서 발생한 매출은 약 238억6600만원으로, 전체 매출액(약 3393억원)의 7%를 차지한다. 대부분의 영업손실을 금융수익으로 메꿔온 가운데, 세종텔레콤이 향후 관련 사업에 집중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IB 관계자는 "알뜰폰 시장이 계속 성장 중인 가운데 (세종텔레콤이 영위 중인) 다른 사업과 비교해 알뜰폰 사업이 M&A 시장에서 주목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 아닐까 싶다"고 밝혔다.

업계 일각에선 우리은행의 세종텔레콤 알뜰폰 서비스 스노우맨 인수 가능성에 주목한다. 우리은행이 스노우맨 인수를 통해 통신3사 자회사 중심의 알뜰폰 시장에서 가입자와 영업망을 확보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스노우맨의 경우 가입자가 약 15만명~20만명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권이 알뜰폰 기업을 인수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토스 역시 알뜰폰 시장 진입을 위해 앞서 중소 알뜰폰 사업자인 머천드코리아의 지분 100%를 인수한 바 있다. 알뜰폰 사업 확장을 통해 이용자를 락인(Lock-in·잠금)시키려는 전략이다. 계좌 기반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업의 특성상 알뜰폰 등 더욱 다양한 연결 서비스를 제공할수록 고객에 들어간 원가 대비 이익을 더 많이 거둬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관련업계 관계자는 “(우리은행 입장에서)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하는 것 보단 어느정도 가입자 기반과 라이선스를 갖고 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관계자는 "세종텔레콤의 제안으로, 우리은행과 (매각) 논의가 성사된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 관계자는 "(세종인수와 관련해) 세종의 요청으로 한차례 미팅을 한 것은 사실이나, 사업추진 방향이 맞지 않아 거절했다"며 "우리은행은 현재 독자적으로 MVNO 사업추진을 계획중"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잇따른 대기업·금융권 기업의 알뜰폰 시장 진출에 따른 우려의 시각도 나온다.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중소 업체들은 이들에 가입자를 뺏길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이에 정부 역시 알뜰폰 시장에서 통신3사 자회사의 점유율을 규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행법상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3사의 자회사는 합산점유율이 50%를 초과해서는 안된다. 최근엔 여기에 금융권 기업을 포함시킬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기대감도 없진 않다. 세종텔레콤 등을 시작으로 알뜰폰 시장 내 M&A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사실상 대부분의 중소 알뜰폰 업체를 ‘잠재적 매물’로 봐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자본이 뒷받침되는 통신3사의 자회사들이 알뜰폰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는 가운데, 중소업체로서는 도저히 이길 재간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중소 알뜰폰 업체들 역시 금융권 기업에 매각되기를 희망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금융권 기업들 역시 맨 땅에 헤딩하듯 무작정 알뜰폰 시장에 진출하기 보다는 어느정도 고객 기반을 가지고 있는 사업자를 인수해 들어오는 게 훨씬 이득일 것”이라며 “일부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도 통신3사의 자회사와 겨루기도 힘겨운데 금융권 기업까지 들어오는 상황에 인수되는 것이 가장 좋은 엑시트(exit·투자금 회수) 방법이라 여기고 있다"고 귀띔했다.

강소현 기자
ks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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