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개 브랜드 마케팅 성과 실시간 분석”...아모레퍼시픽 디지털전환 비결은?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전통산업 디지털 마케팅 전환이 계속되는 가운데, 아모레퍼시픽 성공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현재 아모레퍼시픽은 TV‧잡지 등 전통적 마케팅 방식을 넘어 디지털마케팅으로도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홍성봉 아모레퍼시픽 최고디지털기술책임자(CDTO)는 8일 세일즈포스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진행한 ‘디지털360 포럼 2024’에 참석해 기업 디지털마케팅 전환과정과 그 성과를 공유했다.
홍 CDTO는 “전통산업에서 디지털 미디어로 전환은 불가피하지만, 기존 조직 경험과 프로세스로는 적응이 쉽지 않다”며 “효과적인 디지털 마케팅을 위해서는 데이터 기반 실시간 의사결정 환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오랜 기간 전통적인 마케팅 방식 한계에 직면해 있었다. 홍 CDTO는 “과거에는 TV나 잡지와 같은 매스 미디어에 의존했고 좋은 슬롯을 사는 것만으로도 광고 효율을 담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면서 이러한 방식은 더 이상 효과적이지 않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특히 데이터 수집과 분석 과정에서 비효율성 문제가 큰 과제였다. 홍 CDTO는 “광고 집행 후 성과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데만 몇 주가 소요됐다”며 “이는 실시간 의사결정을 불가능하게 만들었고, 캠페인이 끝난 후에야 평가가 가능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모레퍼시픽은 세일즈포스 ‘마케팅 클라우드 인텔리전스(MCI)’를 적극 도입했다. MCI는 다양한 마케팅 채널 데이터를 자동으로 수집‧통합‧분석하는 솔루션이다. 홍 CDTO는 “MCI 가장 큰 장점은 API를 제공하지 않는 국내 주요 미디어 플랫폼 데이터도 반자동으로 수집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데이터 수집 자동화‧표준화가 가능해졌다”고 전했다.
아모레퍼시픽은 MCI 기반으로 자체 ‘마케팅 데이터 플랫폼(MDP)’을 구축한 점도 내세웠다. 이 플랫폼은 MCI에서 수집한 데이터뿐만 아니라 자체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 온라인 쇼핑몰, 오프라인 매장 등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데이터를 통합 관리한다. MDP를 통해 아모레퍼시픽이 30개 이상 브랜드에 대한 마케팅 성과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됐다.
특히 MDP를 구축한 후 아모레퍼시픽은 일일 단위 마케팅 성과 분석, 채널별 효율성 비교, 경쟁사 대비 소셜미디어 성과분석 등이 가능해졌다는 점을 꼽았다. 이 시스템을 통해 아모레퍼시픽은 특정 광고 캠페인 클릭률이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캠페인 진행 중에도 실시간으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됐다. 과거 캠페인이 끝난 후에 성과를 알게 될 때보다 훨씬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하게 됐다.
홍 CDTO는 마케터와 MD들에게 “디지털 마케팅에선 일일 단위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너무 중요하고, 이를 위해 광고주가 직접 마테크(마케팅+테크)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할 필요가 있다”며 “에이전시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말고 자체적인 데이터 분석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디지털 마케팅 전환은 단순히 기술 도입 문제가 아니라 조직 문화와 의사결정 프로세스 변화”라며 “앞으로는 AI를 활용한 예측 분석과 자동화된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 구축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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