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방송

[콘텐츠뷰] 흑백요리사, 언더독 서사는 완성됐다

채성오 기자

'콘텐츠뷰'는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콘텐츠를 매우 주관적인 시각으로 분석합니다. 기사에 스포일러나 지나치게 과한 정보(TMI)가 포함될 수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편집자 주>

[ⓒ 넷플릭스]
[ⓒ 넷플릭스]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언더독(Under Dog·상대적 약자)' 서사는 완성됐다. 이제 남은 것은 '언더독 간 경쟁' 혹은 '흑과 백의 자존심 대결'로 결정될 대결 구도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하 흑백요리사)'에 관한 이야기다.

지난달 17일 오픈할 당시만 해도 추석 시즌을 겨냥한 요리 서바이벌 예능 정도로 예상됐던 흑백요리사는 회차를 거듭할 수록 쌓이는 인물별 서사와 흑백 경쟁구도를 통해 순식간에 입소문을 탔다. 유명 셰프인 백수저 셰프 뿐만 아니라 흑수저 셰프의 매장까지 예약이 가득찰 정도로 화제를 모은 데다 심사위원인 백종원과 안성재 셰프에 대한 관심도 급증하고 있다.

두 심사위원은 요리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뛰어난 미각을 재입증하는 한편 1020세대 사이에서도 다양한 밈으로 주목받고 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를 성대모사하는 크리에이터들이 늘어났고, 안성재 셰프의 고유 제스처와 "고기가 이븐(even)하게 익지 않았어요"라는 말을 따라하는 쇼츠 콘텐츠들이 하나의 트렌드로 안착한 모습이다.

흑백요리사는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달 19일 공개 이후 2주 연속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TV(비영어) 부문 1위를 기록하는 한편 한국, 대만, 싱가포르, 홍콩 등 4개국 1위를 포함해 총 28개국 톱10에 오르기도 했다.

외부적으로도 상당한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흑백요리사의 진정한 재미는 콘텐츠 내 경쟁구도에 있다. 결승까지 한 자리만을 남겨놓은 상황에서 초미의 관심사는 마지막 결승 진출자 결정으로 쏠리는 모습이다.

만약 흑수저 셰프 중 1명이 결승전에 진출한다면 흑백요리사는 흑대흑의 '언더독' 대결이 된다. 세미 파이널에 진출한 흑수저 셰프 중 대권에 도전할 참가자는 ▲트리플스타 ▲요리하는 돌아이 ▲이모카세 1호로, 서사 면에선 그 누구 하나 약한 사람이 없을 정도다. 백수저 셰프 사이에서도 우승 후보로 꼽힐 만큼 강력한 '트리플스타'나 광기와 진정성을 오가며 느슨했던 흑백요리사에 긴장감을 더하는 '요리하는 돌아이'는 결승전을 화려하게 장식할 다크호스로 꼽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승전은 '흑과 백'의 대결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이는 흑백요리사라는 콘셉트와 부합하기도 하거니와 세미파이널 8인도 흑백 4대4로 균형을 맞췄던 만큼 결승전도 흑과 백의 대결이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언더독 서사는 결승에 직행한 '나폴리 맛피아'가 탄탄히 쌓아놓은 만큼 백수저 셰프와의 맞대결이 보다 흥미로울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나폴리 맛피아는 흑수저 셰프 80인 중 20인을 가리는 '흑수저 결정전'에서부터 식용 꽃 장식 등으로 지적받으며 '보류' 판정을 받아 탈락 위기를 겪지만 추가합격을 받아 턱걸이로 살아남는다. 1대1 대결에선 취향이 갈리는 식재료로 쉽지 않은 환경을 만나더니 끝내 팀전에서 탈락했지만 패자부활전에서 '밤 티라미슈'로 기적같이 살아남게 된다.

이어 나폴리 맛피아는 레스토랑 미션 당시 팀 전체가 탈락할 위기에 직면했지만 적극적인 소통과 피드백을 통해 실질적인 리더 역할을 수행한 끝에 심사위원들의 선택을 받았다. 사실상 개인전인 세미파이널에서 '추억과 맛'을 모두 잡아 최고점으로 1위를 차지하며 결승에 직행했다.

나폴리 맛피아를 비롯한 흑수저 셰프들의 서사 못지 않게 백수저 셰프들의 캐릭터 역시 범상치 않다. 방송을 통해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최현석 셰프는 팀전마다 신박한 아이디어와 부드러운 리더십을 통해 '최현석의 재발견'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고, 중식 셰프로는 홀로 살아남은 정지선 셰프의 경우 레스토랑 미션에서 자신의 주 요리인 딤섬으로 전문성을 완벽하게 입증했다.

'아이언 셰프 우승자', '백악관 국빈만찬 셰프' 등의 수식어보다 '물고기' 한 단어로 존재감을 드러낸 에드워드 리 셰프의 결승 진출 가능성도 높아보인다. 그는 레스토랑 미션에서 나폴리 맛피아와 같은 팀을 이뤘던 만큼 결승에 진출한다면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돼 만났다'는 서사를 만들 수 있다.

이런 흑백요리사의 서사와 화제성의 중심엔 넷플릭스의 편성 전략이 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오리지널 콘텐츠(예능 및 시리즈)를 전편 모두 공개하는 방식을 택했던 넷플릭스는 흑백요리사를 ▲9월 17일(1~4화) ▲9월 24일(5~7화) ▲10월 1일(8~10화) ▲10월 8일(11~12화) 등 총 4단계에 걸쳐 편성하며 몰입도를 꾸준히 끌어올리고 있다.

결승진출자를 가리고 우승상금 3억원의 주인공 결정 만을 남겨둔 흑백요리사 11·12화는 오는 8일 오후 4시부터 넷플릭스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채성오 기자
cs86@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