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비용 들어가는 AI, 매출은 언제?…AI업계 수익개선 해법 골몰
[디지털데일리 오병훈기자] 더 이상 인공지능(AI)자체 성능을 뽐내는 것만으로는 주목받기 어려운 시기가 왔다. AI업계가 차세대 중심 산업이 되기 위해서는 AI 기업이 실질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산학계 전반에서 커지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AI 기업들이 투자유치 및 수익활로를 찾기 위한 움직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AI 시장 선두주자로 꼽히는 오픈AI는 적극적인 투자 유치 및 수익성 강화를 위해 지배구조 개편을 모색 중이며, 국내 유망 AI 스타트업들은 정부의 인프라 지원책에 따라 수익성 개선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오픈AI, 영리기업 전환에 더해 구독료 인상 계획까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엔비디아는 오픈AI에 대한 투자논의를 지속하고 있다. 투자 조건에는 2년 내 오픈AI가 영리기업으로 전환하지 않을 경우, 투자금을 환불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오픈AI가 영리기업 전환 작업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오픈AI는 지난 2015년 설립 당시 ‘인류에게 이익을 주기 위한 AI를 개발한다’는 철학 아래 비영리 조직으로 출발했다. 현재도 비영리 이사회의 통제를 받는 기업으로, 투자금의 100배를 초과하는 이익은 비영리 모회사에 기부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같은 오픈AI 독특한 지배구조는 투자 유치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오픈AI가 새로운 모델을 선보이며 기업가치를 높이더라도, 1000만달러를 투자했다면 10억달러 이상 이익은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투자금 유치를 위해 오픈AI는 안정적인 수익모델 확보 움직임도 가속하고 있다. 최근 오픈AI는 새로운 AI 모델 ‘오원(o1)’ 개발을 통해 기술 경쟁력을 한층 강화했으나, 이같은 기술을 안정적으로 서비스하기 위한 비용 문제가 남아 있다. 골드만삭스도 시장 보고서를 통해 “AI 기술은 막대한 비용이 들지만 얻을 것은 크게 없다”며 지적하는 등 재차 AI 기업 수익모델 확보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오픈AI는 연내 월 20달러(한화 약 2만6000원)이던 챗GPT 사용료를 22달러(한화약 2만8000원)까지 올리고, 장기적으로 44달러(한화 약 5만7000원)까지 높일 계획이다.
◆국내 AI 스타트업, 정부 지원책에 성장 기대↑…“AI 인프라 연합 구축 필요성 대두”
국내에서는 대규모 정부 지원책에 따른 토종 AI 스타트업 수익성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최근 ‘국가AI위원회’를 출범하면서 ‘국가 AI 전략’을 발표했다. 이중 토종 AI 스타트업이 눈여겨 보고 있는 지점은 인프라 투자 활성화를 통한 AI 개발 비용 부담 감소다.
국가 AI 전략에는 ▲‘국가AI컴퓨팅 센터’ 구축 ▲최신GPU 15배 확충 ▲국산 AI반도체 상용화 지원 ▲민간 총 65조원 규모 AI분야 투자를 위한 정부 투자 활성화 지원 등 인프라 확대 계획이 다수 포함됐다.
AI 개발에서 핵심 비용으로 꼽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서버 및 컴퓨팅파워를 확보하기 위한 인프라 비용이다. 방대한 데이터 학습 연산에는 AI 특화 고성능 GPU가 다량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막대한 자본을 앞세운 글로벌 AI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국가 단위 인프라 지원이 필수적이다.
AI 스타트업 사이에서도 인프라 확충에 따른 각종 수혜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자체 AI모델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영위 중인 업스테이지, 뤼튼 등 유망 스타트업 성장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자체적인 AI모델을 개발을 지속하고 있는 만큼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프라 비용이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AI 스타트업 관계자는 “인건비만큼 부담되는 비용이 인프라 비용이기 때문에 이같은 지원으로 수익성 개선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며 “구체적인 지원 가이드라인이 나와봐야 알 수 있는 부분이지만, 직접적인 인프라 확충 지원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학계에서는 국내를 넘어선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단순한 지원을 넘어 대기업과 스타트업, 정부 등 AI가치 사슬을 이루는 주체들 간의 인프라 합종연횡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오고 있다. AI 산업 경쟁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대규모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정제하는 것이기 때문에 각 흩어진 인프라를 한 데 모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는 취지다.
김종원 광주과학기술원(GIST) AI대학원장은 “AI와 결합을 통한 비즈니스 체인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정부, 스타트업 등 다양한 주체가 연합해 데이터를 한 데 모을 수 있는 협력 플랫폼이 만들어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단기적인 이익을 위해 각자도생하려 하기보다는 중장기적으로 국내 AI 시장 전체가 커질 수 있도록 힘을 합쳐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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