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치닫는 배달앱 여론…이중가격제부터 중개 수수료율 인상 여진 ‘첩첩산중’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그야말로 풍전등화다. 배달의민족(배민), 쿠팡이츠, 요기요 등 주요 배달앱들이 국정감사를 목전에 두고 서로를 저격하는 모습을 보이며 여론마저 극단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을 오늘(27일) 공정위에 신고할 예정이다.
특히 최근 악화된 여론 배경에는 ‘이중가격제’가 있다. 일부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오프라인 매장과 배달앱 상 메뉴 가격을 다르게 받는 이중가격제가 속속 도입되고 있다. 일례로 롯데리아는 전국가맹점협의회와 가맹점 수익 악화 방지를 위해 최종 배달 서비스 차등 가격 정책안을 수립했다.
롯데리아는 실제 배달 플랫폼 주문 유입 시 배달 수수료·중개료·배달비 등 제반 비용이 매출 대비 평균 약 30%를 차지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무료 배달 서비스 도입으로 향후 발생하는 가맹점들의 비용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측돼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는 게 롯데리아 측 설명이다.
맥도날드도 배민 내 매장별 페이지에서 “배달 시 가격은 매장과 상이하다”는 안내문을 넣었다고 지난 25일 공지했다. 일부 외식업체나 배달앱이 배달 메뉴와 매장 메뉴의 가격이 다르다는 점을 소비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아 소비자 알권리와 선택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이 일각에서 제기돼서다. KFC와 파파이스, 버거킹은 이중가격제를 도입해 시행 중이다.
이러한 가운데 저렴한 가격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도시락 전문점 한솥도시락마저 같은 날 배달앱 수수료 부담을 이유로 홀·배달 이중가격제를 도입하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업계에 따르면 맘스터치는 4분기 중 일부 직영점에서 이중가격제를 시범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이처럼 이중가격제 도입이 현실화되자 비판의 화살은 배달앱 내 가격을 인상한 업체들이 아닌 배달앱으로 쏠렸다. 무료배달로 이용자를 모으려 했던 배달앱 전략은 업주들에게 고스란히 부담으로 이어졌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그러자 쿠팡이츠가 먼저 선 긋기에 나섰다. 쿠팡이츠는 입장자료를 통해 “이중가격제는 특정 배달 업체에서 무료배달 비용을 외식업주에게 전가하고 수수료를 인상한 것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데, 마치 당사 등 배달 업체 전반의 문제인 것처럼 오인되고 있다”면서 “특정 배달업체만의 문제를 모든 배달 업체의 문제인 것처럼 호도되지 않도록 유의해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특정 배달 업체는 시장 점유율 1위이자 배달앱 중 유일한 흑자 기업인 배민으로 유추할 수 있게 했다. 즉, 이중가격제 발발은 현재 시장의 60% 가량을 점유하면서 최근 중개 수수료를 인상하고 유료멤버십 서비스까지 실시한 배민만의 잘못이란 의미다.
그러나 배민은 이 같은 주장을 지속할 경우 법적 대응도 적극 검토하겠다며 즉각 반발했다. 배민 측은 “(쿠팡이츠는) 배민이 제공하는 배민배달(배민 라이더가 배달을 수행하는 건)과 가게배달(업주가 배달대행사와 자율적으로 계약해 배달)을 섞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소비자와 외식업주를 오인시킬 수 있는 여지가 크다”고 전했다.
이어 “경쟁사(쿠팡이츠)에는 없는 가게배달 경우 고객배달팁을 업주가 직접 설정한다”면서 “또한 당사는 현재 가게배달 업주가 무료배달을 선택할 경우 배달비를 건당 2000원씩 지원하고 있고, 이 때 중개이용료는 6.8%로 경쟁사보다 3%p 낮으며 가게배달 중개이용료는 최근 변동된 바 없다”고 강조했다.
배민과 쿠팡이츠가 이중가격제 논란을 둘러싸고 대외적으로 충돌한 가운데 요기요도 보탰다. 요기요는 지난 26일 기본 주문 중개 수수료를 9.7%로 인하한 ‘라이트 요금제’ 성과를 담은 보도자료를 배포했는데, 이 자료의 첫 시작 문구는 “무료 배달 요금, 아직도 사장님이 내세요?”다.
배민과 쿠팡이츠가 무료배달 요금으로 날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데, 요기요도 두 배달앱을 지적한 셈이다. 또한 요기요는 요기요 라이트 요금제를 ‘업계 최저 수준의 중개 수수료’, ‘배달 3사 중 가장 저렴한 수수료’ 등으로 표현하며 수차례 강조했다. 다만 배민과 쿠팡이츠(9.8%)와의 중개 수수료율 차이는 0.1%에 불과하다.
요기요는 “경쟁 배달 앱들이 일부 배달 유형에만 무료 배달 비용을 지원하지만 요기요 라이트는 배달 유형에 상관없이 고객 배달비를 100% 지원한다”며 “음식 가격 등을 플랫폼의 요구 조건에 맞춰야 하는 ‘최혜 대우’ 조건을 내걸지 않는 점도 호평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일부 배달 유형에만 무료 배달 비용을 지원하는 경쟁 배달 앱’ 역시 배민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배달앱들의 이같은 충돌은 기획재정부와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주재로 배달플랫폼·입점업체간 상생협의체가 가동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개적으로 벌어져 더욱 논란이다.
한편,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을 공정위에 신고할 계획이다. 앞서 협회는 ‘프랜차이즈 배달앱 사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난 19일 배민을 공정위에 신고할 예정이었다.
입점 업체들을 대상으로 중개 수수료율을 기존 6.8%에서 9.8%로 올린 점에 대한 문제 제기 차원에서다. 그러나 배민이 수수료율 인하를 골자로 한 개선안을 내놓겠다고 밝혀 신고를 한 차례 미룬 바 있다. 그럼에도 별다른 움직임이 관측되지 않으면서, 협회는 ‘배달의민족 공정거래법 위반 신고 기자간담회’를 오늘 오전 진행한 이후 공정위 서울사무소에 신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배달앱 국정감사(국감) 증인 출석도 현실화되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는 배달앱 수수료 문제를 다루기 위해 배달앱 3사 관련 인물들을 모두 증인으로 채택했다. 함윤식 배달의민족 부사장과 피터얀 바데피트 우아한형제들 대표이사, 전준희 요기요 대표가 소환될 예정이다. 강한승 쿠팡 대표도 산자위 증인으로 출석 요청됐다.
피터얀 반데피트 우아한형제들 대표이사는 농림축산식품부(7일), 해양수산부(8일) 국감에도 증인 출석 요구를 받았다. 원산지 표기 위반 및 연륙도서 추가 택배비 부과로 인한 주민 생활물류서비스 제약 등이다. 정무위원회 경우 일반 증인 및 참고인 명단이 확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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