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방위-문체위, 방발기금 사용처 문제 논의할까
[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방송통신발전기금(이하 방발기금) 사용처 등 소관부처가 분리되면서 발생한 문제들에 대해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를 만나 논의하겠습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소속 이훈기 의원(더불어민주당)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진행된 ‘지역중소방송 진흥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서 “방발기금 제도가 가지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기본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어 큰 이견은 없을 것 같다”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날 토론회는 방송시장의 격변 속 위기에 처한 지역중소지상파방송 보호 방안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등 새로운 사업자의 등장으로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재난방송은 물론 보편적 시청권 등 지상파 사업자의 공익적 역할이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정부가 지역방송에 대한 발전계획을 2014년부터 10년간 4차에 걸쳐 마련했지만, 계획만 있을 뿐 이를 실행한 재원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해왔다.
발제자로 나선 김희경 미디어미래연구소 박사는 “지역방송사의 위기는 이미 오래전부터 가시화됐다”라며 “매출·영업이익 등 수치들을 살펴보면 지상파의 매체적 위상이나 역할이이 크게 격하됐다는걸 체감할 수 있다. 제작비나 시간당 방송 단가가 중앙 지상파의 10분의 1수준인 지역 지상파의 경우 더욱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선 특히, 지역중소지상파방송발전기금 설치를 통한 재원 마련 방안이 모색됐다.
앞서 이훈기 의원은 지역중소지상파방송을 지원하는 관련 법 개정안 4건을 대표 발의했다. 지역중소지상파방송 지원 4법 개정안은 정부광고 대행 수수료 활용하여 ‘지역중소지상파방송발전기금’ 설치를 통해 지역방송 활성화를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행법상 지역신문과 달리, 지역방송을 지원하는 별도 기금 제도는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다. 지역방송발전지원법에 근거해 방발기금을 활용한 일부 지원이 이뤄지고 있지만, 규모는 턱없이 낮은 수준이라고 업계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방통위가 올해 지역 중소방송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해 편성한 예산은 45억3000만원 수준이다.
아울러 기존 방발기금의 운용 효율화를 통한 지원 방안도 모색됐다. 예컨대 최근 5년간 방발기금을 부담하지 않는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소관 기관에 지원된 예산만 약 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발기금 대상의 적절성도 지적됐다. 현재 방발기금 부과 대상은 정부로부터 배타적 사업권을 부여받은 자다. 공공재(주파수)나 사업권역에 대한 배타적 사업권을 허가받은 만큼, 여기에서 발생하는 초과이윤의 일부를 산업 발전을 위해 환원해야 한다는 논리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제한된 공공재나 특정 권역에서의 배타적 사업기회를 통해 독점이윤이 발생한다는 방발기금의 전제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관련 사업자들은 지적해왔다.
최상훈 한국방송협회 정책실장은 “독점적 지위를 바탕으로 초과이윤을 기대할 수 있던 과거에나 (주어진 공적책무를) 감당할 여력이 있었다”라며 “현행 방발기금 제도만 손봐도 지역중소지상파방송을 지원하기 위한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 아리랑TV나 국악방송 지원 등을 문체부 소관 예산으로 이동하는 경우, 약 430억원 규모의 지역중소방송 지원 재원 여력 확보가 가능하다”고 꼬집었다.
개정안과 관련해 김미정 방통위 지역미디어정책과장은 “법안 통과를 위해선 기획재정부 등 다른 부처들이 협의할 부분이 있다”라며 “법 개정 전에는 방발기금을 통한 지역중송방송 지원 예산 확대를 위해 방통위가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지역중소지상파방 지원 방안으로 정부광고제도의 수탁기관 확대와, 방송 결합판매제도 전면 재검토 등도 이야기됐다.
특히,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가 진행하는 지역방송 결합판매 제도는 네트워크 지역지상파방송사업자 및 중소지상파방송사업자의 방송광고를 주요 지상파방송사업자의 광고와 결합하여 판매하는 제도인데, 현재 재산권 등 헌법상 기본권 침해를 이유로 위헌 심사가 진행되고 있다.
김희경 박사는 “방송의 공공성 제고와 공익적 가치 실현을 위해 방송광고 결합판매 제도의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라며 “또 현재는 단순 방송광고만 취급하고 있지만, 지상파 방송으로 돈을 받고 있는 방송시장과 연관된 사업자도 결합판매 지원 사업자로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겠다”고 제언했다.
한 선 호남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2018년 도입된 정부광고제도도 중장기적으로 해결해야할 문제”라며 “정부 광고 제도 수탁기관인 언론진흥재단은 신문 매체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신문과 방송과 분리하고, 지역방송 몫을 명시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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