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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겜표 ‘빅앤리틀’ 가동… 오션드라이브와 글로벌 공략 [게임스컴 2024]

문대찬 기자
카카오게임즈 한상우 대표가 22일(현지시간) '게임스컴'이 열리는 독일 쾰른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삿말을 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 한상우 대표가 22일(현지시간) '게임스컴'이 열리는 독일 쾰른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삿말을 하고 있다.

[쾰른(독일)=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글로벌 진출을 꾀하는 카카오게임즈의 ‘별동대’가 출격을 앞두고 있다. 작지만 다채로운 색깔을 지닌 오션드라이브가 주인공으로, 다양한 장르의 미드코어(캐주얼과 하드코어 사이) 게임으로 시장 문을 두드리겠다는 각오다.

카카오게임즈 자회사 오션드라이브는 21일부터 25일까지 독일 쾰른서 열리는 세계 최대 게임 전시회 ‘게임스컴 2024’에 참가했다. BTC(소비자), BTB(기업)에 ‘로스트아이돌론스: 위선의마녀(이하 위선의마녀)’와 ‘섹션13’, ‘갓세이브버밍엄’ 등 신작 3종을 내놨다.

지난 2020년 카카오게임즈와 첫 연을 맺은 오션드라이브는 작년까지 갖은 시행착오를 겪어왔다. 이들이 3년간 선보인 ‘로스트아이돌론스’, ‘블랙아웃프로토콜’, ‘드랍킥: 네이비’ 등 작품들은 흥행에 참패하거나, 개발 과정에서 출시가 무산된 바 있다.

그럼에도 카카오게임즈가 오션드라이브와 게임스컴 참가에 나선 것은, 비로소 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적 성취를 거둘 준비가 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2일(현지시간) 국내 취재진과 간담회에서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3~4년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사업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시기가 됐다고 생각했다”면서 “현재 개발 중인 ‘아키에이지2’ 등 AAA급 게임들이 있지만, 코어한 유저가 있는 미드코어 장르 게임으로 포트폴리오를 늘려 시장에 대응해야겠다는 생각을 오래 전부터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게임즈는 대중화된 한국에서의 서비스에 특화돼 있다. 아직 글로벌에서 리치 세그먼트(공략 대상인 특정 고객 그룹)를 갖고 있는 게임들에 대한 서비스 노하우나 역량은 부족하다. 이에 오션드라이브에서 게임을 만들고 이를 서비스하는 노하우를 함께 구축해왔고, 새로 준비하는 작품들부터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카카오게임즈의 품 안에서 개발 중인 신작 3종은 AAA급 게임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참신한 접근 방식에 집중한 인디게임에 가깝다. 이는 넥슨의 서브브랜드 ‘민트로켓’이 개발한 ‘데이브더다이버’를 연상시킨다. 작년 독특한 장르와 문법으로 무장해 출시된 데이브더다이버는 300만장 판매고를 올리며 넥슨의 글로벌 진출 도약대가 됐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다양성에 집중한 게임을 통해 개발사로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나름의 입지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인디게임에 대한 시장 수요는 해를 거듭할수록 높아지고 있다. 데이터 분석업체 유고브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게임 이용자는 소폭 감소했지만, 인디게임을 즐긴 이용자는 전년 대비 31% 증가했다.

왼쪽부터 차현성, 박재은, 김진상 디렉터, 이정수 총괄.
왼쪽부터 차현성, 박재은, 김진상 디렉터, 이정수 총괄.

실제로 오션드라이브는 각 프로젝트를 맡은 팀이 하나의 인디개발사처럼 움직이고 있다. 이정수 총괄은 “디렉터님들께 게임 크리에이티브 권한을 최대한 드리고 있다”며 “방향성을 인정해주고 지원해주는 카카오게임즈가 있다보니 인디게임사 4개를 따로 붙여놓은 느낌으로 접근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열심히 각자의 장르를 개발하는 구조”라고 귀띔했다.

이 총괄은 “앞서 데이브더다이버가 성공하면서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사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이 만들고 싶은 장르가 명확하다”면서 “각 팀들이 하나의 작은 회사라고 생각하고 장르 장인이 되어보자는 생각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율성은 보장하지만, 프로젝트가 승인되고 출시에 이르기까지는 엄격한 기준을 거친다. 크게는 명확한 재미 요소가 있는지, 장르에 대한 개발팀의 이해도와 애정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할 요소가 있느냐를 중점적으로 검토한다. 이후엔 끊임없는 피드백 반영을 통해 완성도를 높이는 과정을 거친다. 해당 프로세스를 통해 선정된 게임이 게임스컴 출품작 3종이다.

실제 게임스컴에서 확인한 해당 신작들은 ‘덕후’들의 지휘 아래 나름의 장르적 매력과 참신함을 갖춘 작품들이었다. 위선의마녀는 정통 하드코어 턴제전략시뮬레이션(SRPG) 문법을 트렌드있게 재해석하고, 로그라이트 요소를 넣어 색다른 재미를 재미를 키운 게임이다.

섹션13은 로그라이트와 트윈슈터액션, 스토리를 적절히 녹여낸 작품이다. 탄약 관리 등 여러 제약을 완화해 액션성을 강화하고, 접근성을 높였다. 특히 반복 플레이를 할 때마다 새로운 루트가 해금되게 설정해 매 플레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오션드라이브 신작 '갓세이브버밍엄'. [ⓒ카카오게임즈]
오션드라이브 신작 '갓세이브버밍엄'. [ⓒ카카오게임즈]

이중 갓세이브버밍엄은 개발 진척도가 10% 정도에 불과한데도 남다른 잠재력을 자랑했다. 14세기 중세 영국 버밍엄을 무대로 하는 좀비 아포칼립스 생존 게임으로, 중세 생활상의 철저한 고증이 돋보인다. 특히 물리 엔진을 이용한 생동감 있는 피직스 표현을 통해 좀비가 플레이어에게 엉겨붙는 감각까지 현실감있게 구현해 취재진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차현성 디렉터는 “제 기호로 중세 소재 게임을 개발한 것”이라며 “부싯돌과 부시 철편으로 불을 피우는 등 중세 생활상을 고증한 생존 활동 재미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정식을 만들기 어렵다는 시대상을 감안해 소금과 소고기를 구해서 염장을 하거나 햇볕에 말리는 식의 생존 여정이 이어질 것”이라며 “민가들 중 안전한 곳을 찾아 바리케이트나 걸쇠 달린 문을 만드는 등 거처를 마련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오션드라이브는 인기 웹소설을 기반한 ‘검술명가막내아들’도 개발하고 있다. 이 또한 출품작 3종이 거친 엄격한 프로세스를 거쳐 승인된 프로젝트다.

이 총괄은 “한국의 스토리텔링은 특유의 개성이 있다. 검술명가는 잘 짜여진 세계관과 스토리텔링 부분에서 접근하고 있다. 비주얼에 대한 욕심보다는 캐릭터 설정과 매력적인 부분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1년 반 정도 개발했다. 우리만의 색깔대로 개발 중이다. R&D도 열심히 하고 있다. 준비가 되면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카카오게임즈는 크고 작은 다양한 장르의 신작을 지속해 발굴하고 선보일 계획이다. 한 대표는 “내년부터 조금 더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을 글로벌하게 서비스할 수 있도록 준비할 예정”이라며 “오션드라이브를 포함해 많은 응원과 격려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문대찬 기자
freez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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