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노조 “사측, 상견례도 회피… 부당 노동행위 중단·교섭 시간 보장하라”
[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넷마블은 교섭위원회의 교섭 시간을 보장하라.”
화섬식품노조 수도권지부는 12일 오전 11시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넷마블 지타워 앞에서 ‘넷마블 교섭 회피 규탄 및 성실교섭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번 기자회견은 지난달 12일 넷마블 엔투, 17일 넷마블 에프앤씨 사측과 노동조합(이하 노조)간 상견례가 사측의 입장 변경으로 무산된 데에 따른 항의 표시에서 마련됐다.
앞서 넷마블은 노조에 사옥 외부에 교섭에 필요한 적합한 장소를 확보해 놨다며 양측이 합의한 날짜에 상견례를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교섭 조합원의 공가도 불허한다고 통지했다. 교섭시간을 근무시간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수도권지부는 이날 “회사 내 회의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조 요구는 무시한 채 계속 외부장소만을 주장하는 건 노조와 조합원을 분리시키려는 것”이라며 “특히 노조에서 공문을 발송할 때까지만 해도 예약 가능했던 회의실들이 단 하루 사이에 예약이 잡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장소에 대한 협의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노조는 회사가 마련한 외부장소에서 교섭을 진행하면 된다. 다른 선택지는 없다’는 식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성실하게 교섭을 할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심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도권지부에 따르면 노조가 넷마블 몬스터에 사내 교섭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한 8월2일 사내의 12개 회의실은 모두 비어 있었다. 그러나 공문 발송 후 교섭 가능 회의실을 특정팀이 모두 예약했다. 이러한 예약행태는 일반적이지 않다는 게 노조 측 입장이다.
수도권지부는 “이곳 지타워에는 각 층에 법인별로 사용 가능한 회의실이 갖춰져 있는데도 사측은 적당한 장소가 없다는 얘기만 반복하고 있다. 상식적으로 상견례를 진행하기 위한 노조 요구를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거부하는 넷마블을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자리한 정의당의 류하경 법률위원장은 “넷마블 지회가 설립된 지가 세 달이 넘어가는 시점에 상견례 교섭조차도 이뤄지지 않는다면 노조를 인정하지 않는 부당노동행위 범죄 행위를 저지르는 것”이라면서 “불가항력, 천재지변 등으로 도저히 교섭에 응할 수 없는 물리적 환경을 노조가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면 장기간 교섭을 거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넷마블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의 부당노동행위 제1항 제3호에 해당하는 행태를 보여주고 있다”며 “이는 당장이라도 법률 대응을 하면 형사처벌도 가능한 사안이다. 2년 이하 징역, 2000만원 이하 벌금에 해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넷마블 지회 이정운 부지회장은 “엔씨소프트, 넥슨, 스마일게이트, 엑스엘게임즈, 네이버, 카카오 등 수많은 게임 ICT 노동자와 사측이 회사 안에서 교섭을 진행했고 조합원의 교섭시간을 근무시간으로 인정했다. 넷마블 행태는 극히 비상식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2024년 2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음에도 넷마블 노동자들은 언제 자신들의 프로젝트가 급파돼 권고사직 될지 몰라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며 “지난 5월에는 출근 시간 1분만 지각해도 연차를 사용하게 한 부분이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근로감독관 시정명령을 받았다. ‘구로의 등대’라는 오명을 여전히 벗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단체교섭을 통해 그룹 차원에서 이뤄지는 보이지 않는 구조조정과 권고사직, 고용 불안을 끊어내고 노동자가 행복한, 그래서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와 시민, 넷마블의 이해관계자 모두가 행복해지는 넷마블을 만들어 내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넷마블은 조속한 상견례 진행을 위해 추가 실무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넷마블 관계자는 “당사는 노동조합 요청에 따라 상견례를 위해 시간 제약 없이 사용 가능한 본사 부근 회사 소유의 건물 회의실을 준비했고 해당 장소에서 양측이 합의한 날짜에 상견례를 진행할 것을 안내했으나, 노동조합에서 불참 의사를 밝혀온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현재 노동조합과 실무교섭을 1차례 진행했으며 조속한 상견례 진행을 위해 추가 실무 협의를 진행 예정으로 노동조합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것”이라며 “조합활동에 대한 근로시간 면제에 대한 요구는 단체교섭에서 논의돼야 할 사안으로 생각하고 있다. 추후 단체교섭 과정에서 이를 성실히 교섭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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