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반차장보고서] HBM 주도권 가져가는 SK하이닉스…삼성 파운드리 확대 대비나선 'DSP'

배태용 기자

반도체⋅부품 관련 정책 동향과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한 주 동안 열심히 달린 <소부장반차장>이 지난 이슈의 의미를 되새기고, 차주의 새로운 동향을 연결해 보고자 주간 보고서를 올립니다. <반차장보고서>를 통해 한 주를 정리해보시길 바랍니다. <편집자주>


삼성전자가 양산할 12나노 LPDDR5X D램 패키지 [ⓒ삼성전자]

삼성전자, 업계 최소 두께 12나노급 LPDDR5X D램 양산


삼성전자(대표 한종희)가 업계 최소 두께 12나노급 LPDDR5X D램 12∙16기가바이트(GB) 패키지 양산을 시작했다고 6일 발표했다. 이번 제품 두께는 0.65mm로 현존하는 12GB 이상 LPDDR D램 중 가장 얇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소 크기 12나노급 LPDDR D램을 4단으로 쌓고 패키지 기술, 패키지 회로 기판 및 EMC 기술 등 최적화를 통해 이전 세대 제품 대비 두께를 약 9% 감소, 열 저항을 약 21.2% 개선했다. 또 패키지 공정 중 하나인 백랩(Back-lap) 공정의 기술력을 극대화해 웨이퍼를 최대한 얇게 만들어 최소 두께 패키지를 구현했다.

회사는 이번 제품은 얇아진 두께만큼 추가로 여유 공간 확보를 통해 원활한 공기 흐름이 유도되고, 기기 내부 온도 제어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높은 성능을 필요로 하는 온디바이스 AI는 발열로 인해 기기 온도가 일정 구간을 넘기면 성능을 제한하는 온도 제어 기능(Throttling)이 작동한다. 이번 제품을 탑재하면 발열로 인해 해당 기능이 작동하는 시간을 최대한 늦출 수 있어 속도, 화면 밝기 저하 등 기기 성능 감소를 최소화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향후 6단 구조 기반 24GB, 8단 구조 32GB 모듈도 가장 얇은 LPDDR D램 패키지로 개발해 온디바이스 AI시대 고객의 요구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지속 공급할 예정이다. 또 이번 0.65mm LPDDR5X D램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및 모바일 업체에 적기에 공급해 저전력 D램 시장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TI가 신규로 출시한 'MagPack' 패키지 기술 기반 전력 모듈 6종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TI, 'MagPack' 기반 전력 모듈 6종 출시…"업계 최소 크기·고전력 밀도 구현"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가 소형화·전력 효율 개선·EMI 절감 등을 달성한 6개 전력 모듈을 신규 출시했다. TI는 이 모듈을 자체 생산해 모바일, 데이터센터, 모빌리티, 통신 등에 이르는 응용처에 공급할 계획을 세웠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코리아(대표 박중서)는 6일 온라인 기자 간담회를 열고 자체 통합 마그네틱 패키징 기술 '맷팩(MagPack)'을 적용한 전력 모듈 신제품을 공개했다.

신규 제품 6종은 신규 제품 6종은 ▲TPSM82866A ▲TPSM82866C ▲TPSM828303 ▲TPSM82816) ▲TPSM82813 ▲TPSM81033으로 구성됐다.

TI는 신제품을 경쟁사 모듈 대비 최대 23%까지 크기를 축소했다. 6종 중 TPSM82866A, TPSM82866C, TPSM82816 등 3종은 업계에서 가장 작은 6A 전력 모듈로, 1㎟ 면적당 약 1암페어(A)의 전력 밀도를 제공한다.

전력 모듈은 인덕터(Inverter)나 변압기(Transformer)를 전력반도체(PMIC)와 결합한 패키지 제품이다. 전기를 사용하는 자동차·산업·서버·통신 등 다방면에서 활용된다. 최근 자동차, 서버, 모바일 등 분야에서는 전동화, 인공지능(AI) 등장에 따라 고전력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늘고 있으며, 프로세서의 소형화에 맞춰 전력 효율과 성능을 높이려는 시도도 확대되는 추세다.


SK하이닉스는 지난 4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 난강전람관에서 개최된 컴퓨텍스 2024에 참가해 36GB(기가바이트) 12단 HBM3E를 전시했다.

HBM 과잉 우려 없다…커지는 SK하이닉스 메모리 주도권

메모리 업계 안팎에 HBM(고대역폭메모리) 과잉 공급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1위 SK하이닉스는 가능성이 낮다는 입장이다. D램을 적층해 만드는 HBM은 다이 사이즈가 2배 이상 크고, 수율도 낮아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기 힘든 구조이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현재의 기술 리더십을 토대로 메모리 주도권을 쥐겠다는 전략을 짰다.

6일 반도체 업계 등에 따르면 AI(인공지능), 빅데이터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 HBM 수요가 급증하면서 주요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생산능력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생산 확대와 더불어 기술 노하우까지 쌓이며 수율까지 개선되는 흐름까지 이어지고 있다.

케파(CAPA⋅생산능력)는 늘어나고 있는데, AI(인공지능) 모델 수익화 등에 관한 명확한 해답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 업계에선 HBM도 D램(DRAM), 낸드플래시(NAND FLash) 등 사이클에 영향을 크게 받는 메모리와 같이 '공급과잉으로 이어질 수 있지 않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4세대 HBM(HBM3)에서 엔비디아 독점 공급을 체결, HBM 시장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이 같은 우려가 현실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AI은 지난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등장한 신생 산업으로, 아직 시장 확장 잠재력이 클 뿐만 아니라 HBM 구조 특성상, 일반 메모리와 같이 과잉 공급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만들어지는 HBM은 TSV(Through Silicon Via⋅실리콘 관통 전극)를 통해 다층 적층하는 매우 복잡한 제조 공정을 거치는데, 이는 일반 D램 제조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의 기술력과 정밀도를 요구하고 있다. 생산 라인 구축에 막대한 자본이 소요되는 등 높은 진입 장벽을 갖고 있어 기존 기업 이외에 신생 기업들은 시장 진압 자체가 어렵다.

수율이 개선된다 하더라도 여전히 일반 메모리와 비교해선 낮은 점도 또 하나의 이유다. HBM은 고객의 요청에 따라 1년 단위로 맞춤형으로 생산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 케파 확대가 곧장 과잉 공급으로 이어지는 논리도 만들어지지 않는다.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美 보조금 최대 6200억원 받는다…"착공 차질없이 진행"

미국 인디애나주에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기지를 짓기로 한 SK하이닉스가 미 정부로부터 최대 4억 5000만 달러(약 6200억원) 규모의 보조금을 받을 전망이다.

미국 상무부는 6일(현지시간) SK하이닉스와 고대역폭메모리(HBM) 고급 패키징 제조, 연구개발(R&D) 시설 설립을 위해 최대 4억5000만달러 직접보조금과 5억달러(약 6900억원) 대출을 지원하는 내용의 예비거래각서(PMT)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미국 재무부도 SK하이닉스가 미국에서 투자하는 금액의 최대 25%까지 세제 혜택을 제공해주기로 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 4월 인디애나주에 패키징 공장을 건설하는 데 38억7000만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통해 약 1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퍼듀(Purdue) 대학 등 현지 연구기관과 반도체 연구·개발에 협력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정부의 지원에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하며, 앞으로 보조금이 최종 확정될 때까지 남은 절차를 준수하는 데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인디애나 생산기지에서 AI 메모리 제품을 차질 없이 양산할 수 있도록 건설 작업을 진행하도록 하겠다. 전세계 반도체 공급망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삼성전자도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 반도체 공장 투자에 따라 미국 정부로부터 64억달러(약 8조8500억원)을 보조금으로 지급받는 내용의 예비협약을 상무부와 체결했다. 삼성전자는 기존에 발표한 투자액인 170억달러의 두 배가 넘는 금액인 400억달러(약 55조3600억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칩 양산을 위한 계약을 맺은 가온칩스-딥엑스 [ⓒ딥엑스]


딥엑스, 첫 AI칩 'DX-M1' 양산 돌입…삼성 DSP 가온칩스와 계약 체결

딥엑스(대표 김녹원)가 인공지능(AI) 1세대 제품인 5나노미터(㎚) 칩 'DX-M1' 양산에 돌입한다. 이를 위해 삼성 파운드리 디자인 솔루션 파트너(DSP)인 가온칩스와 양산 계약을 체결했다고 8일 발표했다.

딥엑스는 올해 6월 DX-M1 커머셜 샘플을 삼성 파운드리로부터 받아 여러 양산 검증 테스트를 진행했고, 중요 지표에서 양산성을 확보했다고 판단했다. 이로써 작년에 제작된 엔지니어링 샘플에 비해 연산 성능, 전력 소모 등이 향상됐다는 점을 확인했다.

가온칩스는 AI 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하는 팹리스 기업들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선단 공정 기술을 포함해 반도체 전 공정에 걸쳐 풍부한 경험과 숙련된 기술을 보유한 삼성 파운드리 DSP로 꼽힌다.

딥엑스는 가온칩스와 삼성 파운드리 5·14·28나노 공정을 활용한 멀티프로젝트웨이펴(MPW)를 통해 시제품을 제작했으며, 이를 통해 미국·중화권·유럽·일본 등 120여곳 이상 글로벌 회사에 AI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개발 툴인 DXNN을 제공했다. 이들 고객사와 파트너사들은 딥엑스 시제품 성능을 평가했고 현재 20여 기업에서 양산 응용 제품 개발을 진행하고 있어 이제 딥엑스의 양산 제품이 필요한 상황이다.


TSMC 대만 본사. [ⓒ연합뉴스]

TSMC에 쏠린 AI 수요…'삼성 파운드리' 봄바람 분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인 대만 TSMC에 막대한 첨단 칩 수요가 쏠리는 현상이 심화되면서 삼성전자 파운드리에게도 기회가 올지 관심이다. TSMC가 모든 생산을 감당할 수 없는 만큼, 우선순위에 밀려난 수요를 잡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부풀면서다. 업계에서는 내년 삼성의 주력 공정이 될 3나노 2세대 공정(SF3)이 본 궤도에 오르게 된다면 이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보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올해 하반기 중 3나노 2세대 공정인 SF3의 본격적인 양산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출시된 갤럭시워치7의 웨어러블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 W1000'이 SF3에서 제작됐으며, 내년 초 공개할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S25에 탑재되는 모바일 AP '엑시노스 2500'도 이 공정에서 제작된다.

SF3은 삼성전자가 2022년 최초로 양산을 시작한 3나노 1세대 공정의 후속 공정이다. 1세대와 마찬가지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트랜지스터 구조를 기반으로 한다. GAA는 트랜지스터 게이트와 채널이 닿는 면을 기존 3개(FinFET)에서 4개로 늘려 전류 누설 등을 개선했다.

당초 SF3는 낮은 수율과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능 등이 이슈로 부각되면서 업계의 우려를 샀다. 하지만 지난달 진행한 삼성 파운드리 포럼(SFF 2024)에서 엑시노스 2500을 SF3에서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유지하면서 관련 우려를 불식시킨 모습이다. 특히 전영현 부회장이 DS부문장으로 부임하는 '원 포인트 인사' 단행 이후 관련 속도가 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 부회장이 취임한 이래 내부 조직 개편과 연구개발·양산 엔지니어 등의 역할 정리가 이뤄지면서, 파운드리에 투입되는 인적 자원이 늘어난 덕이다.

최근 경쟁사들의 변화가 지속되고 있는 점도 삼성 파운드리에게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 이후 삼성전자를 쫓고 있는 인텔은 최근 발표한 2분기 실적에서도 파운드리 손익 개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실제 인텔 파운드리의 2분기 영업손실은 28억달러로 전년 동기(19억달러), 전분기(25억달러)보다도 증가한 모습이다.


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SFF 2024)'의 기조연설자로 나선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삼성전자]

삼성 파운드리 수주 물량 늘어난다…후공정까지 넓히는 국내 'DSP'

AI 반도체 시장 확장 대응에 나선 삼성전자가 파운드리(위탁 생산)부터 메모리, 패키지 한 번에 아우르는 '원스톱' 턴키 솔루션을 추진하는 등 국내 팹리스 모객에 나서는 가운데 국내 디자인 하우스(DSP)들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프론트엔드(Front end⋅회로 테스트) 및 후공정 영역까지 확장, 늘어날 팹리스 일감 수주에 팔을 걷었다.

9일 관련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다수의 팹리스 기업은 엔비디아 GPU(그래픽처리장치)에 대항하고 있다. AI 시스템 구축에는 엔비디아 GPU와 같은 시스템 반도체가 필요한데, 이 GPU의 경우, 시장 점유율 90% 이상을 엔비디아가 차지하고 있다 보니, 이를 대체할 수 있는 AI 반도체 칩을 설계해 점유를 뺏어오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이 같은 전망에 가온칩스, 에이디테크놀로지, 코아시아세미 등과 같은 디자인하우스 기업들은 프론트엔드(Front end 회로 테스트) 및 후공정 영역까지 확장, 준비에 나서고 있다.

기존에는 팹리스가 설계한 칩을 파운드리가 생산 구현할 수 있게만 도와주는 '가교' 역할만 했다. AI 반도체, HPC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 칩은 선단 공정을 이용, 설계하는데 인력도 많이 투입되고 시간, 비용이 크게 들다 보니 팹리스로선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에 파운드리 설계뿐 아니라 패키징과 같은 후공정 작업, 테스트까지도 팹리스 고객사에 가이드를 진행해 수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조수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디자인하우스들이 초기 단계인 SPEC 및 IDEA(레벨0) 협의부터 최종 납품 및 관리까지 턴키(Turn-Key) 솔루션을 지원하기 시작했다"라며 "이 같은 모델은 수익성이 좋을뿐더러 전통적인 방식 대비 개발비용, 기간도 단축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사업은 부가가치가 높아 수익성도 좋다"라며 "디자인하우스의 사업 영역이 넓혀지면서 디자인솔루션 업체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추세다"라고 설명했다.

배태용 기자
tyba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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