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 티몬월드 사태 키웠다”…책임공방 가열
[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은행권의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을 둘러싸고 책임 공방이 가열됐다. 피해 소상공인들은 티몬월드 사태에 해당 은행의 한도 상향 및 상품 가입 유도 등 책임이 따른다고 지적했다. 은행은 대출 상품의 경우 절차대로 진행했으며, 해당 상황에 대한 후속조치를 강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1일 서울 시내에서 서왕진 의원과 신장식 의원(이하 조국혁신당) 주최로 ‘티몬월드 미정산 사태 관련 디지털가전 피해 업체 현장 간담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피해 소상공인 중 15~20곳의 대표들이 참석했으며, SC제일은행 임원도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는 티몬과 위메프로 불거진 미정산 사태뿐만 아니라 이에 따른 영향으로 티몬월드까지 확산된 미정산 사태 이슈가 불거졌다. 티몬월드는 현재 ‘티몬 비즈마켓’으로 상호명을 변경한 상태로, 티몬과 대표이사와 사업자등록번호가 같은 전자상거래 플랫폼이다. 그간 티몬과 위메프에 가려져 티몬월드에 따른 미정산 피해가 크게 알려지지 않은 상태였다.
현장에서 발언한 피해 소상공인들의 주장을 종합하면, 큐텐은 기존 티몬과 위메프 등에서 우량 판매자(소상공인)로 활동하고 있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티몬월드로 옮겨올 것을 적극적으로 장려했다는 설명이다. 티몬월드는 평균 10%에서 많게는 20%까지 프로모션을 제공하면서 이 기업들의 판매고를 높이는데 기여했다. 또한 이 과정에서 SC제일은행이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파트너스론)의 한도를 높여 소상공인들이 보다 많은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했다는 지적이다.
한 소상공인 대표는 “올 3월께 얘기가 나오더니 (SC제일은행이) 어느 순간 티몬월드로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갈아타야 선정산대출(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이 나온다고 하고, 금액도 20억원까지 나왔는데 60억원까지도 가능하다고 했다”라며, “한도를 늘렸기 때문에 적어도 50% 정도는 써야 하고, 만약 쓰지 않으면 한도가 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소상공인 대표는 “원래는 선정산대출을 거의 안썼는데 3월부터 티몬월드가 본격적으로 된다고 (티몬월드 측) MD들이 장려했다”라며, “(선정산대출로) 매출하기 위해서는 돈 쓰라해서 썼는데 5~7월간 티몬월드에서 정산도 못받고 은행 채무는 쌓이고 연체에 신용불량자로 낙인받는 처지가 됐다”라고 한탄했다.
선정산대출이라 불리는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은 판매자가 판매대금을 은행으로부터 대신 받는 형태로 운영된다. 말 그대로 은행이 선정산을 해준다고 볼 수 있다. 나중에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물품대급을 지급하면 이를 대출상환하는 방식이다. 정산금이 문제없이 지급된다면 자금을 좀 더 원활하게 돌릴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으나 이번 티몬월드 사태와 같이 부정적 영향력도 상당하다. 티몬월드가 정산주기를 늘리는 동시에 정산금 3개월분을 지급하지 않으면서 판매자 입장에서는 대출을 갚을 수 없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 즉, 연체가 쌓이면서 신용에도 악영향을 보는 셈이다.
티몬월드가 정산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도 문제지만, 소상공인 대표들은 SC제일은행이 이 과정에서 선정산 대출 가입 유도와 한도 상향까지 진행하면서 피해를 더 키웠다는 주장이다.
소상공인 대표는 “4월부터 선정산대출 한도를 올려줄테니 돈을 쓰라고 했고, 안쓰면 (한도가) 떨어진다고 했다. 그런데 일반 티몬이 아니라 티몬월드였다”라며, “SC제일은행이 한도를 3배로 올려준다고 했다. 제1금융인 제일은행을 믿었다. 그런데 타이밍이 너무 안좋다. 어떻게 의심안할 수 있나”라고 주장했다.
SC제일은행 관계자들은 질의에 대한 답변에 앞서 우선 피해 소상공인들에게 결과적으로 이러한 상황이 발생한데 대해서 안타까운 심정을 나타냈다.
이길호 SC제일은행 이사는 “선정산대출은 서비스 한지 5년 정도 됐다. 처음 상품을 출시했을 때 과거 3개월 매출 기준으로 3배 적용해서 시작했으나 중간에 고객사 한도 사용율 자체가 많이 떨어져서 1.5배로 낮췄다”라며, “매출이 좀 활성화된 우량 고객들은 한도 증액 요청이 더러 있어서 관련 프로그램 론칭을 고민했다. 우량 판매자라고 하면 월 매출액 10억 이상 하는 규모 큰 업체들 중에서도 전자상거래에서 매출 단가가 높은 디지털가전 업종으로 인식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호경 SC제일은행 상무는 “이 상품을 티몬월드로 국한해서 말이 나오는데, 선정산 시스템을 적용할 때는 티몬월드 말고도 제휴된 업체들이 여러군데 있다”라며, “회사를 선택해서 쓸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신장식 의원은 SC제일은행이 티몬월드의 어떤 점을 높이 평가했는지에 대해 묻기도 했다. 티몬월드와 선정산대출 관련 거래하고 있는 은행은 SC제일은행이 유일했기 때문.
이에 대해 이길호 이사는 “쇼핑몰을 선정하는데 있어 대부분의 쇼핑몰을 적자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재무현황보다는 한국에서 진행한 업력과 사업유지 기간, 쇼핑물의 시장 점유율, 정산기간, 소핑몰 은행 채권 양도할 수 있는 조건 등을 보고 선정한다”라며, “쿠팡이나 네이버, G마켓 부문은 1순위 쇼핑몰이지만 접촉해서 늘릴려고 했으나 조건이 맞이 않아서 진행을 못했다”고 설명했다.
신 의원이 결과적으로 SC제일은행의 피해기업인가라는 물음에 이 이사는 “그런 부분보다는 진행하는 상품이 5년 정도 됐다고 말했는데, 쇼핑몰에서 정산을 미루고 하는 이슈가 없었다”라며, “올해 7월 10일께 기사가 쭉 나아고 해서 정산부분에 대해 인지했다”고 답했다.
서왕진 의원도 SC제일은행 측에 티몬월드 이전 권고, 대출금 상향 유도, 티몬월드 평가 및 티몬월드와 협의된 바가 있었는가에 대해 물었으나 제일은행 측은 이전 권고가 없었고, 한도도 자연스럽게 올라간 것이며, 티몬월드나 큐텐 측과 이 문제와 관련해 협의한 상황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SC제일은행 측은 “지난 7월 30일 정부가 티메프 피해액 관련해 대응방안이 나왔고 선정산 지급한 은행에서 판매자 대출 부분을 만기 연장해서 피해업체에게 도움을 줘야 한다고 발표했다”라며, “내부적으로 추가로 어떤 부분 지원할 수 있는지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결정되는대로 따라 판매자들에게 말하겠다”라고 말했다.
신장식 의원은 “정산주기가 긴 티몬월드의 경우 은행에서 선정산 대출 파트너스론 같은 프로그램이 같이 끼지 않으면 지급되기가 어렵고 따라서 티몬월드와 SC제일은행이 함께 만든 그림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지고 계시는 긋 하다”라며, “추가로 확인해야 할 부문이 있다면 금감원이나 또는 은행 측을 통해 확인하는 기회를 갖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금융권 책무구조도, 내부통제 위반 제재수단으로 인식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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