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로얄이냐 아니냐”… 넥슨-아이언메이스, ‘탈출’ 여부 놓고 공방
[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법적 분쟁 중인 넥슨과 아이언메이스가 ‘프로젝트P3’에 ‘다크앤다커’ 핵심 요소인 ‘탈출’ 기능이 포함됐는지 여부를 놓고 팽팽히 맞섰다. 이에 따라 게임 방향성이나 장르적 유사성이 판가름 되는 만큼, 향후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3부(박찬석 부장판사)는 18일 넥슨이 아이언메이스를 상대로 제기한 2건의 영업비밀 및 저작권 침해금지 청구 소송의 2차 변론을 진행했다.
넥슨은 2020년 프로젝트P3 개발 팀장이던 아이언메이스 핵심 관계자 최 모씨가 소스 코드와 각종 데이터를 개인 서버로 유출해 다크앤다커를 만들었다고 주장해왔다. 다크앤다커와 P3는 콘셉트·장르적으로 동일하다는 게 넥슨 주장이다.
반면 아이언메이스는 기존 아이디어를 재가공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자료의 외부 반출도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당시 최씨의 상관이 승인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선 변론에서 재판부는 넥슨 측이 아이언메이스가 반출한 데이터 중 저작물로 보는 대상을 특정해 입증 자료를 추가 제출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이날 변론은 저작물의 귀속 범주를 비롯해 저작권 침해와 관련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어졌다.
아이언메이스 측은 “저작권 침해의 경우 원고가 주장하는 아이디어가 P3에 존재해야 하는 것이 전제”라면서 “다크앤다커엔 탈출 기능이라는 게 있다. 그런데 P3를 확인해봤더니 가처분 사건 당시 원고 주장이나 법원 판단과 달리 탈출 기능이 구현되지 않았다. 탈출 포탑도 ‘순간이동’ 형태로만 구현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탈출 기능은 프로토 단계에서 포기하고 순간이동으로 바꾼 것이다. P3는 ‘배틀로얄’ 형태로 제작하려 한 게임이다. 탈출이라는 아이디어 자체가 P3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넥슨 측은 “게임 개발 과정에서 원시·베타, 감마맵 버전까지 쭉 개발했다. 제출한 2021년 6월30일자 버전에도 감마뱁 버전이 일부 포함됐는데, 피고는 베타맵만 실행해 보고 탈출 기능이 나오지 않는다면서 사안을 호도하고 있다”고 맞섰다.
장외에서도 양측은 탈출 기능 포함 여부를 놓고 대립했다.
아이언메이스 변호인은 취재진에게 “P3 아이디어의 집합을 저작권으로 볼 수 있느냐가 쟁점”이라면서 “컴퓨터 프로그램 저작물과 달리 이외 저작물은 공표가 돼야만 업무상 저작물로 인정 받을 수 있다.
다만 넥슨이 주장하는 아이디어는 공표된 적이 없어 저작권이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장 큰 쟁점인 가처분 건에서도 P3가 익스트랙션 슈터 장르냐, 배틀 로얄 장르이냐가 핵심이었다”며 “넥슨이 지난달 말 제출한 P3 게임을 보면 탈출 기능은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다. 1명이 살아남아야 승자가 되는 배틀로얄의 구조를 띠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넥슨이 법정에서 베타맵 버전만 플레이 해보고 이야기한다고 했지만, 실제로 우리가 플레이한 버전은 그들이 주장하는 감마맵 버전이었다”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넥슨 측 변호인은 “P3는 마일스톤 단계로 개발하면서 기획 문서 내에 탈출을 중점으로 한 개발 방향성이 다 담겨있다. 실제로 탈출을 구현할 것이냐를 논의하는 단계까지 갔던 사건”이라며 “게임 개발에 참여했으면서 제출한 6월30일자 버전에 감마맵이 없다는 걸 모를 리 없다. 감마맵 버전에는 실제로 탈출 기능이 일부 구현돼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디폴트 값이 베타맵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감마맵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명령어를 넣어야 된다. 피고들도 다 알고 있을 텐데 해보지 않았던 것인지, 아니면 해보고도 모르는 척 한 것인지 의문”이라며 “실행 당시 탈출이 없다는 것에 착안해 무리한 주장을 하면서 재판부를 호도하는 주장을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획안 뿐만 아니라 최씨가 발표한 동영상이나 자료 등에도 실제로 탈출에 대한 언급이 존재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넥슨 변호인은 다음 변론에서도 탈출 기능 포함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출시가 됐던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개발 단계에서 여러 부분들이 바뀔 수 있지만 주된 방향은 다 정해져 있었다. 원고에선 이번에 탈출 부분을 허점으로 잡은 것 같은데, 그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걸 다음 9월 변론 때 제대로 보여드리겠다”고 자신했다.
한편 재판부는 유사성에 대한 양측 자료 등을 확인한 뒤, 오는 9월10일 오후 2시 최종 변론을 열기로 했다. 법조계는 10월이나 11월 중 최종 판결이 나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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