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통·장] 구리 가격에 미소지은 '대원전선', 美 수주로 날개달까
네트워크 통·장은 국내외 통신장비 업체의 근황 및 비전에 대해 알아보는 코너입니다. 플러스와 마이너스를 오가는 통장 잔고처럼 네트워크업계 통신장비(통·장) 업체들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봅니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국내 전선업체인 '대원전선'이 북미 전력 인프라 공급 계약을 눈 앞에 두며 수출 확대 가능성을 높였다. 데이터센터 확대, 인공지능(AI) 반도체 생산 증가, 구리 가격 상승 등 대외적 영향도 수익성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내수 집중 구조, 美 전력청 수주로 개선될까
1996년 설립된 대원전선은 전력 및 통신케이블 등 각종 전선류를 제조·판매하는 기업이다. 주요 품목으로는 전력배송전에 사용되는 나선과 전력전선, 전원의 배선용에 사용되는 절연전선, 시내외 통신용으로 사용되는 통신전선 등이 있다.
▲나선 ▲절연전선 ▲전력전선 ▲통신전선 ▲합성수지외 등 대원전선의 다섯 가지 주요 사업부문 중 매출은 절연전선과 전력전선이 각각 53%와 40%에 달할 만큼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전력전선은 초고압 케이블(HVDC) 외 송전망과 관련된 케이블이며, 절연전선의 경우 건물이나 주택에 필수적으로 쓰이는 전력케이블을 대표 제품으로 들 수 있다.
LS전선이나 대한전선 등 전선업계 1·2위를 다투는 기업들과 달리 HVDC 사업을 영위하지 않는 대원전선은 매출 구조상 내수가 수출의 10배에 달한다. 실제로 지난해 대원전선 매출 5154억원 중 4762억원이 내수에서 나왔다.
주요 고객사도 한국전력, KT, 현대·기아차 등 국내 기업에 집중돼 있다. 현대·기아차와는 모빌리티 내부 전선을 공급하는 한편 한국전력에 전력 케이블을 공급하는 형태다. 전선업계에 따르면, 대원전선의 전체 매출액 중 약 15%가 한국전력·KT향인 것으로 전해진다.
수출은 미국, 홍콩, 동남아시아 시장에 납품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대원전선의 수출 매출은 지난해 연간 기준 391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20% 이상 감소했다.
이는 대원전선의 납품 형태와 연관성이 깊다. 대원전선은 한국 기업들이 해외에 공장을 건설할 때 동반하는 형태로 납품을 진행하는데 주요 수출국은 홍콩, 미국, 동남아시아 등을 들 수 있다. 이 중 홍콩이 전체의 60%의 비중을 차지하며 미국의 경우 5% 미만의 점유율을 기록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전력 수요에 대응하는 대원전선의 전략은 수출 비중을 대폭 확대할 기회로 평가받는다. 현재 대원전선은 미국 내 다양한 전력청에 샘플을 제공했고, 이를 바탕으로 테스트를 진행중이다. 전선업계에서는 LA 전력청을 가장 가능성 있게 보고 있으며, 이르면 내년 하반기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대원전선 측은 사업보고서를 통해 "전선시장은 한국전력, KT의 안정적인 수요로 신장세를 유지해 왔으나 최근 중소 전선업체 증가 및 국내생산량 증가로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며 "내수의 수요 증가세 둔화로 수출 부문 구성 비중이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리 가격 상승 호재 이어져…영업익 9배↑
구리 가격 상승세도 대원전선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 세계 동(정제 구리) 공급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에서 생산량 감축을 선언한 데 이어 페루·파나마 등에서 대규모 광산이 폐쇄된 이후 구리 가격은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갔다. 런던금속거래소(LME) 기준 지난 4월 들어 톤(t)당 9000달러(약 1240만원)를 넘어섰던 구리 가격은 한달 만에 1만달러(약 1379만원)를 돌파한 바 있다.
이런 구리값의 변화는 전선업체에게 직접적으로 작용한다. 전선업체들은 수주 계약 시 구리값 변동에 따라 판매 가격을 연동하는 '에스컬레이터' 조항을 적용하고 있다. 가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 때문에 구리값이 상승하면 수익성이 확대되는 셈이다.
대원전선도 에스컬레이터 조항의 수혜를 받은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해 대원전선의 영업이익은 131억원으로 전년(13억4608만원) 대비 9.75배 증가한 바 있다. 올 1분기 영업이익도 지난해 1분기의 2배에 달하는 30억2704만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동 가격을 안정적으로 운영함에 따라 원가율이 하락하며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대원전선 측은 설명했다.
권덕민 신영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변압기 사이클과 더불어 전선 섹터도 호황기에 들어선 것으로 분석된다"며 "LS전선, 대한전선 등의 기업이 미국에서 수주를 받고 풀 케파에 도달한다고 가정하면 대원전선까지 수혜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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