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잘법으로 통(通)하는 '잔디언즈' 이야기 [스토리팩-토스랩②]
사람의 뇌는 단순한 정보보다 '이야기'를 더 좋아하고 오래 기억한다고 합니다. 디지털데일리 테크콘텐츠랩의 '스토리팩'은 혁신기업들의 주요 기술·인재·조직 키워드를 책 읽는 듯한 재미와 인사이트로 전달하는 기업별 연재 기획물입니다. <편집자주>
"소통해요~♡" (흔한 SNS 인사), "우리는 소통을 중시하는 조직으로서…" (따분한 소개말)
요즘은 소통(疏通)이란 말이 꽤 가볍게, 곳곳에서 소비되는 듯합니다. 소통의 본뜻은 단순히 '대화하다'를 넘어 '서로 막힘없이 통한다'는 의미인데요. 가까운 지인이면 모를까, 각양각색의 사람이 모이는 곳에서 이 같은 의미의 진짜 소통을 실현하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임을 우리 모두 알고 있습니다. 소통을 운운하는 말에 앞에선 고개를 끄덕여도 뒤에선 쉽게 냉소 짓고 마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가능하다면 사람이 모이는 곳 어디서든 실현되어도 좋은 일임이 분명합니다. 실제로 말뿐이 아니라 일상적인 소통문화를 갖춘 회사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업무 만족도도 높고, 이직률도 낮은 편인데요. 대신 그들 조직엔 한가지 공통점이 발견됩니다. 바로 소통의 도구와 규칙이 명확하며, 그에 대한 깊은 공감과 존중을 갖고 있다는 점이죠. 메신저 협업툴 '잔디' 개발사 토스랩의 '잔디언(JANDIAN)'들처럼 말입니다.
4인4색 실무 잔디언
이번 인터뷰엔 4명의 토스랩 실무진이 참여했습니다. 각각 MGMT 서포트팀의 회계 및 재무 담당 김소연님, 모바일팀 iOS 개발 담당 민병성님, 사이트 신뢰성 엔지니어링(SRE)팀 엔지니어 이명규님, 고객경험(CX)팀의 김다현님인데요. 이들이 토스랩과 함께하고 있는 배경에서부터 소통과 동료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소연: "자금과 회계 업무 담당인 저는 평소 기업 운영에 대한 전문성을 기르려고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는 편인데요. 저 말고도 토스랩에는 전문성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멤버들이 정말 많고, 그만큼 각 분야 베테랑들과 일할 기회가 많았어요. 그러면서도 멤버 간 나이나 근속연수 관계없이 서로 존중하는 태도가 기본이에요. 저는 5년차여도 아직 막내나 다름없는데요. 그럼에도 항상 존중받는 기분이 드니까 저도 자연히 다른 멤버들을 존중하게 되더라고요."
명규: "토스랩에 합류한지 2년정도 되어 가는 SRE 팀의 헤드 겸, 경력 20년차의 엔지니어 이명규입니다. 저는 한창 스타트업에서의 성장 가능성, 그들이 일하는 방식 등에 관심이 커졌던 무렵 토스랩 채용 공고를 접했어요. 당시에 공고 내용부터 블로그에 실린 콘텐츠들도 꽤 흥미롭게 읽혔는데요. 이후 면접과 지원 과정에서 소통했던 HR 멤버에게도 깊은 감명을 받아 최종 합류를 결정했죠."
다현: "서비스 최전선에서 고객의 소리(VOC)를 듣고, 고객 경험 향상에 몰두 중인 CX팀 매니저 김다현입니다. 토스랩에 합류한지 1년 1개월 된 새싹이에요. 전직장에서 처음 협업툴을 접해 보고 이 분야에 매력을 느꼈어요. 그러던 중 면접을 봤는데 토스랩이 소통과 VoC(고객의 소리) 개선에 진심이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또 주기적인 전직원 사내 소통 행사들과 직무능력 향상을 돕는 여러 미팅에서 인사이트를 얻을 기회도 많았고요. 그것을 구성원들끼리 공유하는 분위기도 만족스러워요."
병성: "안녕하세요. 모바일 팀에서 iOS 앱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민병성입니다. 2018년 입사 후 토스랩과 계속 인연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많은 IT 개발회사가 그렇겠지만 동료 간 의견이나 스타일이 달라 난감할 때가 많죠. 반면 여기는 다름을 인정하고 조화를 이루기 위한 대화에 노력하는 스타일의 조직이었어요. 비유하자면 영화 인터스텔라의 명대사 '우린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처럼 항상 함께 답을 찾아가는 동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잔디언들의 셀프 헌법 '잔잘법'
이들은 상이한 업무분야, 다양한 경력 차이에도 토스랩 사람들이 화합하는 공통분모는 바로 '잔잘법(잔디가 잘 자라는 방법)'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보통의 회사는 사측이 규율을 만들고 직원은 따르는 것이 기본일 텐데요. 토스랩은 그들의 헌법 격인 잔잘법을 실제 구성원들이 직접 논의해 만들었다고 합니다.
또한 각 항을 살펴보면 8개의 항목 중 7개가 소통과 협업에 바탕을 둔 규칙이란 점을 금방 알 수 있는데요. 단순히 '협업툴 회사니까'라고 치부하기엔 애초에 이 방면에 진심인 사람들이 모여서 그렇다고 볼 수 있겠더군요.
소연: "멤버들 모두 잔잘법이 핵심가치라고 생각해요. 토스랩 멤버들은 다들 자율적이면서 책임감 있게 성과를 만드는 타입인데요. 그런 이들이 워크샵에서 모두 함께 머리를 맞대고 만든 규칙이라 그런지 더 소중하게 지키려고 노력하는 느낌을 받곤 해요."
다현: "개인적으로 '공유는 과해도 된다'를 가장 좋아해요. 서로가 공유에 진심일 때 나의 실패조차 팀의 시행착오를 줄이는 자양분이 됨을 확인했거든요. 같은 팀뿐만이 아니에요. 제가 참여한 잔디 그룹 채팅 중에는 3개의 팀이 원팀처럼 의견과 도움을 주고받는 '한줌단'도 있는데요. 업무적 도움이라면 다들 오히려 본인 일처럼 더 찾아서 도움을 주는 경우가 많아서 든든하다는 생각이 들죠."
명규: "입사 전부터도 '공유'가 자주 눈에 띄었고 강조하는 걸 봤어요. 사실 많은 기업이 이를 강조해도 정작 업무가 바쁘면 지키기 쉽지 않잖아요? 토스랩은 매달 정기 타운홀 미팅, 잔디의 토픽 기능을 이용한 공유 문화가 이미 일상적인 편이었죠. 이것도 잔잘법이 잘 뿌리내린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병성: "잔디에서 6년차인 저에게 이제 잔잘법은 생활이 되어 버렸어요. 모든 멤버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공유를 생활화하면서 한 팀으로 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잔잘법은 언제나 작동 중이지만 특히 어려운 문제를 풀거나 위기를 극복할 때 빛나는 우리만의 문화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주말에 같이 산 타는 동료가 '찐'이죠
이처럼 토스랩의 인재들은 잔잘법에 대한 공통의 존중을 바탕으로 공유와 대화가 익숙한 이들입니다. 그리고 이는 업무 외적인 신뢰 형성으로도 쉽게 뻗어나갈 수 있는 가지가 된 것처럼 보였는데요. 여담으로 '회사'와 '등산'을 엮으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대개 '꼰대 부장님', '주말 헌납'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가 떠오를 것 같습니다. 솔직히 매일 가족보다 많은 시간을 보내는 동료들인데 주말에도 함께하는 건 현실적으로 상상하기 힘든 일이긴 하죠.
그런데 토스랩에선 그 일이 현실로 일어납니다. 가령 멤버들은 자사 잔디 토픽으로 만들어진 산악회(도봉산, 북한산, 설악산 등)를 통해 종종 주말 산행을 함께한다고 합니다. 물론 자발적이며 산을 좋아해서라고 해도 굳이(?) 산행의 파트너로 회사 동료들을 택하는 건 꽤 신기하게 보이는 일이죠. 확실히 평소 회사 생활에서 그만한 편안함과 친함이 따를 수 있는 환경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잔디언의 바람? "회사의 성장이 먼저"
동료 간 '진짜 소통'이 이뤄지고, 그에 기반한 협업과 교제가 자연스러운 회사에서 일하는 건 토스랩 직원들에게도 하나의 프라이드로 느껴졌습니다. 특히 소통의 반대말인 불통(不通)이 오해와 다툼을 낳고, 이를 피하고자 개인주의가 팽배하게 된 요즘 사회를 생각하면 가치가 더욱 대비되는 부분일 텐데요.
나아가 이런 만족은 직원들이 회사의 성장에도 더 큰 기대를 갖게 만드는 요인이 됐습니다. 사실 동료와 업무환경이 정돈되고, 각자가 서로의 퍼포먼스를 극대화해 줄 수 있는 문화에서 남은 건 회사의 성장뿐일 테니까요. 실제로 인터뷰이들에게 '향후 회사에 가장 기대를 거는 것', '김대현 대표에게 바라는 것' 등을 물었을 때 대부분 성장을 핵심 키워드로 꼽은 점도 흥미로운 대목이었습니다. 대개는 당장 이익이 따르는 복지나 처우 향상을 꼽을 만한데 말이죠.
소연: "지금까지는 주로 대만 멤버들이 본사인 한국에 방문해서 교류했어요. 하지만 앞으로는 국내 본사 멤버들도 대만 지사를 방문해 노하우를 나누어주고, 함께 협력 방법을 찾는 기회가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명규: "20년차 엔지니어로 근무하는 동안 서비스 성장 중 마주하는 여러 케이스를 수도 없이 다뤘고, 그 가운데 어느덧 함께 성장한 저를 발견하곤 했어요. 더불어 함께 일하는 동료들부터 자극받고 배우는 경우도 많았죠. 지금까지 잔디가 성장해온 것 처럼, 저 또한 앞으로 더 많은 성장을 함께했으면 합니다."
다현: "요즘은 첫 월간 흑자를 달성한 잔디처럼 좋은 수식어가 붙은 회사에 다니고 있는 점이 너무 뿌듯하더라고요. 또 이후에도 좋은 수식어가 더 붙는다면 저 또한 회사 성장에 기여한 멤버가 된 것 같아 자부심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그와 함께 복지나 처우도 좋아질 거라 기대해요. 이를 위해 앞으로도 저와 회사의 성장을 목표로 한 여러 노력들을 지속해보려 합니다."
일심동체 잔디언즈…사장님도 뿌듯
실무진에 이어 김대현 토스랩 대표의 이야기도 들어봤습니다. 대표로서 원하는 인재상에 대해선 앞서 직원들도 동료 만족 요인으로 말한 ▲책임감 ▲소통능력 ▲성장에 대한 열정을 제시했는데요. 토스랩이 아니라도 이 모두가 스타트업들이 추구하는 '자율과 책임' 문화를 실현하는 핵심 요소라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대현: "한 번은 창립기념일 행사를 준비하며 사내 아이디어 공모전을 진행했어요. 원하는 동료와 조를 이뤄 아이디어를 내면 전직원 투표로 결정하는 방식이었죠. 그런데 당시 4개조나 자발적으로 참여했는데요. 기대 이상이었죠. 이후에도 선정된 조가 직접 전사적 행사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는데요. 소소한 사례지만, 우리가 작은 일에서도 긍정적인 열정을 가진 사람들과 일하고 있다는 사실에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커리어 하이(High), 여기서 어때요?
이 같은 분위기를 유지하려면 기존 멤버들의 근속을 유도하고, 핏(Fit)이 맞는 능력자들도 계속 확보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스타트업에게 이 문제는 늘 고민스러운 부분입니다. 스타트업과 똑같이 인재를 원하는 대기업들보다 많은 급여나 복지를 약속하긴 어려우니까요. 결국 회사 비전에 대한 공감대 형성, 최대한 좋은 처우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보일 필요가 있습니다. 토스랩도 바로 이 점들에 집중하는 듯 보였습니다.
대현: "유능한 인재를 모시려면 경영진이 리크루팅 초기부터 회사의 비전을 나누는 일에 장벽을 거두고, 많은 시간을 할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재를 모실 때는 스톡옵션 외에도 항상 후보자의 커리어 하이 처우를 제안하려 하고요. 장기근속자들은 별도의 특별근속 휴가, 5주년 이상일 경우 추가로 별도의 상패와 유의미한 수준의 상여품을 수여하며 감사의 의미를 되새기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끝으로 김 대표는 창립 10주년을 맞아 멤버들에게 감사함을 전했습니다.
대현: "모두가 감사하지만, 특히 긴 시간 함께해준 동료들이 특히 더 감사하고요. 근래에 토스랩의 비전을 믿고 입사해준 인재들에게도 감사합니다. 이들 모두와 앞으로의 여정을 함께하며 즐겁고 보람되는 일들을 같이 만들고자 합니다. 동시에 우리 스스로가 협업을 가장 잘하는 회사가 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인데요. 멤버들도 모두 업무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핵심인재 및 장기근속자 대상 리텐션 프로그램 발전 ▲회사 성장에 따른 직무별 채용 확대 ▲신규 입사자 온보딩 프로그램 강화 또한 약속드립니다."
이어 토스랩이 애정하는 고객사들, 토스랩을 지원하는 투자사들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대현: "10주년이 된 지금 여전히 원년의 비전인 'ASIA No1. Enterprise SaaS Provider'가 변치 않고 지켜지고 있다는 점이 큰 의미가 있습니다. 모두 지금 잔디를 잘 사용해 주시는 고객사들 덕분입니다. 이제 사업적인 측면에선 탄탄하게 닦아온 기반을 토대로 시장확대 기회를 만들어 내고, AI 기술 개발을 통해서도 더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해 나가려 합니다. 소통과 파일 관리 중심의 협업툴을 넘어 비지니스 전반의 효율을 높이는 플랫폼으로 발전해 나가는 잔디를 계속 응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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