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콜] 김범석 의장 “국내 C커머스 추격전에도 쿠팡 계속 성장할 것”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지난해 쿠팡이 13년 간의 ‘계획된 적자’를 깨고 사상 연간 첫 흑자를 기록한 가운데, 올 1분기 성적표는 이에 비하면 다소 아쉬운 수준으로 나타났다. 연승 행진일줄 알았던 영업이익이 반토막 나며 사실상 ‘어닝 쇼크’를 기록하게 된 것.
이러한 가운데 김범석 쿠팡 창업자(쿠팡Inc 의장)는 올 1분기 실적에 대해, “로켓프레시와 풀필먼트 및 로지스틱스와 같은 새로운 서비스가 탄력을 받은 시기”라고 평가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8일(한국 시각) 2024년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 시작 전, 올해 다섯 가지 시사점을 밝혔다. 첫째로는 쿠팡이 가장 중요한 고객 경험과 운영의 우수성에 집중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성과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둘째로는 한국에서는 여전히 한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했고 대만에서는 더 적은 점유율을 기록했다”며, “셋째로는 쿠팡 FLC 시스템을 통한 로켓프레시, 풀필먼트 및 로지스틱스와 같은 새로운 서비스가 탄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서비스를 통해 고객에게는 로켓의 선택권을 기하급수적으로 확대하고, 공급업체, 특히 중소기업이나 중소기업에게는 로켓 인프라와 네트워크에 대한 액세스를 제공함으로써 중요한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김 의장은 “넷째로는 개발 중인 제품이 상당한 진전을 이루는 등 마일스톤을 달성하고 있고, 많은 경우 계획보다 앞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여기에, 고객이 표준 경험으로 기대할 수 있는 기준을 계속해서 높이기 위해 인프라와 파격적인 혜택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으며, 선택·가격·서비스 전반에 걸쳐 고객에게 새로운 감동의 순간을 선사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올 1분기 매출에 대해 전년 동기 대비(불변 통화 기준) 28% 증가했고, 1월 말부터 연결되기 시작한 파페치를 제외하면 23%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2분기부터 적용된 FLC 회계 변경을 조정했다면 1분기 매출 성장률은 10% 포인트 이상 더 높았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 의장은 “이러한 견고한 성장은 주로 모든 기존 고객 집단의 지출 증가에 힘입은 바가 크다”며 “가장 오래된 고객도 마찬가지인데, 상품 커머스 활동 고객도 전년 대비 16%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규 고객은 당연히 지출이 적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지출 수준은 기존 고객과 동일한 궤적을 따라가고 있다”며 “신규 활성 고객이 지난 분기 매출 성장의 주요 동인은 아니었지만, 신규 활성 고객의 증가는 앞으로 비즈니스 성장에 더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또한, 지난 분기에는 신선식품의 성장세도 두드러져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70% 증가했다. 김 의장은 소비자들이 업계에서 ▲가장 다양한 종류의 신선식품 ▲저렴한 가격 ▲높은 품질 ▲11달러에 불과한 무료 배송 한도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고 평가했다.
올 1분기, FLC 역시 전년 대비 판매량이 130% 증가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80% 이상이 중소기업인 FLC 판매자는 FLC로 전환한 후 90일 이내에 매출이 평균 2배 이상 증가했으며, 제품 개발에 있어서도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쿠팡 배달 서비스 ‘쿠팡이츠’에서는 무료 배달 프로그램을 출시한 3월 한 달 동안 고객 채택이 가속화되고 있고, 그 결과 쿠팡이츠는 전년 대비 고객 및 주문 수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김 의장은 설명했다.
이러한 가운데 쿠팡은 이번 분기부터 온라인 명품 플랫폼 ‘파페치’를 연결 편입했다. 김 의장은 “파페치에서의 여정은 이제 막 시작됐으며, 연말까지 실행률 기준으로 조정 에비타를 플러스에 가깝게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파페치의 손실은 당기순이익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다만 당기순이익 악화는 파페치보다는 알리익스프레스·테무 초저가 파상 공세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알리와 테무의 월간 사용자 수는 1700만명으로, 쿠팡의 절반 규모까지 치달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직구는 93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9% 증가하며 1분기 기준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투자 업계에선 패션과 가전 등 여러 분야에서 저렴한 중국산 상품을 쏟아낸 중국 업체와의 경쟁으로 쿠팡의 수익성이 악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의장 역시 “한국에서는 성장 중에 있으나, 5600억달러 규모의 고도로 세분화된 커머스 시장에서 쿠팡 점유율은 여전히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중국의 신규 이커머스 업체들은 진입 장벽이 낮고 소비자들이 다른 어떤 산업보다 빠르게 쇼핑 옵션을 전환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켜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마지막으로 “쿠팡은 매번 최고의 선택, 가격,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매번 고객의 선택을 받아야 하며, 매일 더 나은 가치 제안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향후 몇 년 동안 자본적지출(CapEx)에 수십억 달러를 지속적으로 투자해 주문 처리 및 물류 인프라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올 1분기 쿠팡은 7분기 만에 당기순손실 318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됐다고 이날 공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하로 급감했으나, 매출은 처음으로 9조원을 넘기는 기록을 세웠다.
쿠팡Inc가 이날(한국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올해 1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1분기 매출은 전년(7조3990억원·58억53만달러)와 비교해 28% 늘어난 9조4505억원(71억1400만달러·분기 평균환율 1328.45원)을 기록했다.
쿠팡의 영업이익은 531억원(4000만달러)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1362억원(1억677만달러) 대비 61% 감소한 수준이다. 쿠팡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이처럼 감소한 것은 2022년 3분기 첫 분기 영업흑자 전환 이후 처음이다. 당기순이익은 적자로 전환되면서, 당기순손실 318억원(2400만달러)을 기록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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